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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군경, '여객기 격추' 항의 시위대에 실탄 발포...폭력 진압 우려 증폭

기사입력 : 2020년01월13일 17:12

최종수정 : 2020년01월13일 17:12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이란 군경이 12일(현지시간) 혁명수비대의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발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이란 경찰과 보안군이 수도 테헤란 아자디 광장 인근에서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실탄과 최루탄을 발사한 것으로 보이는 영상들이 온라인에 게재됐다.

땅바닥에 핏자국을 남긴 한 여성이 어디론가 실려가는 가운데 주변 사람들이 이 여성이 다리에 실탄을 맞았다고 소리치는 영상도 올라왔다고 AP는 전했다.

또 최루탄이 떨어지자 시위대가 혼비백산하는 영상도 게재됐다. 폭동 진압용 장비를 착용한 경찰이 거리에서 곤봉으로 시위 참가자들을 때리는 영상도 있었다.

시위가 평화적으로 마무리됐다는 국영 언론들의 보도와 달리 온라인에서는 군경의 폭력성을 고발하는 영상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는 것이다.

이날 테헤란에서는 혁명수비대의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틀째 벌어졌다. 특히 테헤란의 샤히드 베헤슈티공대에는 학생 수백명이 모여 여객기 격추 피해자들을 애도하고 정부에 항의하는 시위를 펼쳤다. 여객기 격추 항의 집회는 타브리즈, 시라즈, 케르만샤 등 다른 지역에서도 열렸다.

앞서 지난 11일 이란 혁명수비대가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실수로 격추했다고 시인하자 당일에만 테헤란, 시라즈, 이스파한 등에서 대학생 수천명이 모여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이란은 지난 8일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추락해 탑승자 176명이 숨진 뒤 '이란 격추설'이 나오자 이를 부인했다가 뒤늦게 격추 사실을 인정했다.

이란 정부의 폭력적인 시위 진압 방식을 둘러싸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정부가 유가 인상으로 비롯된 반정부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약 2주만에 약 15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는 진압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몇명이 사망했는지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정부에 "시위대를 죽이지 말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미국 동부시간) 트위터에서 "이란 지도부에 알린다"며 "이란 (반정부) 시위대를 죽이지 말라"고 했다. 그는 이어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미국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이란 유가인상 항의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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