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희·황성순·박대찬 교수 연구성과
장내 염증제어 핵수용체 역할 밝혀
[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백성희(서울대)·황성순(연세대)·박대찬(아주대) 교수 연구팀이 염증성 장질환 생쥐 모델 연구에서 핵수용체에 의해 장내 염증을 제어하는 새로운 기전을 밝혀냈다고 17일 밝혔다.
이로써 궤양성 대장염 및 크론병 등 염증성 장질환의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실마리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핵수용체(Nuclear Receptor)는 세포 내에서 스테로이드 호르몬 등과 결합한 뒤, DNA에 직접 결합해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단백질을 말한다.
연구결과(논문명 “RORa is crucial for attenuated inflammatory response to maintain intestinal homeostasis”)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지난 1일 게재됐다.
장 내에서의 RORa 생리적 기전 규명 : 장내 염증반응을 유도하였을 때, RORa는 염증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NFκB의 전사조절 기전을 억제함으로써 장내 염증반응을 제어하고, 그 결과 장내 세포/조직의 상처부위 회복을 조절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2019.10.17. [그림=한국연구재단] |
염증성 장질환은 대장 등에 생긴 비정상적인 만성 염증이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는 질환으로 심한 경우에는 장이 막히거나 천공이 생길 수 있다.
염증성 장질환의 원인은 유전적, 면역학적 이상 등으로 추정할 뿐 정확한 원인과 완치 방법이 밝혀지지 않았다. 궤양성 대장염은 그 동안 30~40대에서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20대 환자도 크게 늘었다.
따라서 염증성 장질환의 치료를 위한 새로운 접근 방법이 요구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특히, 고아 핵수용체 중 RORa(알오알 알파)는 암 발생 및 지방간을 억제하는 역할로 많이 알려져 왔으나 염증반응 제어기전에서의 기능은 정확히 규명되지 않고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장 특이적 RORa 결핍 생쥐모델을 제작, 장내 염증반응과 RORa의 생리적 기전을 새롭게 규명하고자 했다.
RORa는 리간드가 알려져 있지 않은 고아 핵수용체의 일종으로, 소뇌의 발달 과정과 생체 리듬을 조절하거나 암 발생 및 지방간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장내 염증을 유도하기 위해 정상 생쥐와 장 특이적 RORa 유전자 결핍 생쥐에 덱스트란 화합물을 먹여본 결과, 결핍 생쥐가 정상 생쥐에 비해 장내 염증이 더 심하게 유도되는 결과를 확인했다.
더욱이 장내 염증반응을 지속적으로 유도했을 때, 장 특이적 RORa 유전자 결핍 생쥐의 생존율이 정상 생쥐에 비해 심하게 감소하는 것을 밝혀냈다.
또한 연구팀은 장에서 RORa가 염증반응을 조절하는 기전을 연구하기 위해 생쥐의 장내 상피조직을 적출해 RNA를 분석했다. 그 결과 RORa가 ‘염증반응 촉진 유전자(NFkB)’를 억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성과를 냈다. 즉, 장내 염증반응이 일어나면 RORa가 NFkB의 과도한 활성을 막아 염증반응을 억제하고 상처가 난 세포 및 조직을 회복시켜 장내 항상성을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RORa가 NFkB의 활성화를 억제해 장에서의 염증반응을 막고 상처 부위의 회복을 촉진, 염증성 장질환의 새로운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kimy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