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미성년자 성범죄 혐의로 수감 중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미국 '파이낸셜 트러스트 컴퍼니'의 설립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부검 결과 목에서 다발성 골절 흔적이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부검 결과에 대해 잘 아는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며, 엡스타인의 죽음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고 전했다.
엡스타인의 부검 결과 설골(舌骨)을 비롯해 그의 목에서 다발성 골절이 확인됐다. 설골은 후골(남성의 목 정면 중앙에 튀어나온 부분) 근처에 위치한 뼈를 일컫는다. 법의학 전문가들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설골의 골절은 목을 매달아 자살한 사람들에게서 발견되기도 하지만, 교살 당한 희생자들에게서 더 흔하게 나타난다.
미국검시관협회의 회장인 조너선 L. 아덴도 설골 골절이 여러 상황에서 발생하지만 목을 매 자살한 사람보다 목을 졸려 타살당한 사람에게서 더 흔하게 발견된다고 주장했다. 아덴 회장은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설골 골절의 흔적이 있을 때는 더 광범위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욕시의 바버라 샘슨 수석 검시관은 지난 11일 엡스타인의 부검을 끝냈지만, 그의 사망 원인을 미정(pending)으로 남겨둔 상태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샘슨 검시관 사무실이 엡스타인의 사망 경위를 밝혀내기 위해 추가 정보를 파악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샘슨 검시관 측이 엡스타인이 죽기 전 누군가 그의 감방에 접근했는지 살펴보기 위해 교도소 복도 영상을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엡스타인의 체내에 이상 물질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독극물 검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그의 감방과 가까운 곳에 있던 제소자들, 교도원들과의 인터뷰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헤지펀드 매너지 출신인 엡스타인은 2002년부터 2005년까지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매매한 혐의 등으로 체포된 뒤, 뉴욕 맨해튼 소재 메트로폴리탄 교도소에 수감됐다. 이후 엡스타인은 지난 10일 교도소에서 목을 매 숨진 채로 발견됐다.
엡스타인은 지난달 보석 신청이 기각되자 지해를 시도해, 집중 감시 대상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그가 자살했을 당시 교도당국이 그를 제대로 감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WP는 전문가들도 미 전역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 중 한 명인 그가 교도소에서 면밀히 감시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경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엡스타인이 과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등 유명 정재계 인사들과 쌓은 친분이 재조명되면서 그의 사망을 둘러싼 음모론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의 죽임이 클린턴 전 대통령과 연관됐다는 음모론을 제기한 트위터의 글을 리트윗하면서 논란을 증폭시켰다.
지난달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뉴욕남부지검 연방검사가 제프리 엡스타인을 기소했다고 밝히면서 그의 사진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다. 2019.07.08.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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