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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중동특수'에 밤낮없이 달려간 5대그룹 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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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필두로 중동 '탈석유' 프로젝트, 한국에 기회
빈 살만 왕세자 미팅 등 통해 중동 사업기회 확대 총력

[서울=뉴스핌] 백진엽 기자 = 6월 26일 저녁 8시를 앞둔 시간,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 총수 5명이 서울 한남동 승지원에 도착했다. 승지원은 삼성그룹의 영빈관 역할을 하는 장소. 도착한 총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이다.

[서울= 뉴스핌] 문재인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부총리가 26일 오전 청와대에서 환영나온 어린이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청와대페이스북] 2019.6.26 photo@newspim.com

한시간쯤 지나자 검은색 정장의 경호원들과 경찰이 주변을 정리했다. 직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삼엄한 경비 속에서 승지원으로 들어갔다.

이들은 승지원에서 짧은 시간동안 미팅을 가졌다. 앞서 청와대에서 오찬도 함께했지만 자리의 성격상 많은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이에 빈 살만 왕세자의 부탁으로 승지원에서 기업 총수들과의 티타임이 다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일정으로 청와대 오찬에 참석하지 못한 신동빈 회장은 귀국하자마자 승지원 미팅을 위해 달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티타임은 약 15분 가량 진행됐다. 티타임 이후 이재용 부회장과 빈 살만 왕세자는 독대의 시간도 가졌다.

재계에서는 티타임, 그리고 이 부회장과의 독대는 주로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하는 사우디의 '네옴 프로젝트'에 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왕세자가 이에 대해 설명하고 협력을 부탁하는 거다. 네옴 프로젝트는 사우디가 석유의존경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시티 사업으로 약 5000억달러(600조원) 규모의 초대형 사업이다. 사우디는 첨단 기술과 투자 허브로 변신하려는 국가적인 프로젝트 '비전 2030'(7000억달러 규모)을 진행하고 있다. 이 중 네옴 프로젝트가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빈 살만 왕세자가 G20 회의에 참석하는 길에 한국에 들른 것도 '비전 2030'을 위해 한국 정부 및 기업의 협력을 부탁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첨단 기술과 투자 허브로 바꾸려는 사우디에게 ICT와 플랜트 부문의 경쟁력을 지닌 한국은 요긴한 파트너 상대로 판단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경제 입장에서도 빈 살만 왕세자는 반가운 손님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등으로 수출에 타격을 입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에 활력을 줄 수 있는 고객인 셈이다. 실제로 단 하루 한국에서 머문 빈 살만 왕세자는 총 83억달러(약 9조6000억원)에 이르는 경협 보따리를 풀고 G20 정상회의를 위해 일본으로 떠났다.

재계에서는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 그리고 기업 총수들과의 만남에 따른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당장 83억달러라는 경협도 그렇지만, 이후 비전 2030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에 성사된 경협은 대부분 석유화학 분야에 국한돼 있다. 이에 스마트시티 구축 등이 본격화된다면 경쟁력을 지닌 삼성, LG, SK 등 국내 기업들의 사우디에서의 사업 수주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게다가 사우디는 중동의 강국이자 중동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국가라는 점도 잠재 기대를 높인다. 사우디에 이어 다른 중동 국가들도 '탈 석유'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결국 한국 기업들이 사우디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면 다른 국가로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다. '제2의 중동 붐'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중동의 많은 나라들이 한국의 ICT에 대해 관심이 높다"며 "빈 살만 왕세자의 방문을 계기로 사우디와 한국의 경협이 지속적으로 진행될 경우, 중동 다른 국가로 ICT나 플랜트 수출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 봤다. 

jinebit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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