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이란 외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살" 경고에 반발하고 나섰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연례 뮌헨안보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2019.02.17. [사진=로이터 뉴스핌] |
CNN이 26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매체에 미국이 "그럴 입장이 아니다"라는 반응을 내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 트위터에 "미국은 현재까지 세계에서 군사력이 가장 강한 나라로 지난 2년 동안만 군비로 1조5000억달러를 들였다"면서 "미국의 어떤 것에 대한 이란의 어떠한 공격도 엄청나고, 압도적인 힘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어떤 지역에서는 압도는 말살을 의미할 것이다. 더 이상 존 케리와 오바마 정부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은 2015년 이란 핵협정(JCPOA) 체결에 주된 역할을 맡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5월, 이 협정에서 탈퇴했다.
이후 미국은 이란산 원유 금수 조치 등 경제 제재를 가하면서 이란과 갈등은 고조됐다. 지난 13일,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 피격 사건이 일어났고 미국은 사건 배후에 이란 혁명수비대가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지난 20일에는 미국의 무인정찰기(드론)를 격추한 사건도 터지면서 이란과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자리프 외무장관은 미국의 행동이 "대립을 일삼고" "도발적"이지만 이란은 전쟁을 추구하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18세기에 살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유엔 헌장이 있다. 그리고 전쟁 위협은 불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행정부가 "이란 정부를 약화시키려 한다"면서 유조선 피격 사건의 배후 지목은 "잘못된 정보와 해석"이라고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등 고위 관리를 겨냥한 금융 제재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자리프 외무장관은 제재가 "이란 국가 전체에 대한 미국의 추가적 모욕"이라고 비난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와 인터뷰에서 이란에 군사적 행동을 취해야 할 때는 "지상군을 파견하는 것이 아닐 것"이라며 "무언가 일어나야 한다면 매우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해 미사일 등의 사격 공격이 될 것이라는 바를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그가 이란의 드론 격추에 대한 보복으로 공습을 승인했지만 이를 갑작스럽게 취소했다는 뉴욕타임스(NYT)의 보도(20일)가 있고 약 일주일 뒤에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이란의 레이더와 미사일 배터리 등 소수 목표물에 대한 공격을 승인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산 로하니 대통령 등 지도부와 전제 조건 없이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이지만 이란은 제재 완화 없는 대화는 없을 것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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