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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돼지열병 파동 5월 위기설 고조, 기온 상승 여름철 극복이 관건

기사입력 : 2019년05월10일 17:02

최종수정 : 2019년05월10일 17:13

러시아 등 유럽 지역 5월 이후 아프리카돼지열병 기승
돼지 열병 문제 해결 안 되면 하반기 중국 물가에 악영향

[타이베이=뉴스핌] 강소영 기자=본격적인 여름철을 앞두고 중국의 아프리카돼지열병 사태가 또다시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적극적인 방역 조치로 4월 들어 전염 확산 사태가 다소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기온이 상승하는 5월 이후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다시 기승을 부릴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중국 전역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퍼졌지만 중국 방역당국은 추가적인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 중국 전역 도살장의 자체검사와 검역을 더욱 강화하는 등 총력을 다하고 있다. 양돈 농가와 도축장의 자체검사 후 수의사 확인을 통한 이중 검사로 방역의 강도를 높이고, 살처분과 폐기 돼지고기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 양돈 업계의 피해도 최소화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그러나 시장의 전망은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다. 유럽의 사례로 볼 때, 아프리카돼지열병은 기온이 본격적으로 상승하는 5~8월 사이 더욱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름철 기온이 올라가면서 기생충·쥐·파리 등이 전염병 바이러스 확산을 부추길 수 있다. 러시아의 경우 5~8월 사이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이 급증했다. 라트비아, 폴란드 등도 5월 이후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이 빨라져 7월에 절정에 달했었다. 

[사진=바이두]

중국 내부의 검역 시스템의 한계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의 엄격한 관리에도 일부 소규모 양돈 농가의 불법적인 아프리카 돼지열병 돼지 유통까지 막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고 지적하며, 이번 아프리카 돼지열병 사태에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도 가중되고 있다. 9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4월 CPI도 전월 대비 0.2%포인트 증가한 2.5%로 집계됐다. 전체 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에는 부합했지만, 식품물가 상승률은 6.1%를 기록했다. 3월의 4.1%보다 1%포인트나 증가한 것이다. 이 역시 돼지열병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3월에는 돼지열병 파동으로 중국 CPI 상승률이 3개월 만에 다시 2%에 재진입했다. 

문제는 돼지고기 가격 상승이 하반기에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상당수 전문가들이 하반기 돼지고기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70% 이상 상승 역대 최고치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반기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양돈 규모가 줄었고, 하반기부터 돼지고기 출하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국 양돈농가의 살아있는 돼지, 어미 돼지 사육량 감소폭은 이미 최근 10년래 최대치에 달했다.

중국의 양돈산업 전문 분석가인 샤천펑(夏晨峰)은 올해 7월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이 2016년의 최고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정부도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농업농촌부는 양돈 규모 감소와 돼지고기 공급량이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 한해 중국의 돼지고기 생산량은 전년 대비 적게는 15% 많게는 3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3월 말 냉동 돼지고기를 대량 출하하면서 돼지고기 가격 상승 방어에 나섰지만, 5월에 진입하면서 냉동 돼지고기 재고도 거의 소진돼가고 있다. 양돈 농가의 돼지 출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하반기 돼지고기 가격 상승세가 더욱 가속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시장의 우려를 키우는 것은 돼지고기 파동 여파가 장기화 조짐이다. 농업농촌부는 2020년까지 중국의 살아있는 돼지 공급이 부족현상이 이어지고, 돼지고기 가격의 고공행진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허난성(河南省) 저우커우(周口)의 양돈 농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중국 아프리카 돼지열병 파동 10개월의 기록, 국민경제 민생에 악영향 

지난해 8월 중국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사태의 여파가 중국 경제와 민생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중국 북부 랴오닝성(遼寧省)에서 시작된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방역과 검역의 단단한 ‘봉쇄’를 연이어 뚫고 발생 9개월도 안 돼 중국 최남단 하이난성(海南省)을 제외한 전역을 덮쳤다. 급기야 4월 22일 최남단 방어선으로 여겨졌던 하이난성 돼지 농장에서도 감염이 발견되면서 홍콩을 제외한 중국 전역 31개 성과 시 자치구가 아프리카 돼지열병에 '함락'당하고 말았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현재까지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악성 가축 전염병으로 돼지의 치사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8월 랴오닝성에서 처음 발견됐을 당시 중국 방역당국이 주변 지역을 봉쇄하고 방역에 최선을 다했지만, 속수무책으로 전염 지역이 확산된 것에서도 볼 수 있듯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변 국가에서도 중국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유입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방역과 검역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주로 아프리카와 유럽에서 발병했던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중국에서 발생한 것은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돼지고기 수입국을 미국에서 러시아로 변경한 후 러시아로부터 감염된 돼지고기가 중국에 전파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방역당국이 '100일 행동'을 전개하며 전국의 돼지 도축장을 중심으로 엄격한 자체검사와 검역을 실시하고 있지만, 이번 돼지열병 파동으로 인한 각종 부작용을 막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이미 100만 두가 넘는 돼지가 살처분됐지만, 올해 연말까지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병사하거나 살처분 되는 돼지가 1억 3000만 마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는 중국 돼지 농장에서 사육하는 돼지 수의 1/3에 해당하는 규모다.

돼지 파동이 중국 경제에 미치는 가장 직접적인 영향은 물가와 국민들의 먹거리 안전이다.

돼지고기는 중국인에게는 매우 중요한 식재료다. 중국인의 한 해 돼지고기 소비량은 5500t에 달한다. 중국인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소·닭·돼지 등 4대 육류 가운데 돼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65%로 절대적이다.

아프리카 돼지열병 사태로 돼지고기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돼지고기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돼지고기 가격 상승과 함께 대체 식품으로 여겨지는 양고기 소고기도 수요 상승으로 가격이 오를 수 있다. 돼지고기 파동이 중국 식품 물가 상승으로 직결되는 양상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여파는 식품산업에 국한되지 않는다. 양돈 농가에서 돼지 사육이 줄어들면서 사료의 주원료인 옥수수 등을 재배하는 농가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

국민들의 식품안전 불안감도 극에 달했다. 이미 중국 시중에는 돼지 열병에 감염된 돼지로 만든 육가공품이 유통된 것이 밝혀져 중국 사회가 큰 충격에 빠지기도 했다.

중국 베이징의 한 슈퍼마켓 정육점 코너에 돼지고기가 진열돼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중국 양돈 농가 사육 돼지 전 세계의 절반, 한국 등 주변국 식탁 물가도 비상 

물가 상승과 농가 경영 위기, 민생 불안 확대는 중국 정부의 정책 결정과 집행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중국발’ 돼지 파동이 전 세계 식품 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돼지 파동의 파급력이 얼마나 위협적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돼지고기 가격이 계속 가파르게 상승하면 중국 통화정책에 대한 당국의 고심이 커질 수 있다. 현재 중국 정부는 내수 경기활성화와 미중 무역전으로 인한 충격 완화를 위해 완화편향의 통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의 극단적인 우려처럼 돼지고기 가격 상승의 연쇄효과로 물가상승률이 3%를 돌파하면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 긴축통화의 필요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발 돼지파동은 외국 식탁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9일 발표한 최신 '식량 전망'에 따르면, 중국의 양돈 농가에서 기르는 돼지 수가 전 세계 양돈 규모의 절반에 달한다. 보고서는 중국의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이 전 세계 육류 시장과 동물 사료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돼지고기 수급 문제로 유럽연합 캐나다·브라질과 미국의 돼지고기 중국 수출 규모도 늘어날 전망이다. 돼지고기 육가공품의 중국 수출량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들 돼지고기 수출국 현지의 돼지고기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벌써부터 삼겹살 가격 상승에 대한 걱정이 이어지고 있다.

 

 

js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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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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