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칠곡 아동 학대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어린 의뢰인’이 29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어린 의뢰인’은 오직 출세만을 바라던 변호사가 7세 친동생을 죽였다고 고백한 10세 소녀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2013년 경북 칠곡군에서 발생한 실화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한 작품이다. 영화 ‘선생 김봉두’(2003), ‘이장과 군수’(2007), ‘나는 왕이로소이다’(2012) 장규성 감독의 신작이다.
[사진=롯데엔터테인트] |
장 감독은 이날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소재가 소재다 보니 전작들과 달리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었다”며 “우리 영화에서는 아역이 굉장히 중요했다. 연출할 때도 아이에게 초점을 맞췄다. 진심을 몰라주는 아이가 홀로 괴로워하는 장면에 비중을 많이 두고 그 마음을 알리는 부분에 힘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5년부터 작년까지 준비하고 촬영했다. (칠곡 아동 학대 사건은) 가족과는 당시 사건 변호사를 통해 접촉해서 몇 번의 만남을 가졌다. 처음에는 부담스러워하셨는데 시나리오를 보여드리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허락하셨다. 나중에는 알려져서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극중 진실을 밝히려는 변호사 정엽 역은 이동휘가 맡았다. 그는 “시나리오 읽으면서 미안함이 컸다. 사느라 바빠서 주목하지 않았던 부분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며 “촬영하면서도 아이들을 외면하지 않고 그 말에 귀 기울이는 좋은 어른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엽을 통해 보여준 연기 변신에 대해 “앞으로도 변신하고 싶다. 좋은 배우가 되려면 머물러 있으면 안된다. 그렇기 때문에 계속 새롭게 탐구하고 도전하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사건의 모든 진실을 알고 있는 수상한 엄마 지숙은 유선이 열연했다. 유선은 “저 역시 엄마로서 부모의 사랑으로 크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 그래서 이 영화를 통해 부모의 책임감, 어른의 책임감을 상기시켜주길 바랐다. 다만 제가 정의로운 인물이면 좋겠지만, 상반되는 캐릭터라 너무 고통스러웠다”고 털어놨다.
극중 아동학대 장면을 놓고는 “전날부터 마음이 무거웠다. 아역 배우이기 전에 아이들이라 신경이 쓰였다. 또 ‘컷’과 동시에 제 자아로 돌아오면서 힘겨웠다. 그럴 때면 처음 참여한 목적만 생각했다. 아이들에게도 같이 힘내보자고 했다. 많은 아이가 보호받을 수 있다면 우리가 촬영하는 가치가 있을 거라 함께 다짐했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에 장 감독은 “아이들이 연기할 때 혼동이 오지 않을까 걱정했다. 실제와 연기를 혼동하면 2차 가해가 되니까 시작부터 심리치료사를 모시고 수시로 체크했다. 중간중간 촬영할 때는 배우, 스태프들이 계속 이건 가짜라는 말을 수도 없이 했다”고 회상했다.
끝으로 장 감독은 “이 영화로 관객들에게 주고 싶은 메시지는 없다. 다만 부모라면, 어른이라면 이런 일이 있었을 때 조금만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선은 “우리 영화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영화,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어린 의뢰인’은 오는 5월 2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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