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세게무역기구(WTO)가 올해 세계 교역 성장세가 3년간 가장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국의 무역 분쟁과 이에 따른 관세 부과가 세계 교역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WTO는 2일(현지시간) 내놓은 연간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교역이 지난해 3.0%보다 낮은 2.6%의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내년 성장률은 이보다 개선된 3.0%로 예상됐다.
이 같은 전망은 기존 예측보다 크게 후퇴한 결과다. 지난해 9월 WTO는 세계 교역 성장률이 지난해 3.9%, 올해 3.7%에 달할 것으로 봤다. 지난 2017년 세계 교역량은 4.6% 증가했다.
이로써 WTO는 2년 연속으로 세계 교역 성장치를 하향 조정했다. WTO의 무역 전망은 세계은행(WB)이나 국제통화기금(IMF)의 것과 유사하다.
호베르투 아제베두 WTO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무역 갈등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그 누구도 이 같은 전망에 놀라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가 갈등을 해소하고 오늘날 실질적인 도전에 직면한 세계 교역에 대한 긍정적인 길을 그리는 데 집중하는 것은 점점 더 긴급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WTO의 보수적인 교역 증가율 전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벌이고 있는 무역 전쟁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양국의 무역 분쟁은 대규모 관세 부과로 이어졌으며 양국은 현재 이달 말 타결을 목표로 무역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에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무역 분쟁 쟁점을 논의했으며 오는 3~4일에는 류허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방미해 협상을 이어간다.
WTO는 지난해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9%를 기록했지만 올해와 내년 각각 2.6%씩으로 둔화할 것으로 내다밨다.
로버트 쿠퍼먼 WTO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하반기 자동차 관세 부과를 감행하면 더 안 좋은 시나리오도 예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WTO는 또 최악의 경우 세계 무역 전쟁이 2022년 세계 GDP의 약 2.0%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으며 세계 교역량도 기본 전망보다 17% 후퇴할 수 있다고 봤다. WTO가 보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관세와 관련한 세계 각국의 협력이 완전히 무너지고 모든 나라가 일방적인 관세를 부과한다.
쿠퍼먼 이코노미스트는 “미중 무역은 세계 교역의 약 3%를 차지하고 자동차 교역은 세계적으로 8%를 차지한다”면서 “미중 무역 갈등보다 자동차 관세 영향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WTO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세계 교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자세히 밝히지 않았지만 쿠퍼먼 이코노미스트는 최악의 경우 세계 교역을 WTO의 교역 증가율 예상치 1.3~4.0%의 하단까지 무역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올해 상업 서비스 교역은 8% 늘어난 5조800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며 재화 교역은 개발도상국에서 3.4%, 선진국에서 2.1% 각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mj722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