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11월 “연내 가능”, “협의 중”으로 선회
JSA 남북공동근무수칙, 북측과 합의 못해
北 ‘남‧북‧유엔사 협의체서 유엔사 빠져라’ 요구
국방부 “자세히 말 못해…바쁘게 움직이고 있어”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자유왕래 등 9.19 남북군사합의서의 후속조치 이행이 지연되고 있는 것과 관련, 국방부는 19일 “북한과 지속적으로 긴밀히 협의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JSA 비무장화 후속조치 등 남북이 쌍방 간 지키기로 한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 leehs@newspim.com |
남북은 지난해 9월 ‘남북군사합의서’를 통해 △육‧해‧공 모든 공간에서의 서로에 대한 적대행위 중지 △JSA 비무장화 △비무장지대(DMZ)에서의 시범적 남북 공동 유해발굴 △서해 해상에서 평화수역 및 시범적 공동어로구역 설정 △남북군사공동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 △한강(임진강) 하구 공동이용 등에 대해 합의했다.
이후 남북은 빠르게 합의사항 이행에 돌입했다. 지난해 11월 1일 육‧해‧공 모든 공간에서의 서로에 대한 적대행위를 중지한 것을 비롯해 남‧북‧유엔사 3자 협의체를 통해 JSA 비무장화 및 자유왕래, 남북군사공동위 구성 및 가동 등에 대해 협의했다.
또 남북은 오는 4월 1일부터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고지에서 남북 공동유해발굴을 진행하기로 했으며, 지난달에는 한강 하구에서 민간 선박이 자유롭게 항행하는 것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로서 공동이용수역 일대 해도(海圖)를 북측에 전달했다.
[판문점=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이 '9·19 군사합의서' 정신에 따라 비무장화 조치가 이루어져 남북 경비병력이 철수된 채 있다. |
그러나 지난해 이후 9.19 군사합의의 합의사항 가운데 일부에 대해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JSA 비무장화 및 자유왕래가 대표적이다.
국방부는 지난해 11월 29일 최 대변인의 발언을 통해 “연내 JSA 자유왕래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12월 들어 “연내 개방을 협의 중”이라고 입장을 다소 누그러뜨렸다. 연내 개방되도록 하겠다는 입장에서 연내 개방을 협의 중인 것으로 바꾼 것이다.
지난달 9일 정경두 국방부장관 역시 같은 입장을 반복했다. 국회 남북경제협력특별위원회에 출석해 “현재 논의를 계속하고 있으며 최종적으로 남북 공동근무 등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면 언제든 (JSA 자유왕래가) 조기에 가능하다”고 밝혔다.
JSA 자유왕래 추진이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남북 간 공동근무수칙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해서 그렇다’, ‘북측이 남‧북‧유엔사 3자 협의체에서 유엔사가 빠질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등 다양한 추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국방부는 일관되게 “협의 중인 사항”, “확인되지 않은 부분”이라는 등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남북 군사당국과 유엔군사령부 간 ‘3자 협의체’ 회의가 열렸다. [사진=국방부] |
이날 국방부의 공식 입장을 보면 현재도 JSA 자유왕래 등에 대해 남북 간에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 취재진은 “지난해 합의했던 9.19 남북군사합의서의 후속 조치들이 지난해 12월까지는 꽤 이뤄졌는데 올해 들어와서는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며 “JSA 비무장화 후속 조치, 군사공동위 설치, 유해 발굴 실무 준비 등이 진행돼야 하는 상황인데 그렇지 않은 것 같아 어떻게 되고 있는 상황인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이에 최 대변인은 “(남북군사합의가 나온 지) 오늘로 이제 5개월째가 되고 있는데 지난해까지는 굉장히 급속도로 9.19 군사합의에서 진행된 여러 가지 사안들을 진행해왔다”며 “그 뿐 아니라 서로 간에 지키기로 한 약속을 충실히 이행해 왔다는 점에 대해선 평가를 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이어 “JSA라든가 군사공동위원회에 관한 부분 역시 올해 들어서도 지속적으로 협의를 해나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간에 진행되는 상황에 대해서 일일이 말씀드리지 못하는 점에 대해서는 조금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고, 굉장히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대변인은 그러면서 “(한강 하구 공동 이용을 위한) 해도도 지난달 25일 정확히 전달이 됐고 남북 쌍방이 구성하기로 한 공동유해발굴단도 진행 중으로 2월 말까지 통보하기로 한 부분에 대해 시간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또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시한을 정하지 않고 있지만, 서로 간 굉장히 긴밀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