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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물어지는 남녀 경계…공연계에 피어나는 '젠더 프리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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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중심 뮤지컬 시장에서 성별 구분 없앤 캐스팅 늘어나
미투와 여성인권 등 달라진 사회적 분위기에 점차 확산중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여배우에게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아요. 캐릭터의 다양성도 많지 않아서 변화하고 싶어도 기회가 많지 않고 용기내기 쉽지 않죠. 그래도 스펙트럼을 넓혀보고 싶어요. 앞으로 해보고 싶은 건 남자 역할에 도전하는 거에요. 사실 어렸을 때부터 '헤드윅'이 너무 해보고 싶었죠."(차지연)

남성 배역에 욕심을 내던 차지연은 '알앤디웍스 첫번째 콘서트'나 '제2회 한국뮤지컬어워즈' 등에서 '헤드윅' '더데빌'의 남성 배역의 넘버를 부르며 솔직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미 뮤지컬 시장에서 자리를 잡았고 예능 프로그램 출연 등으로 이름을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는 도전을 펼치고 있는 차지연의 행보는 여성 배우들에게 한계가 있는 뮤지컬 시장의 단면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배우 차지연과 정성화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뮤지컬 ‘광화문 연가’ 제작발표회에서 하이라이트 시연을 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뮤지컬 시장의 주 소비층은 90% 이상 여성이다. 그래서인지 작품의 크기와 상관 없이 남성 배역이 중심이 돼 극을 이끌어 나가거나, 남성 배역들로만 이루어진 공연이 많다. 여성 배역은 대부분 보조적인 역할이다. 대형 뮤지컬은 특히 더하다. 그러나 최근 성별 구분을 없앤 '젠더 프리 캐스팅(Gender Free Casting, 성 중립 캐스팅)'이라는 반가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시작은 2015년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였다. 극 중 유대왕인 '헤롯' 역을 배우 김영주가 맡으며 전 세계 최초로 여성 배우가 연기하게 된 것이다. 김영주는 "헤롯왕 역에 여자를 캐스팅한다는 것 자체가 기발하고 놀라웠다"며 당시의 충격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후 2016년 뮤지컬 '트레이스유'에서 '우빈' 역에 안유진, 지난해 11월 뮤지컬 '광화문연가'의 '월하' 역에 배우 정성화, 차지연이 더블 캐스팅되는 등 조금씩 젠더 프리 캐스팅이 시행됐다.

뮤지컬 '록키호러쇼'에서 콜롬비아 역을 맡은 송유택(왼), 전예지 [사진=알앤디웍스]

최근에는 더 많은 작품에서 젠더 프리 캐스팅을 만나볼 수 있다. 지난 3월 창극 '적벽'에서는 과거 남성 배우가 맡았던 책사 주유 역을 여성 배우가 연기했고,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의 스파르타 왕비 '헬레네' 역을 남성 배우 김준수가 연기했다.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에서는 5명의 배우들이 성별 구분 없이 60여 개의 캐릭터를 소화하고, 뮤지컬 '록키호러쇼'에는 '콜롬비아' 역에 한국 프러덕션 최초로 남성 배우 송유택이 캐스팅됐다.

'젠더 프리 캐스팅'은 단순히 캐릭터의 성별만 없애는 것이 아니라 더 다양한 접근과 폭넓은 이해를 주기 위함이다. '록키호러쇼' 제작사 알앤디웍스 측은 송유택의 캐스팅 이유로 "성별의 개념보다는 오직 캐릭터의 개성을 중요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연극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서 '토모코/다나카' 역에 남녀 더블캐스트 중 한 명이었던 류경환은 "남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진심으로 다가가는 작업이 더 어려웠다"고 말하기도 했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열린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프레스콜에서 출연진이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이윤청 기자 deepblue@

이러한 시도는 최근 달라진 사회 분위기의 영향도 크다. 연극계에서 시작된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은 물론, 성평등과 여성 인권 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지이선 작가는 "사실 무모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역할을 성별 상관 없이 연기하면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조금이라도 수평으로 올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즉, 젠더 프리 캐스팅은 그동안 알아채지 못했던 해묵은 관습이나 선입견 등을 낯설게 인식하고 다양한 울림을 주는 역할도 한다.

'젠더 프리 캐스팅'은 배우 입장에서는 남성 중심 시장에서 여성의 참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관객의 입장에서는 남녀의 차이에 따라 극의 재미를 다르게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win-win)이다. 다만, 젠더 프리 캐스팅이 그저 역할 바꾸기에서 멈추지 않고,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재고가 필수다.  

hsj12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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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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