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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A칼럼] 보수진영에 전략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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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준혁 정치부장 = 6.13지방선거가 끝나고 정계 개편의 신호탄이 올랐다. 자유한국당은 물론이고 바른미래당까지 보수진영은 완패했다.

   이준혁 정치부장

한국당 의원들은 국회서 무릎을 끓고 “잘못했습니다”를 반복했다. 그런데 묻고 싶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선거에 져서 잘못했다는 것인가, 유권자 지지율이 떨어져서 잘못했다는 것인가. 선거에 졌기 때문에 보수진영에 위기가 찾아온 것처럼 채색될까 우려스럽다. 선거 패배로 인한 보수진영 ‘위기론’은 선후가 뒤바뀌었다. 

엄밀히 말해, 선거에 져서 보수가 몰락한 것이 아니라 보수진영의 전략이 실패했기 때문에 선거에 진 것이다.

보수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에 대한 평가가 이뤄진 지난해 ‘촛불 민심’ 때 이미 몰락했다. 보수정권 10여년에 대한 처참한 말로가 두 전직 대통령의 구속이다. 보수진영에 대한 민심이 흉흉함을 넘어 눈에 핏발이 서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도 선거에서 이기기를 기대했다니 무지하다.

선거 져서 보수 몰락한 것 아냐...전략이 없기 때문에 국민 마음 못 움직인 것

광역단체장 선거 중 1~2석 또는 TK(대구·경북), PK(부산·경남)만 지키면 된다는 말을 당 대표가 공개적으로 할 정도까지 왔는데도, 보수진영에선 왜 이 지경이 됐는지를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정치권을 떠난 한 유력 정치인은 최근 기자와 만나 “보수진영에 전략가가 없다. 과거 민주당이 선거에 참패했을 때 왜 김종인, 이해찬을 중용했는지 살펴야 한다. 선거에 진 것이 세상 다 놓친 것 같겠지만, 다시 전략을 짜야 할 타이밍을 놓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보수의 가장 중요한 가치와 본질을 지켜내고, 민심을 파고 드는 연설을 하거나 한국사회의 근간을 지켜내는 보수 정책의 미래를 제시하는 정치인을 전면에 세워야 한다. 선봉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에는 지금 대안적 리더가 없을 뿐만 아니라 전략가도 없다는 얘기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권한대행(가운데 두 손을 바닥에 짚은 인물)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를 마치고 국민들에게 사죄의 의미로 무릎을 꿇고 있다. 2018.06.15 kilroy023@newspim.com

문재인의 강인한 추진력, 엄청난 융통성을 왜 벤치마킹 안하나

흔히 6.13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문재인의 승리'라고들 한다. 왜 문재인의 승리일까.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의 성사가 민심, 예컨대 표심에 어떤 영향을 끼쳤길래, 지방선거 역사상 유례 없는 집권여당의 대승을 이끌어낸 것일까.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두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열었다. 두 정상이 판문점 북측 통일강에서 회담을 마친 후 헤어지며 포옹을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한 정치평론가는 “한국당은 두 전직 대통령의 구속 이후 이명박-박근혜와는 더 이상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식으로 포장하기 바빴다. 근본을 지워야 했기 때문에, 계속 '이중적 딜레마'에 빠져있었고, 정치적 공황기를 벗어나기 위해 외부로 시선을 돌려 문 대통령과 현 정권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그 틈을 홍준표 전 대표가 비집고 들어가 ‘정권 헐뜯기’에 바빴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당을 비롯한 보수진영이 다른 어떤 대안도 제시한 것이 없다"고 혹평했다.

반대로 문 대통령은 앞으로 나아갔다. 한국사회의 가장 큰 스트레스는 누가 뭐라해도 남북관계다.

옆집에서 계속 정신 없이 돌을 던져대는 한반도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겪지 않는 국민은 없다.

문 대통령은 두 차례에 걸친 연평해전이나 천안함 침몰 등 북한의 포악한 행태에도 불구, 전 정권처럼 문을 닫아걸고 쌍방 비난에 힘을 쏟지 않았다.

“테러집단인 김정은 정권에 왜 손을 내미느냐”는 엄청난 포화 속에서도 문 대통령은 국지적 충돌이나 대립이 아닌 한반도 리스크의 가장 핵심적인 이슈에 집중했다. 상식적으로 이명박-박근혜 정권 이후 곧바로 북한과의 '대화 무드'를 조성한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깝다는 것이 대북 전문가들의 평가다. 그만큼 스케일이 크고, 정치 스펙트럼을 넓게 가져갔다는 방증이다.

좁은 국내 정치에 갇혀 '이전투구식 공방'에 매몰된 것이 아니라 남북, 더 나아가 한반도를 둘러싼 새로운 정치 지형을 만들어낸 것이다. 처음부터 '물고 늘어지기' 바빴던, 말그대로 비판을 위한 비판의 정치와는 근본적으로 앞을 바라보는 시야가 달랐던 셈이다.

정치권에선 “시대적 화두를 선점하는 자가 그 시대의 선봉이 된다”는 말이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과거의 낡고 오래된 악습을 테이블 위에 모두 올려놓을 만한 배포와 기질을 가졌었다. 지금에 와선 공과가 확연히 갈리는 이명박 전 대통령도 대통령이 되기 전 넘쳐나는 ‘비즈니스 커리어’로 경제 강국의 꿈을 심어 그 시대의 리더가 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어떤가. 집권 당시 무능력한 대통령이었다는 비판에도 불구,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 수 있다'는 턱 밑까지 차오른 시대적 화두를 이끌어내면서 당대 '여성 참여' 트랜드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을 찍었다.

미국의 경우 오바마 전 대통령은 흑인과 백인, 예컨대 흑백 갈등의 종식을 가져올만한 '미래형 화두'의 아이콘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말할 것도 없다. 세계 각국과의 FTA(자유무역협정)를 비롯해 캐나다‧멕시코 북미자유무역지대 재협상을 거론할만큼 미국의 국익을 최우선으로 가져올 '미국 중심적 리더의 표상' 아니던가.

격동의 시기에 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사생결단'에 나선 것도 의미심장하다. 무려 65년이나 된 정전협정을 미‧중‧일‧러 등 주변 4강을 설득해가며 '우공이산(愚公移山, 산을 옮기기 위해 우직하게 한 삽씩 퍼나르다)'의 방법으로 헤쳐나가는 모습이 역력하지 않은가.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그 구슬땀을 모를 수 있겠는가. 

그런데 시대적 화두를 제대로 짚을 줄 아는 리더가 지금 한국의 보수진영에선 보이지 않는다. 보수진영에선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1년 전에 비해 180도 달라진 한반도 정치지형에 대응하고, 살얼음판 같은 외교전쟁에서 민족과 국익을 위해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견제할 것은 견제하는 합리적 보수의 리더를 키우고나 있는지 캐묻지 않을 수 없다. 

가장 보수 다운 전략부터 다시 짜야 한다

홍 전 대표가 두 전직 대통령과의 관계를 끊고 정체성의 재정립 없이 계속해서 정권을 물고 늘어질 동안 문 대통령은 한국사회 최대 화두를 선점했다.

현재 한국사회에서 분단 상황을 종식하겠다는 화두보다 휘발성이 더 큰 정치 이슈가 있을까.

결과적으로 문 대통령은 새로운 미래를 열어 제친 리더이고, 홍 전 대표는 잃어버린 정치권력의 향수에 빠져 우왕좌왕하는 보수진영을 질책하기 바빴던 '구조조정 담당자'였다.

그러나 구조조정 책임자였던 홍 전 대표도 보수의 청사진은 내놓지 못했다.

그 결과는 명확하다. 국민들은 과거에 갇힌 프레임보다 새로운 미래를 열겠다는 리더의 손을 들어줬다.

적어도 인물론이나 선거공약이 판세를 가르는 선거가 아니었던 만큼, 확실히 이번 선거는 문 대통령이 선점한 '한반도 평화공존' 이슈가 지배했다.

옛말에 서리를 밟으면 곧 얼음이 얼 때가 됐다는 것을 안다고 했다. 어떤 일의 징후를 보고 큰 일을 미리 예방할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이 상태라면 2020년 5월 30일 국회의원 총선거에서도 보수진영에 희망은 없다. 의회 권력도 집권여당에 통째로 기울어질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유권자들은 더 이상 '묻지마 지지'나 기계적인 균형을 맞추기 위해 표를 주지 않을 것이다.

가장 보수 다운 정책을 새로 짜야 한다. 남북관계 개선의 큰 프레임은 놓쳤으니 다른 정책적 이슈를 비집고 들어가야 한다. 이제야말로 과거 10년 보수정권의 부귀영화를 완전히 잊고, 미래지향적 보수 정책을 만드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머지 않아 보수진영 금뱃지들이 모여 ‘헤쳐모여’식 신당 창당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보수의 사명을 정권 탈환에 맞춰서는 안된다. 이미 기세를 놓쳤고, 박원순 이재명 임종석 등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군은 너무나 강력하다. 현재로선 치열한 경쟁 구도로 가기 어렵다. 이 험난한 시기에 보수 다운 보수, 보수가 선점할 수 있는 정책과 정견을 공 들여 만들어내야 한다. 그럴 때 인물이 나온다.

자유한국당 소속 초선의원들이 지난 15일 국회 정론관에서 '중진의원 2선 후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김선엽 기자>

'중진=책임론, 초선=새 틀 짜는 설계자' 프레임도 구시대적 발상   

야권 내에서 커지는 '중진의원 카드'를 무조건 버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낡은 프레임이다.

실제로 선거 이후 한국당에선 중진의원들을 향해 "2선으로 물러나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그렇다면 물어보자. 홍 전 대표의 전횡을 비판하기 바빴던 중진들에게 과연 1선‧2선이 있었던가. 홍 전 대표가 물러나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된 마당에 선거 패배의 희생양을 찾겠다는 '바람몰이'는 소아적 정치놀음일 뿐이다.

한국당 중진의원 몇 사람이 "2선으로 물러나겠습니다"라고 발표한들 국민들이 "참 잘했습니다"라고 박수 칠 것 같은가. 보수진영은 이제 집 안에서 서로를 물어뜯는 당파적 프레임, 이른바 '권력 쟁투'의 거울 앞에서 벗어나 집 밖으로 나와야 한다. 더 이상 서로 비난하고 싸워야 할 권력이라는 것이 있는지 생각해보라. 이제는 여당이 아니다. 선거 책임은 당 대표가 물러나면서 매듭 지어야 한다. 

조선시대 당파 싸움도 아니고, 언제까지 선거 결과를 놓고 '인적 청산'에만 시간을 쏟을 것인가. 스스로 물러날 사람은 퇴로를 열어주면 그 뿐이다. 혀를 깨무는 심정으로, 모든 것을 불태우겠다는 '등신불'이 되겠다는 중진들까지 싸잡아 '폐족'으로 몰아세워서는 안된다.

이른바 '공동책임론'이다. 이제부터는 중진‧초선의원이 아닌 정책‧정견 경쟁자가 되고 보수진영의 새 틀을 짜는 팀워크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기자가 만난 정치 전문가들은 보수가 동서 지역구도나 권력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로 나누는 이념적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차별화된 정책, 아직 다루지 못한 미래 이슈를 선점하라는 주문도 잊지 않았다. 그래야 보수가 산다는 것이다.

지금 보수가 몰락했다는 말은 몰락의 험준한 길을 걷고 있는 보수가 무엇을 해야 할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는 준엄한 시대적 요구일 수도 있다. 

90여년 전 백범 김구 선생은 자서전 '백범일지'에서 우리 민족에 맞는 실용적 정치 시스템에 대한 부단한 연구를 중요시했었다. 이 시기에 한국당에 보내고 싶은 글이다.  

"우리 민족의 비운은 사대 사상의 산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실질적인 국리 민복을 도외시하고, 온갖 이론을 주장하며 사색 당파가 생겨 수백년 동안 다투기만 하다 민족적 원기는 다 소진하고, 발달된 것은 오직 이뢰성(서로를 신뢰하지 못하는 성질) 뿐이니, 망하지 않고 어찌하리오. 우리 민족의 특성과 백성들의 수준에 맞는 주의와 제도를 연구‧실시하려고 머리를 쓰는 자 있는가. 없다면 이 보다 더 슬픈 일이 어디 있으랴." 

jh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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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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