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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마약퇴치 토론회…“엄벌보다 재활, 수요보다 공급자 차단”

기사입력 : 2018년05월14일 16:59

최종수정 : 2018년05월14일 16:59

가정에까지 침투한 마약…인터넷·SNS 통한 거래 급증
마약류사범 재범 반복…치료와 재활에 대한 정책 필요

[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국회 마약퇴치 정책토론회에서 마약 투약자보다 제조·공급범의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4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 서울시마약퇴치운동본부 주관으로 ‘2018 마약퇴치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한국마약정책 사람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서영교 의원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여러 관점에서 접근했다.

천영훈 인천참사랑병원 원장은 ‘마약중독의 예방 및 재활을 위한 뇌 과학적 접근’을, 박진실 변호사는 ‘마약류사범에 대한 법적 처우의 문제점’, 이범진 아주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는 ‘한국마약정책의 패러다임 변화의 필요성’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14일 ‘2018 마약퇴치 정책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는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김유림 기자>

◆ 마약 중독자 늘지만 치료 시스템 부실

이들 전문가의 공통된 의견은 두 가지로 함축됐다. 바로 ‘엄벌보다 치료·재활’, ‘수요보다 공급자 차단’이다.

박진실 변호사는 “원래 마약투약 초범은 불구속 기소가 원칙이지만, 실제로는 여죄수사, 공급자와 투약 공범을 잡아야 하므로 구속 수사를 하고 있다”며 “만취 상태 범죄자들은 술 깬 후 조사하면서 마약투약자는 약에서 깨지 않은 상태, 즉 신체작용이 비정상적임에도 불구하고 조사를 시작해 사실과 다르게 얘기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변호사는 “하지만 수사기관의 인력 한정, 새로운 거래 방법(비트코인 등)이 생겨나기 때문에 엄벌 정책에 의해 마약범죄가 절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며 “강력한 처벌보다 충분한 재활치료, 교육이 진행된 다음에 사회에 내보내는 게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호기심에 손댔다가 구속된 초범 마약투약자가 오히려 ‘마약 전문가’로 출소하는 사례가 수두룩하다. 교정시설에서 마약사범끼리 생활하면서 마약 공급자, 거래 장소 정보는 물론, 수사기관에 걸렸을 때 빠져나가는 노하우 등을 공유하는 것이다.

또 일선에서 마약 사범의 치료를 하고 있는 천영훈 원장은 “마약은 수요가 있기 때문에 생산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면서 “제대로 된 치료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는 무방비 상태에서, 공급이 적극적으로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천 원장은 “의학계는 마약 중독이 뇌 질환이고 치료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약물 중독의 모델은 평생 지속되고, 중간에 완치가 어려운 당뇨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며 “마약중독자는 지역사회에서 치료하고 재활을 얼마나 잘 해내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이범진 교수는 “마약류 사범은 2012년 9200명에서 2016년 1만4000명, 5년 만에 5000명이 증가했다”며 “SNS, 온라인상에서 청소년은 물론, 주부, 대학생까지 연령에 상관없이 우리 가정에 마약이 침투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제조와 공급위주의 차단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며 “마약투약자는 사회적으로 복구할 수 있도록 국민들의 인식 전환과 통합적 관리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갖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지정토론에서는 신종목 대구마약퇴치운동본부 팀장, 김명호 식품의약품안전처 마약정책과 과장, 조성권 한성대학교 교수, 권대익 한국일보 정책사회부헬스뉴스팀 부장, 박귀례 부본부장 서울마약퇴치운동본부 부본부장이 참여해, 참석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왼쪽부터)신종목 대구마약퇴치운동본부 팀장, 김명호 식품의약품안전처 마약정책과 과장, 조성권 한성대학교 교수, 권대익 한국일보 정책사회부헬스뉴스팀 부장, 박귀례 부본부장 서울마약퇴치운동본부 부본부장. <사진=김유림 기자>

◆ 마약청정국 ‘흔들’…공급자 근절이 시급

특히 대학교와 대형병원, 제약사 등 기초과학을 실험하는 연구소의 향정신성의약품 관리에 대한 문제점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동물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연구소는 케타민, 졸레틸, 럼푼 등 향정신성의약품 동물용마취제를 많이 사용한다. 또 뇌 과학, 마약중독에 대한 연구를 하는 곳에서는 ‘코카인’까지 구입하기도 한다.

하지만 마약류를 관리하는 식약처는 정기 점검을 나오기 전 미리 날짜와 시간을 통보한다. 이 때문에 ‘유명무실’한 점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관리 체계의 문제점은 지난해 적발된 유명 사립대 화학 전공 대학원생의 마약 제조 사건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한국 과학계를 이끌 인재가 학교 연구실의 시약과 기계를 이용해 마약 생산자가 된 충격적인 사례다.

이와 관련해 김명호 식약처 마약정책과 과장은 “행정조사법에 의하면 조사를 나오기 전에 미리 알려주게 돼 있지만, 관리 부실의 의혹이 들 경우에는 불시에 점검을 나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18일부터 학술연구자뿐만 아니라 병원, 약국, 도매상, 제약회사 등 모든 마약류를 취급하는 사람들에게 구입과 사용에 대해 전산 보고를 받는 ‘마약류 통합관리 시스템’을 오픈 한다”며 “마약류는 7일 이내, 향정신성은 그 다음 달 10일 이내에 보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이전에는 한꺼번에 사용량을 계산해서 쓰는 게 가능했다면, 향후 ‘마약류 통합관리 시스템’을 통해 타이트하게 관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 대학연구소 박사급 연구원은 “지금은 장부를 만들어 마약류 사용량을 연구원이 알아서 적고 있다”며 “식약처에 사용 용량을 매번 전산 보고하는 시스템으로 바뀐다고 해도 나쁜 마음을 먹으면 얼마든지 사용처를 가짜로 쓰고, 다른 곳에 사용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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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로봇 '개미' 순찰·배달 시작 [서울=뉴스핌] 김양섭 기자 = 자율주행로봇 전문기업 로보티즈(대표 김병수)는 양천구 소재 공원에 자율주행로봇 '개미(GAEMI)'를 도입해 수거·순찰·배달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13일 밝혔다. 지난 7월 실외이동로봇 운행안전인증을 획득한 오픈형 타입의 '개미'는 이번 양천구에서 첫 운행을 시작했다. 넓은 적재 공간과 개방형 구조로 다양한 작업이 용이하게 설계된 오픈형 타입의 '개미'는 공원 내 재활용품 수거 서비스 및 안전순찰을 수행할 계획이다. 서울경제진흥원의 지원 사업 중 첨단기술이 적용된 혁신제품· 서비스를 시정현장에 활용 및 실증해 사업화를 지원하는 '테스트베드 서울'에 선정돼 양천구와 함께 2024년 실증을 진행한다. 또한 2025년부터는 '스마트로봇존'을 통하여 본격 기술사업화를 진행하는 것으로 각각 최종 선정됐다. 이를 통해 양천구 내 '양천', '파리', '오목' 총 3개소의 공원에서 각 8대씩 최종 24대의 '개미'를 운용하게 된다. 공원 곳곳에 배치된 QR코드를 통해 호출하면 해당 위치로 도착 후 재활용품을 수거하는 방식이다. 플라스틱, 종이, 캔 등의 수거함이 구별된 '개미'들은 재활용품 수거 이후 자동으로 충전 스테이션으로 복귀한다. 또한 수거함이 가득 차면 '개미'는 스스로 집하장으로 이동해 재활용품을 비운다. 이외에도 '개미'는 야간 공원 이용객들의 안전을 더욱 강화한다. 일정 시간이 되면 지정된 순찰 경로를 따라 이동하며 주변 환경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화재, 도난 등 긴급 사고 발생 시 즉시 감지하고 관제센터에 실시간으로 전송해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 로보티즈는 '개미'의 자동화된 수거·순찰 로봇 서비스의 도입을 통해 도심공원의 환경 미화 문제와 더불어 고령화된 근로자의 부담을 덜어주고 쾌적한 녹지 환경을 조성하는데 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개미'는 공원 인근 중소상공인과 협의를 거쳐 공원 내부까지 상품을 배달해주는 로봇 배달 서비스까지 수행하며 공원 내 편의성 더욱 높일 예정이다. 추가로 도입될 배달 서비스까지 포함하여 2025년까지 총 24대로 확장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로보티즈의 자율주행로봇 '개미'는 올해 1월 국내 최초 실외이동로봇 운행안전인증 1호를 획득하며 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도심지, 캠퍼스, 공원, 아파트, 병원, 호텔, 캠핑장 등 폭넓은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오랜 기간 실증을 거듭하며 쌓은 방대한 현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능 향상과 최적화를 진행하고 있다. 조만간 본격적인 자율주행로봇 양산 납품과 배송 생태계를 조성할 예정이다.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는 "이번 서비스 도입을 통해 공공분야에서 자율주행로봇 '개미'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하고 나아가 실제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인력 효율화를 기대한다"라며 "앞으로 로보티즈의 현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 많은 분야에서 자율주행로봇 '개미'가 활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로보티즈] ssup825@newspim.com 2024-09-13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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