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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A 칼럼] '득(得)'이 '실(失)' 을 압도할 '개발비=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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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발비는 실패 가능성 있어 자산 보다는 비용 처리가 합리적
- 한국 주식 시장 업그레이드 계기 되기를....

[뉴스핌=이민주 전문기자] 한국 주식 시장의 바이오 대장주로 꼽히는 셀트리온 재무제표를 들여다보자. 지난해 3분기 보고서를 살펴보면 이 회사는 연구개발비의 대부분(76%)을 자산 처리했다.

셀트리온 2017년 3분기 연구개발비 내역. 자료 : 전자공시.

현행 K-IFRS 회계 원칙에 따르면 기업은 연구개발비를 자산 혹은 비용으로 회계처리할 수 있는데, 한국의 제약,바이오 기업은 이처럼 연구개발비를 자산처리하는 것에 익숙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상장 제약, 바이오 기업 152곳 가운데 연구개발비를 자산으로 처리한 기업은 절반을 넘는 83곳(55%)이다. 

이민주 기자.

미국은 반대다.  미국의 바이오 기업의 대다수는 연구개발비를 전액 비용처리한다. 미국 생명공학 1위 기업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지난해 연구개발비 4조 2224억원 전액을 비용처리했다. 그럼에도 이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54.1%를 기록했다(매출액 29조 5218억원, 영업이익 15조 9714억원).

왜 미국 기업은 연구개발비를 비용으로 처리하는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은 연구개발비를 비용 처리할 경우의 '득(得)'이 '실(失)'을 압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연구개발비를 비용처리하는 것은 회계의 본질에 부합한다. 회계에서의 자산이란 '장래에 기업에게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 것'(Future economic benefit)'이다. 예를 들어 토지(Land)나 공장(Plant)이 회계에서 자산으로 분류되는 이유는 토지에 공장을 짓고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내다 팔면 기업에게 이익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연구개발비란 기업이 제품이나 서비스 개발을 위해 쓴 돈인데, 장래에 기업에게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지만 실패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 경우 재무제표에는 보수적인 관점에서 비용 처리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세상의 어느 기업이 제품 개발에 실패하려고 돈(개발비)을 지출하겠는가? 개발비의 자산처리에 관대해진다면 이 세상의 모든 개발비는 자산으로 처리될 수 있다.  이것이 미국 기업의 회계 담당자들의 인식이다.  

모든 기업들이 동일하게 연구개발비를 비용 처리하면 시장 참여자들에게 혼란을 줄여준다는 장점도 있다.  

앞서 언급한 셀트리온은 연구개발비의 대부분을 자산처리한 이유로 "램시마, 허쥬마 등의 제품이 상용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또 다른 바이오 기업인 케어젠의 재무제표를 살펴보자. 이 회사는 제품 상용화 가능성이 매우 확실하지만 연구개발비 전액을 비용처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는 두 회사의 실적을 단순 비교하는 것이 무의미했다.  

케어젠의 2017년 3분기 연구개발비. 자료 : 전자공시.

모든 기업이 동일한 기준으로 회계 처리를 하면 시장 참여자들은 성가시게 연구개발비 항목을 체크하지 않고도 동일한 기준으로 기업을 들여다 볼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연구개발비를 비용처리하면 기업도 그만큼 세금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개발비를 자산처리하면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이 그만큼 증가하고 이에 따라 법인세(약 20%)가 증가한다. 연구개발비를 비용처리하면 기업에게도 실익이 있는 것이다. 

최근 한국 주식 시장의 제약, 바이오 기업들이 연구개발비를 속속 비용으로 회계처리하기 시작했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바이오, 제약사의 연구개발비 회계처리에 대해 감리에 착수하고 권고 지침을 내놓은 것이 계기가 됐다. 금융감독원은 기업이 개발비를 자산으로 처리할 경우 연 1회 이상 손상 검사를 하고, 연구개발활동에 관련한 주석을 충실하게 기재할 것을 권고했다. 쉽게 말해 기업이 개발비를 자산으로 처리한다면 '깐깐하게' 들여다볼테니 가급적 비용으로 처리하라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의 이번 조치는 회계의 원칙에 충실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금융감독원의 이번 조치로 야기되고 있는 혼란과 과도기를 지난다면 한국 주식 시장은 한 차원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뉴스핌 Newspim] 이민주 전문기자 (hankook6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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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 영향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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