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문재인 정부 정책 맞춰 강남 집값 잡기위해 안간힘
HUG "민간업체는 망하거나 말거나"
[뉴스핌=김신정 기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서울 용산 고급주택 '나인원한남'의 분양승인 결정을 좀처럼 내리지 못하고 있다.
시행사인 디에스한남 측이 40여일 전 HUG 기준에 맞춘 분양가로 분양보증을 신청했지만 HUG는 분양가를 더 내리라며 승인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신금융그룹 계열 디에스한남이 지난해 12월 초 HUG에 신청한 나인원한남 분양보증이 아직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디에스한남이 시행하는 나인원 한남은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외인아파트 부지에 335가구의 고급주택을 짓는 사업이다. 시행사 측이 제시한 평균분양가 수준은 3.3㎡당 약 6000만원 초반대로 알려졌다.
HUG는 규정에 따라 통상 '3일 이내'에 승인을 해줘야 한다. 하지만 23일까지 53일 동안 분양 보증 승인을 해주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HUG가 분양보증승인을 내주지 않는 가장 큰 원인은 높은 분양가다. HUG는 지금까지 최고 분양가인 서울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의 3.3㎡당 4750만원을 넘길 수 없다는 입장이다.
나인원한남 조감도 <자료=대신> |
HUG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맞춰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에 따라 HUG에 이번 승인 결정이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시각이다.
하지만 부동산업계는 아크로서울포레스트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입장이다. 성수동과 한남동이라는 지역 격차와 함께 두 아파트 토지비용이 현격한 차이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아크로서울포레스트는 183만1500㎡의 부지를 3824억원에 매입했다. 600%의 용적률을 적용해 산출한 3.3㎡당 토지비용은 1150만원이다. 반면 나인원한남의 용적률은 145%에 불과해 3.3㎡당 토지비용은 2470만원에 이른다. 1300만원의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토지비용을 고려하면 분양가가 3.3㎡당 6000만원을 넘겨야 사상최고가가 깨진다는 게 시행사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정부가 땅은 비싸게 팔아 놓고 분양가는 내리라고 독촉하는 이중적 잣대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다급해진 것은 디에스 한남 측이다. 디에스 한남에 따르면 분양보증 승인이 미뤄지는 사이 투자기관들은 자금 회수를 통보했다. 1월 말까지 분양보증이 나지 않으면 약속한 자금 인출을 제한하겠다고 통보한 것. 하지만 다급할 것 없는 HUG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저소득층 및 서민층 위한 공공주택 공급에만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제 고급주택 공급확대도 고려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