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하루'의 주역들 <사진=뉴스핌DB> |
[뉴스핌=장주연 기자] 김명민과 변요한, 그리고 유재명까지. 세 남자의 끝나지 않은 지옥이 시작됐다.
7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CGV에서는 영화 ‘하루’ 언론시사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기자간담회에는 메가폰을 잡은 조선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명민, 변요한, 신혜선, 조은형이 참석, 작품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조선호 감독은 “타임 루프 소재가 지금까지 많았다. 어떻게 보면 식상하지만 그만큼 매력적이란 의미다. 저 역시 그랬다. 대신 제가 생각한 건 반복이 되지만, 그 인물에 관해 깊게 다루고 싶었다. 그 괴로운 사람의 마음을 재밌게 풀어보면 어떨까 했다”고 운을 뗐다.
물론 고민은 있었다. 조 감독은 “나름의 변화를 줬지만, 지루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관객이 캐치하지 못할 수 있다는 생각에 고민이 많았다”며 “세 배우가 선택하고 실패하고 다시 깨어날 때 감정이 다르다. 매일 매일이 똑같은 하루지만 다른 감정이라 그 부분을 신경 썼다”고 설명했다.
배우들 역시 이 부분에 주안점을 뒀다. 준영 역의 김명민은 “마음도 힘들고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이 촬영하다 보니까 지쳤다. 보는 분들만큼 촬영하는 스태프들도 힘든, 지옥 같은 하루였다. 저 같은 경우에는 매일 반복되는 하루 속에 다른 감정들의 미묘함을 표현하는 게 힘들었다. 그런 부분이 잘 녹아들길 바랐다. 그 마음 하나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민철을 연기한 변요한 또한 “촬영하는 동안 힘들었다. 인간관계, 죽이고 죄책감을 느끼고 분노하고 그게 결국 어떻게 끝날까를 끝없이 고민했다. 간절했고 치열했다”며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 영화라기 보다 누군가를 용서하고 화해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해서 최선을 다해서 했다”고 밝혔다.
영화 '하루'에서 부녀 호흡을 맞춘 배우 김명민과 조은형 <사진=뉴스핌DB> |
하루가 반복된다는 설정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도 있었다. 극중 신혜선을 제외한 모든 배우가 한 벌의 옷만 입고 등장하는 것.
김명민은 “분장팀이 할 게 없어서 힘들었을 거다.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장소에서 촬영하니까 저희 자체가 식상했다. (유)재명이는 만날 피 칠갑하고 있고 (변)요한이는 흥분해서 있었다”며 “촬영 중반쯤 갔을 때는 이 지옥에서 벗어나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반면 여배우들은 “오히려 편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놔 웃음을 안겼다. 조은형은 “옷이 한 벌이라 편했다. 근데 피 나는 신이 있어서 옷에 계속 피가 튀었다. 아마 의상 언니가 힘들었을 거다. 그래도 저는 편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신혜선은 “짧게 나왔지만 저는 혼자 두 벌을 입었다”고 너스레를 떨며 “제가 반복되는 하루는 택시 뒤에서 죽어있는 거다. 계속 머리로 얼굴이 가려져 있었다. 그래서 화장하는데 시간이 안 걸려서 편했다”고 말해 또 한 번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하루’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인 강식의 이야기도 이어졌다. 강식은 하루의 비밀을 간직한 의문의 남자로 이야기의 핵심 인물이다.
강식을 열연한 유재명은 “연극할 때는 코믹보다 이런 실험적이고 진지한 연기를 많이 했다. 사실 ‘하루’는 아픔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운 작품이다. 하지만 우리 영화의 매력은 절망에 빠진 남자들의 가족에 대한 사랑, 은형이 혹은 아이라고 표현되는 희망에 대해 말하는 것”이라며 “힘들겠지만 잘 봐 달라. 영화가 가진 진실된 마음을 잘 읽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하루’는 사고로 딸을 잃은 한 남자의 하루가 끊임없이 반복되면서 딸을 되살리기 위해 하루에 얽힌 비밀을 추적해나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오는 15일 개봉.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