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광장 ANDA 칼럼

속보

더보기

[ANDA 칼럼] "한국은행 돈은 공짜가 아닙니다!"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뉴스핌=박영암 금융부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시험에 들었다. 독일 대문호 괴테의 <파우스트>장면처럼 발권력 유혹에 시달리고 있다. <파우스트>의 악마는 “돈을 찍어내면 용병에게 월급을 주고 왕실 빚도 다 갚을 수 있다”며 왕을 유혹한다.

 정부의 한은 발권력 요청도 달콤하게 들린다. 정부는 한은이 돈을 찍어 국책은행의 곳간을 채우면 이들 기관이 거제도와 울산에 쏟아 부어 대규모 실직을 막을 수 있다고 분위기를 띄운다. 급한 불을 끈 후 전열을 가다듬으면 글로벌 무대에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다며 한은에 협조를 요청한다.

이주열 총재도 정부요청에 "한은은 기업구조조정이 우리 경제의 매우 중요한 과제이며,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역할을 적극 수행할 것“이라고 화답한다. 그는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금융시장 위축, 기업 자금사정 악화 가능성 등에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한은의 고유기능"이라고 강조한다. 2009년 20조원 규모의 자본확충펀드를 다시 조성, 돈을 찍어 대출하는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비춰진다.

하지만 한은이 대의기관인 국회심의없이 발권력을 동원하는 것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 ‘최종 대부자’역할을 망각하고 위기 때마다 특정산업 회생을 위해 돈을 찍는 선례를 남길 수 있다. 국민 다수의 이해관계가 걸린 발권력을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동원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 자칫 ‘재무부 남대문 출장소’라는 과거 오명을 다시 들을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정부의 발권력 요청은 2009년 금융위기 극복에 주도적으로 나선 선진국 중앙은행의 행태와 많이 다르다. 선진국 중앙은행은 금융시스템 안정이나 거시경제변수 조절, 신용경색 완화 목적으로 발권력을 행사했다. 조선업과 해운업 등 특정산업의 구조조정 목적으로 발권력을 동원하려는 한국과 구분된다. 2009년 자본확충펀드도 은행권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등을 매입, 건전성을 높여 금융시스템 안정을 꾀하는 게 주목적이었다.

정부요청 수용시 한은발권력은 재정보조수단으로 완전히 전락할 수 있다. 이미 한은은 과도할 정도로 돈을 찍어 재정을 지원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금융중개지원대출’이다. 한은은 국회통제없이 중소기업 지원목적으로 연간 20조원을 찍어낼 수 있다. 이로 인해 발권력 독립성 훼손과 재정의 투명성 왜곡이라는 비판을 달고 산다. 강석훈 신임 청와대 경제수석도 “중앙은행이 국회통제도 받지 않고 과도하게 정부 재정을 분담하고 있다”며 국정감사에서 수차례 지적했을 정도다.

정부 압력으로 동원됐던 발권력이 정책목적을 달성한 사례도 드물다. 특히 미시적인 정책수단으로 동원될 경우 실패확률은 커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1989년 당시 이규성 재무부장관의 요청으로 증시부양 목적의 발권력을 행사한 경우다. 한은은 돈을 찍어 3조원 가량을 3대투신사에 빌려줬다. 하지만 주가는 오히려 더 떨어졌다. 결국 이들 투신사는 경영부실로 민간업체로 넘어갔다. 

한은 발권력은 공짜가 아니다. 정부와 한은간 관계기관 협의체에서 국책은행 출자나 자본확충펀드 대출, 산업은행 코코본드(조건부 자본증권) 매입 등 어떤 방식으로 결론을 내도 한은 발권력은 국민들에게 비용을 청구한다.

가령 수은 출자후 조선업계가 회생하지 못할 경우 한은은 손실을 입는다. 국책은행 코코본드 매입후 금리상승에 따른 평가손실이나 법정관리 등에 따른 신용위험손실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은이  적립금 이상 손실을 볼 경우 국민세금으로 보전해야 한다.

경기민감업종의 구조조정을 조속히 마무리해 금융시스템 안정과 미래성장산업육성에 집중하겠다는 정부당국의 의도는 충분히 이해할만하다. 하지만 아무리 바빠도 바늘허리 매어서는 곤란하다. 여소야대정국에서 야권의 협조와 지지를 얻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다. 

정치권도 구조조정 필요성에 공감한다면 정부와 머리를 맞대야 한다. 물론 발권력을 유혹하는 악마가 돼서는 곤란하다. 그렇다고 이주열 총재가 악마의 유혹에 넘어가도록 방관하는 것은 더 나쁘다. 

[뉴스핌 Newspim] 박영암 금융부장 (pya8401@newspim.com)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케데헌 '골든', K팝 최초 그래미 수상 [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골든(Golden)'이 제68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수상했다. '골든'은 2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그래미 어워즈 사전 행사에서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Best Song Written For Visual Media)' 부문 수상작으로 호명됐다. [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2025.06.20 moonddo00@newspim.com 해당 부문은 영상 콘텐츠를 위해 제작된 곡 가운데 뛰어난 완성도를 보인 작품의 송라이터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이에 따라 '골든' 작업에 참여한 이재(EJAE), 테디, 24, 아이디오(이유한·곽중규·남희동) 등은 그래미 수상자라는 영예를 안게 됐다. 앞서 음악 엔지니어 황병준과 한국계 미국인 영인이 그래미를 수상한 사례는 있었지만, K팝 작곡가 혹은 음악 프로듀서가 그래미 어워즈를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4는 "아쉽게 이 자리에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이 모든 과정에 함께한 저의 가장 큰 스승이자 가장 친한 친구인 '파이어니어 오브 K팝', 테디 형께 이 영광을 바친다"고 소감을 전했다. moonddo00@newspim.com 2026-02-02 08:36
사진
금·은 '광란의 랠리' 붕괴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귀금속과 국제 유가가 2일(현지시간) 동반 하락했다. 사상 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하던 금과 은 가격이 하루 만에 급락하며 원자재 시장 역사상 손꼽히는 변동성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임으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선택한 점이 최근 급락장의 핵심 촉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현물 금 가격은 유럽 초반 거래에서 온스당 4713.39달러로 3.2% 하락했다. 앞서 금은 지난 30일(금요일) 하루에만 9% 이상 급락하며 1983년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했다. 은도 31% 넘게 폭락하며 1980년 이후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귀금속 급락은 전반적인 위험 회피 심리와 맞물려 나타났다.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600은 아시아·태평양 증시 하락 흐름을 이어받아 약세로 출발했고, 미국 주가지수 선물 역시 주 초 거래를 하락세로 시작했다. 서울 종로구 귀금속점에 진열된 골드바와 실버바의 모습 [사진=뉴스핌] ◆ "수급 중력 벗어난 랠리"…중국 투기자금이 키운 거품 시장 충격의 배경에는 이미 과열 국면에 들어섰던 귀금속 랠리가 자리하고 있다. 금과 은은 물론 구리와 주석 등 산업금속까지 가격이 수급이라는 '중력'을 벗어난 듯 치솟았고, 중국발 투기 자금이 대거 유입되며 랠리를 주도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은 시장의 경우 연간 공급 규모가 약 980억 달러로 금(약 7870억 달러)에 비해 훨씬 작은 탓에, 투기적 자금 유입 시 가격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확대되는 구조다. 실제로 금요일 세계 최대 은 ETF인 아이셰어즈 실버 트러스트(SLV)의 거래대금은 400억 달러를 넘어 애플과 아마존의 합산 거래대금을 웃돌았다. 파생상품 시장의 과열도 가격 급등과 급락을 증폭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옵션 시장에서는 은 가격 상승에 베팅한 콜옵션 거래가 급증했고, 이로 인해 옵션을 매도한 딜러들은 위험 관리를 위해 기초자산인 은을 추가로 매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이 과정에서 가격 상승이 다시 매수를 부르는 '쇼트 스퀴즈(short squeeze)' 환경이 형성되며, 랠리에 거품이 더해졌다. 문제는 이러한 구조가 상승 국면에서는 가격을 비정상적으로 끌어올리지만, 방향이 한 번 꺾일 경우에는 정반대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매수 헤지를 위해 쌓였던 포지션이 빠르게 청산되면서, 하락 국면에서도 매도가 매도를 부르는 자기 강화적 변동성이 발생했고, 이는 은 가격의 기록적인 급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전 상품 부문 책임자 알렉산더 캠벨은 "위로 오를 때는 기계적으로 매수가 붙고, 내려갈 때는 그 반대가 반복된다"며 "그래서 이렇게 빠르게 오르고, 또 빠르게 무너진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간 출신 귀금속 트레이더 로버트 고틀립도 "거래가 지나치게 혼잡해져 있었다"며 "위험 회피 심리가 유동성을 급격히 위축시켰다"고 지적했다. ◆ 트럼프의 '연준 카드'가 방아쇠…달러 강세로 급반전 급락의 직접적인 계기는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워시 전 이사를 지명할 계획이라는 보도였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미 달러의 가치가 급등했고, 달러 약세와 연준 독립성 훼손 가능성에 베팅했던 귀금속 투자 심리는 급격히 위축됐다. 귀금속 정련업체 헤라우스 프레셔스 메탈스의 트레이딩 총괄 도미니크 슈페르첼은 "내 커리어에서 본 가장 격렬한 움직임"이라며 "안정성의 상징인 금에서 이런 변동성이 나타났다는 것 자체가 시장의 불안정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준 독립성 우려가 진정되면서, 1월 말 형성됐던 '원 트레이드'가 되돌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서 '원 트레이드'란 연준 독립성 약화와 달러 약세, 풍부한 유동성을 전제로 형성된 하나의 거시 베팅에 원자재·귀금속·신흥국 자산이 동시에 묶여 있던 거래 구조를 의미한다. 시즈그룹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샤를-앙리 몽쇼는 "당시 시장은 원자재 롱, 귀금속 롱, 신흥국 롱이 동시에 쌓인 거대한 레버리지 거래에 사로잡혀 있었다"며 "워시 지명은 이 구조를 재평가하게 만든 계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유동성 축소 가능성과 불확실성"이라고 덧붙였다. ◆ "건강한 조정" 평가 속 중기 전망은 엇갈려 다만 이번 급락을 구조적 붕괴로 보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JP모간 프라이빗 뱅크의 글로벌 투자 전략가 그레이스 피터스는 "미 국채, 달러, 금이 항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는 않지만, 금은 여전히 최고의 지정학적 헤지 자산"이라며 연말 금 가격 전망치로 온스당 6500달러를 유지했다. 그는 "금 비중은 운용자산의 3%를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해, 5~10%까지 확대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위즈덤트리의 니테시 샤도 이번 조정을 "건강한 조정"으로 평가하며 연말 금 가격을 5020달러, 은 가격을 88달러로 전망했다. 도이체방크 역시 "금의 테마적 상승 요인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연말 6000달러 전망을 재확인했다. ◆ 유가도 동반 약세…"패닉 국면은 아냐" 유가 역시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이란이 "진지하게 대화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지정학적 긴장 완화 가능성을 시사한 영향이다. 브렌트유 4월물은 배럴당 66달러로 4.4% 하락했고, WTI 3월물은 62달러대로 5% 가까이 떨어졌다. 이는 6개월여 만의 최대 낙폭이 될 가능성이 있다. HSBC의 멀티에셋 전략 총괄 맥스 케트너는 "이번 하락은 시장 패닉이라기보다 과도하게 쌓였던 포지션을 정리하는 과정"이라며 "귀금속 조정이 주식이나 신용시장에 중대한 구조적 충격을 주는 국면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koinwon@newspim.com 2026-02-02 21:35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