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마음급한 유일호 vs 야단맞은 임종룡, 구조조정 '키' 쟁탈전

기사입력 : 2016년05월07일 07:28

최종수정 : 2016년05월07일 12:07

[세종=뉴스핌 정경환 기자]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 최근 정부가 구조조정을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두 사람이 경쟁이나 하듯이 서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취임 100일이 훌쩍 넘어가며 이제 뭔가 성과를 보여주고자 드라이브 거는 것이 한 쪽이라면, 다른 한 쪽은 구조조정 주무부처로서 흔들리는 주도권을 다잡겠다는 모습이다.

7일 관가에 따르면, 유일호 부총리와 임종룡 위원장이 한국號 구조조정의 '키'를 누가 잡을지, 한 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뉴스핌 DB>

정부 고위 관계자는 "유 부총리나 임 위원장이나 서로가 신경쓰일 것"이라며 "유 부총리는 경제 수장으로서, 임 위원장은 구조조정 주무부 수장으로서 뭔가 두각을 드러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단 유 부총리는 슬슬 마음이 급해질 시점이다. 박근혜정부 제3기 경제팀 수장으로 지난 1월 13일 취임한 유 부총리는 100일을 훌쩍 넘겨 어느덧 취임한 지 만 넉달이 다 돼간다. 문제는 그간 경제 살리기에 갖은 노력을 다했음에도 당장 내세울만한 성과가 마땅찮다는 것이다.

유 부총리는 올 1분기 재정조기집행 규모를 대폭 상향한 것을 비롯해 2월에는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을 포함한 경기활성화 대책과 공유경제 도입 등을 담은 투자활성화 대책, 청년 일자리 대책, 신산업 투자 대책 등을 연이어 꺼내들었다.

하지만 그 같은 정책들은 전임 최경환 부총리 시절 이미 다 해본 것들의 반복 수준이었고, 그래서인지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수출을 비롯해 생산, 소비, 물가 그리고 고용 등 경제 전반에서 나아지는 모습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수출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하나 여전히 마이너스성장 중이고, 고용에선 청년실업률이 최고치를 찍고 있다.

그런 와중에 지난 2월 기업활력제고를위한특별법, 이른바 원샷법이 국회를 통과, 더 이상 법안이 통과 안 되고 있다며 국회 핑계를 댈 수도 없게 됐다.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초조하긴 임 위원장도 별반 다르지 않다. 구조조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하는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호언장담했다가 대통령 한 마디에 정신이 바짝 든 모양새다.

지난달 26일 임 위원장은 기업구조조정협의체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책은행의 자본확충은 여당의 총선 공약이었던 '한국판 양적완화'와 다르다"며 "필요한 것은 유동성이 아니라 손실을 분담할 수 있는 국책은행의 자본력"이라며 통화정책이 아닌 재정정책의 문제임을 분명히 했었다.

하지만 같은 날 박근혜 대통령이 한국판 양적완화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발언하고, 그 이튿날 청와대에서 한은이 산업은행 채권을 인수하는 방법 등 구체적인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하자, 그는 마치 넋 놓고 있다 혼이라도 난 듯 화들짝 놀라고만다.

결국 임 위원장은 박 대통령의 발언이 있고 난 3일 후인 지난달 29일 부랴부랴 언론사 간담회를 열고 "중앙은행이 국가적 위험요인 해소를 위해 적극적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며 한은에 대해 한국판 양적완화 추진을 압박하고 나섰다.

임종룡 금융위원장. <사진=뉴스핌 DB>

이후로도 유 부총리와 임 위원장은 국책은행 자본확충과 관련해 경쟁적으로 한은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유 부총리는 중앙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해 국책은행 자본확충에 나서기 위해서는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다는 한은의 주장에 "공감대란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내비치고, 임 위원장은 "필요할 경우 산업은행법을 개정해 한은의 산은 출자를 추진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학자이자 정치인 출신의 유 부총리와 정통 관료 출신의 임 위원장 간의 신경전에 주목하기도 한다.

비관료 출신으로, 정부부처 내에서도 엘리트 집단으로 소문난 기재부 최고 자리에 앉은 유 부총리는 관료들 사이에서 기죽지 않고 뭔가 보여주려 할 것이고, 엘리트 관료로서 임 위원장은 그런 유 부총리가 영 마뜩잖을 수 있다. 더군다나 유 부총리로 결정되기 전, 그 자리 주인으로 첫 손에 꼽힌 사람이 임 위원장이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그렇게 볼 것까진 없을 것"이라며 "채권은행들 이슈니 기본적으로 금융위 소관이지만, 부총리도 경제 수장으로 총괄하는 입장에서 말할 수 있는 것 아니겠나"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