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연순 기자] 현대증권 인수전에서 일본계 금융그룹 오릭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현대그룹의 유동성 위기 극복에 청신호가 커졌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유동성 위기로 벼랑끝에 몰렸던 현대그룹은 이번 매각작업이 완료되면 주력인 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아산 등 주력 계열사들의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아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된다.  

▲ 현대증권 매각 완료시 현대그룹 자구안 100% 초과 달성

매각주관사인 KDB산업은행은 30일 현대증권·현대자산운용·현대저축은행 등 금융3사 매각 입찰에 참여한 오릭스PE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입찰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선 오릭스가 1조 원 이상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증권 매각 지분은 현대상선이 보유한 22.43%와 동반 매도권을 가진 자베즈 9.54%와 나티시스은행 4.74% 등을 포함해 총 36.86%다.

앞으로 현대그룹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등과 협의해 오는 3월까지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5월까지 매각작업을 완료한다. 매각이 최종 확정되면 현대그룹은 지난 2013년 12월 3조3000억원의 선제적 자구안 발표 후 1년여 만에 목표액을 훌쩍 넘어서는 성과를 거두게 된다.

현대그룹은 그동안 현대상선 LNG 운송사업부문 매각으로 9700억원을 확보했으며, 현대부산신항만 투자자 교체로 2500억원, 컨테이너 매각 대금 1225억원, 신한금융·KB금융·현대오일뱅크 등 보유 주식매각으로 총 1713억원과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로 1803억원, 현대로지스틱스 매각으로 6000억원을 조달했다. 현대상선은 오는 3월25일까지 유상증자를 통해 약 2400억원을 추가 조달할 예정이다.

현대그룹 고위관계자는 "현대증권 매각이 완료되면 유동성 문제 해결을 위한 자구안을 초과달성하게 된다"면서 "자구안을 이행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현대그룹이 재도약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현대엘리베이터 통해 현대그룹 새도약 준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최근 금강산 관광 등 남북경제협력의 필요성이 논의되고 있다"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이 만들어지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현대그룹이 만들어가고 있음을 한순간도 잊지 말 것"을 당부하며 대북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현대상선과 현대아산 사업에 필요한 자금은 현재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현대엘리베이터로부터 조달한다는 복안이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의 올해와 내년 순이익은 748억원, 1071억원으로 추정된다.

현대그룹 고위관계자는 "새로운 주력사업인 해운도 시황이 회복기에 들어서고 잘 준비를 하면 올해 안에 새로운 반전의 기회가 올 것"이라며 "대북사업 역시 남북관계 해빙모드에 맞춰 금강산관광, 개성관광을 재개할 수 있는 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대엘리베이터는 실적이 좋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