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리뷰] 연극 ‘노란 달’…레일라, 침묵의 이야기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연극 ‘노란 달’ (왼쪽부터) 공예지(레일라 역), 송영근, 박지아, 오정택(리 역) [사진=국립극단]
[뉴스핌=장윤원 기자] 레일라는 스코틀랜드 작은 마을에 사는 착한 소녀다. 외지에서 흘러 들어온 이 아이는 기이할 정도로 말이 없다. 어떤 사람들은 외국인이라 영어가 서툴러서 그런 거라고 단정짓고, 또 어떤 이들은 그저 수줍은 성격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사람들은 소녀가 말을 하지 않는 이유에 크게 관심이 없을지도 모른다. 
 
어느 누구도 레일라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관심 없을 거라는 공포, 그리고 자신이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아니라는 낙담으로 레일라는 결국 세상과의 단절을 택했다. 하지만 레일라는 가끔 화보 속 화려한 성과 멋진 모델을 보며 상상한다. 내가 저 속에 있는 저 여자라면 어떨까? 그리고 종종 생각하기도 한다. ‘난 세상에서 제일 못생기고 한심한 몸 속에 갇혀 있는 게 아닐까’라고.
 
날카로운 칼날이 얇은 피부를 파고들 때야 비로소 자신이 이 곳에 존재하고 있음을 느끼는 이 말수 적은 소녀가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하는 한 소년에게 이끌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일지도 모른다. 비록 그 소년이 허풍쟁이에 사고뭉치라 할지라도. 
연극 ‘노란 달’ (왼쪽부터) 오정택(리 역), 공예지(레일라 역) [사진=국립극단]
세상과의 소통을 거부한 채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를 확인 받고 싶어하는 ‘착한 소녀’ 레일라, ‘반항’이라는 10대의 특권을 마음껏 휘두르며 사회적으로 소외된 자신의 처지에 저항해왔던 ‘불량 소년’ 리. 스코틀랜드를 배경으로 한 연극 ‘노란’ 달’은 위태로운 이들 10대 남녀의 잔잔하지만 드라마틱한 여정을 그린다.
 
이 연극은 청소년극의 형태로 막을 올렸으나, 비단 10대만을 위한 이야기는 아니다. 레일라와 리의 발길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존재와 허상, 자아와 사회, 이상과 결핍과 같은 본질적인 문제와 마주치게 된다. 주인공이 놓여진 세상,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소년소녀의 위태로운 몸짓을 통해, 이 연극은 10대뿐 아닌 성인 관객에게도 다양한 문제에 대한 각성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내러티브 혹은 스토리텔링이라 일컬어지는 ‘서술적’ 전개는 형식적인 신선함을 준다. 아무런 무대적 설치도 없는 평면의 무대, 관객이 내려다보는 사각의 황무지는 어느 순간 덜컹거리는 기차 3등석이 되고, 때로는 혹독한 눈보라 날리는 산등성이로 변모한다. 아주 차가운 호수에 몸을 담그는 주인공의 모습은 마치 마술처럼 무대 위에 생생하게 재연된다. 관객의 상상력을 통해 눈 앞에 펼쳐진 수많은 풍경은 외려 상상이기 때문에 한층 은밀하고, 또 로맨틱하다.  
연극 ‘노란 달’ [사진=국립극단 제공]
뜨거운 바위 위에 앉아 붉은 노을을 바라보던 레일라는 가장 완벽하고 이상적인 이 순간에 “이 이야기가 끝나게 해주세요!”라고 외쳤다. 하지만 레일라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을 터이고, 이야기는 계속된다. 꿈결과도 같은 달빛이 비추는 허상, 혹은 진실 속에서 헤매듯 우리네 삶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환상같지만 지극히 현실적이고, 텅 빈 듯하지만 꽉 채워진 연극 ‘노란 달’은 오는 24일까지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뉴스핌 Newspim] 장윤원 기자 (yunwon@newspim.com)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정은, 1년만에 중국 방문 [서울=뉴스핌] 송은정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중국을 전격 방문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신압록강대교를 거쳐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북한매체 종합]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평양에서 열차를 이용해 신의주를 방문한 후, 신의주에서 신압록강대교를 이용해 단둥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압록강대교는 북중 최대 교역 거점인 단둥과 평안북도 신의주를 잇는 왕복 4차로 교량이다. 지난 15일 공식 개통된 바 있다. 앞서 일본 교도통신은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단둥의 일부 지역에서 엄격하게 교통을 통제했고 북한 고위급 인사 방문과 관련된 조치라는 관측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지난해 9월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참석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 지 약 1년 만에 이루어진 전격적인 행보다. 오는 25일은 한국전쟁 당시 중국이 북한에 지원군을 보내 참전한 지 76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를 기념해 김 위원장이 중국에 방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지난 6월 시 주석의 평양 방문 이후 4개월 만의 북·중 정상 회동이 된다. yuniya@newspim.com 2026-10-24 15:57
사진
오세훈, '이태원 참사 4주기 추모대회' 참석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서울시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4주기 시민추모대회'에 참석해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했다고 밝혔다. 이날 추모대회는 오는 29일 참사 4주기를 앞두고 진행됐다. 서울시와 행정안전부,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시민대책회의가 공동으로 주최·주관했다. 국무총리와 오세훈 서울시장, 정당 대표, 유가족, 시민 등 2000여 명이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김규빈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4주기 시민 추모대회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왼2026.10.24 starbean@newspim.com 추모행사는 오후 1시 이태원역 일대에서 열린 '추모기도회'로 시작됐다. 이태원역에서 서울광장까지 이어지는 시민 추모행진과 희생자 호명식, 묵념, 유가족 인사, 추모공연 등 순서로 진행됐다. 서울광장에서 열린 본행사에서는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추모 영상을 상영했다. 또 외국인 희생자 유가족 인사, 시민대책회의 선언문 낭독, 합창 및 추모 퍼포먼스 등이 이어졌다. blue99@newspim.com 2026-10-24 23: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