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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노트] 무선사업 위기감..바빠진 삼성전자

기사입력 : 2013년09월12일 11:48

최종수정 : 2013년09월12일 13:21

글로벌 환경 변화 예고…시장 전략의 전환점

[뉴스핌=이강혁 기자] 삼성전자가 바빠졌다. 영업이익의 60% 가량을 차지하는 핵심사업 무선분야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휴대폰 시장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성장세 둔화는 현실화되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펼쳐온 투트렉 전략을 최대 경쟁사인 애플도 꺼내들었다. 더구나 소프트웨어(S/W) 업체들의 잇따르는 휴대폰 제조사 인수 소식은 시장 환경의 일대 변화를 예고하는 상황이다.

하드웨어(H/W)에서 가장 견고한 품질로 무장한 삼성전자이지만 해법찾기가 절실한 시점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무선사업은 시장 전략의 전환점에 직면해 있다.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의 환경은 예상보다 빠르고 큰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달 초 마이크로소프트(MS)의 노키아 인수 소식은 삼성 내부적으로 상당한 충격이다. 표면적으로는 담담해 하고 있지만 긴장감을 크게 높일 현안이라는 게 내부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한번 무너진 노키아의 부활은 아직 갈길이 멀어보인다. 하지만 운영체계(OS) 강자인 MS의 휴대폰 제조사 인수는 향후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다.

사실 삼성전자의 최대 고민은 S/W에 뒤쳐져 있다는 것이다. 구글과 MS가 그동안 휴대폰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에 구애를 해왔지만 최근의 분위기라면 언제든 상황은 역전될 수 있는 문제다.

단적으로 구글의 모토롤라 인수의 경우도 OS와 단말기의 수직계열화라는 측면에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안드로이드 진영 전반에는 적지 않은 우려를 낳았던 부분이다. 당장 거래 단절이 벌어질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장기적인 상황을 안갯속이다.

삼성전자도 그동안 이런 문제들에 대해 고민해 왔다. 바다폰은 단적인 사례다. 그러나 바다라는 독자적인 OS는 아직까지 반응이 싸늘하기만 하다.

현재 스마트폰 OS는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80% 가까운 시장은 점령하고 있다. 뒤를 이어 애플의 iOS가 15% 수준이다. 또, 윈도모바일과 블랙베리가 5% 가량을 차지한다. 삼성전자의 바다는 0.2%로 극히 미미하다.

애플이 열광적인 충성고객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H/W와 S/W의 결합 때문이다. 애플이 그동안 신제품을 발표하며 가장 공을 들여 설명했던 것은 제품의 품질보다는 OS의 완성도였다.

이같은 상황에서 삼성전자로서는 달갑지 않는 소식이 또 있다. 애플이 투트렉 전략을 들고 나왔다는 점이다. 최근 발표한 아이폰5의 파생모델은 우리 돈으로 10만원대의 초저가 모델까지 포함됐다. 본격적으로 시장 확대에 나서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는 대목이다.

애플의 시장 공략은 이미 이동통신사업자와의 제휴 변화로 시작된 상태다.

애플은 그동안 세계 각국에서 1위의 이동통신사업자보다는 2위나 3위의 사업자를 통해 시장을 공략해 왔다. 공급 능력이 삼성전자에 비해 부족한 이유도 있지만 프리미엄 이미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일종의 전략이기도 했다.

그러나 애플은 최근 저가모델 출시와 더불어 일본과 중국의 1위 이통사업자와도 거래를 텄다. NTT 도코모, 차이나모바일과 판매제휴 합의를 이끌어 낸 것이다.

NTT 도코모는 일본의 1위 이통사업자로 점유율 42%를 차지한다. 차이나모바일은 중국 1위 사업자로 7억4000만명이 이용한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일본의 스마트폰 점유율이 8%대까지 높아진 상황에서 1위, 2위(소프트뱅크), 3위(KDDI) 사업자 모두와 애플이 제휴에 들어가는 건 최악의 상황이다.

중국 역시 삼성전자는 18%대 점유율을, 애플은 4%대 점유율을 보이고 있지만 애플과 차이나모바일의 맞잡은 손은 엄청난 타격으로 돌아올 수 있다.

관련업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이 인문학 소양을 이공계에 접목시키고 거액을 투자해 소프트웨어 인력을 양성하는 것은 스마트폰 위기감은 물론 향후 각 사업분야에서 소프트웨어와 제품의 융합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라면서 "해외에 좋은 소프트웨어 기술을 가진 곳이 있다면 삼성이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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