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데스크칼럼] 박근혜 당선인은 ‘수첩’을 버려라

기사입력 : 2013년01월17일 16:33

최종수정 : 2013년01월17일 17:00

- 5년마다 반복되는 정부조직개편을 바라보는 단상

박근혜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지난 15일 차기 정부의 골격인 정부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박근혜 정부 조직개편의 핵심은 이명박 정부 들어 폐기시켰던 분야별 콘트롤타워의 부활이다.

경제분야 사령탑으로 기획재정부 장관을 5년만에 다시 부총리급으로 격상시키고 외교안보분야는 청와대 내 국간안보실이 총괄하도록 했다. 미래 성장동력을 책임질 과학분야의 콘트롤타워로는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했다. 늘어나는 재난과 범죄에 대비해선 행정안전부의 명칭을 안전행정부로 바꿔 정부의 ‘안전정책’을 책임지도록 했다.

박 당선인은 또 선거공약대로 해양수산부를 부활시키고 4대 사회악으로 규정했던 불량식품 관리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청을 처로 승격시켜 국무총리실 직속기관으로 배치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축소시켰던 15부 2처 18청 2원 3실 7위원회를 17부 3처 17청 2원 2실 4위원회로 바꾸는 대규모 개편이지만 그리 큰 변화라고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정부조직개편이 정권이 출범하는 5년마다 이뤄지는 정기행사로 굳어졌기 때문이다. 마치 4년을 주기로 올림픽이 열릴 때마다 종목을 변경하고 금메달 수를 바꾸는 것처럼 말이다.

아울러 박 당선인이 선거과정에서 내세웠던 대선공약들이 거의 그대로 반영된 결과물이라 관가에선 이미 예고됐던 조직개편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문제는 언제까지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정부조직이 쪼개지고 흩어졌다가 뭉치고, 여기 붙였다 저기 붙이는 개편을 반복할 것인가란 점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등장한 대통령들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격언을 지나치게 의식한 듯 하나같이 전임 대통령이 만들어놓은 정부조직을 새롭게 바꾸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미국과 일본, 독일 등의 선진국들이 정권교체와 무관하게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곤 기존의 중앙정부조직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며 국정운영의 일관성을 기하는 것과 자못 대조적이다.

◆ 잦은 정부조직개편이 국정운영에 주는 폐해들

잦은 정부조직개편의 가장 큰 문제점은 국정의 연속성보다는 당선인의 전리품으로 정부조직이 취급되고 있다는 데 있다. 즉 과정보다 결과만을 중시하는 풍토가 계속되면서 정부의 본래 기능보다는 마치 부처 신설과 통폐합이 개혁이라는 환상을 심어주게 된 것이다.

아울러 정부조직개편이 국가를 이롭게 하고 국민을 복되게 하는 국리민복의 차원이 아니라 어느 부처가 얼마나 많은 기능과 인원을 가져가느냐를 따지는 부처이기주의의 장으로 변질됐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정권 말기 정부부처가 레임덕에 빠진 대통령보다는 차기 권력자의 조직개편 공약이나 입맛에 따라 대응자료를 준비하는 데 골몰하는 것은 참 후진적인 대한민국의 21세기 관가풍경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세 번째 문제점은 정권초기 아무런 경험도 없는 인수위원회 위원 몇 사람의 머릿속에서 나온 정부조직개편에 따라 정부의 골격을 잡다보니 실제 국정운영 과정에선 부처 내, 혹은 부처 간 융화와 유기적인 협력관계가 이뤄지지 않아 지속적으로 조직을 개편하는 폐단을 낳고 있다.

부처 이름이 자주 바뀌는 과정에서 해당부처 현판은 물론, 엠블럼(문장)과 공문서 등을 교체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대표적인 예산낭비 사례로 꼽을 만하다. 이렇게 새나가는 예산만 막아도 출구전략을 고심하고 있는 박 당선인의 공약실현 재원을 마련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 자명하다.

잦은 부처 명칭 변경에 따른 국민들의 혼란도 작은 문제가 아니다. 국토부의 경우 불과 5년만에 건설교통부에서 국토해양부로, 이번에 다시 국토교통부로 이름이 바뀌었다. 농림수산식품부와 지식경제부, 행정안전부 등도 마찬가지다.

부처 명칭에 정부 조직 본래의 기능보다 당선인의 공약과 철학을 반영하려다보니 정부조직명으로는 어색한 이름들도 남발된다. 특히 국토교통부의 경우 부처 약칭을 ‘국교부’, 미래창조과학부는 ‘미창부’, 농림축산부는 ‘농축부’, 안전행정부는 ‘안행부’로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회자되고 있다.

◆ 박 당선인이 수첩을 버려야 하는 이유

박근혜 당선인이 지난해 선거운동 과정에서 빨간 머플러와 수첩을 선물 받고 활짝 웃고 있다.[사진: 뉴시스]
박 당선인은 ‘수첩공주’라는 좋은 별명을 갖고 있다. 다른 사람과 만날 때 항상 수첩을 갖고 다니면서 상대방의 얘기를 꼼꼼히 메모하고 중요한 사실관계는 수첩메모를 통해 확인하면서 얘기하는 습관 때문에 생긴 별명이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제 박 당선인은 수첩을 버려야 한다. 한명의 정치인으로서 ‘수첩공주’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것은 장점일 수 있으나 대한민국의 향후 5년을 책임질 대통령에게는 수첩보다는 모든 국민의 희로애락을 살피고 느낌과 동시에 국가의 경제와 외교안보를 효과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한 나라의 수반인 대통령이 개인의 기록일 수밖에 없는 수첩에 적어놓은 대로 정부조직을 개편하고 국무총리와 장관 인선을 한다면 모든 국민이 힘들게 가꿔온 대한민국의 시스템과 미래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대통령은 개인이 아니라 시스템이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정경부장 (medialyt@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고려아연·영풍, 상호 비방하며 지분 전쟁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75년간 공동으로 경영을 이어가던 고려아연과 (주)영풍의 경영권 분쟁이 점입가경이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 파트너스와 손잡은 영풍 측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배임, 주가 조작 등 혐의로 법적 조치에 나섰다. 고려아연은 영풍 측이 환경법과 중대재해처벌법을 수시로 위반하는 등 경영 실패의 주범이라고 지목하며 양측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됐다는 평가다. 향후 경영권 분쟁의 관건은 양측 우호 지분(백기사)과 소액주주, 국민연금과 영풍정밀 지분 확보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 사장. [사진=고려아연] ◆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 입장문 발표..."영풍·MBK 공개 매수 공식 반대"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 사장은 18일 입장문을 통해 "고려아연은 당사의 주주인 ㈜영풍이 기업 사냥꾼 MBK 파트너스와 결탁해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공개 매수에 반대 의사를 공식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약탈적 기업 사냥꾼이자 투기 자본인 MBK와 결탁해 공개 매수를 진행하는 당사의 주주 영풍은 그동안 석포제련소를 운영해 오면서 각종 환경 오염 피해를 일으켜 지역 주민들과 낙동강 수계에 막대한 피해를 입혀왔다"고 비판했다. 또한 "빈발하는 중대재해 사고로 최근 대표이사들이 모두 구속됐고, 또 다른 문제인 카드뮴 누출 등 환경 오염으로 현재 구속된 대표이사들에게 추가로 실형이 구형되는 등 사회적 지탄이 이어지고 있고, 특히 사업을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회사 운영에 있어 심각한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사장은 아울러 "사모펀드 MBK 파트너스는 그동안 수차례 국내에서 시장 경쟁력 있는 회사를 인수한 다음 핵심 자산을 매각하거나 과도한 배당금 수령 등을 통해 투자금 회수에만 몰두하는 등 약탈적 경영을 일삼아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주목할 점은 MBK 파트너스는 영풍 및 그 특수 관계인의 지분에 대해 콜 옵션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바, 약탈적 자본과 결탁한 공개 매수자들이 당사 경영권을 인수한 다음 당사의 경영권을 해외 자본에 재매각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렇게 되면 국가 기간산업 및 이차전지 소재 관련 핵심 기술과 역량이 해외로 유출되는 엄청난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영풍 본사 전경. [사진=영풍] ◆ 영풍·MBK, 고려아연 공개 매수 발표...고려아연 "적대적 약탈적 M&A" 반격 고려아연과 영풍의 이번 경영권 분쟁은 지난 13일 MBK 파트너스와 영풍의 고려아연 공개 매수 발표를 시작으로 본격화됐다. MBK 파트너스의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와 영풍은 고려아연 지분 약 7~14.6%(144만 5036주~302만 4881주)를 공개 매수한다. 이번 공개 매수는 10월 4일까지 진행되며 공개 매수가는 주당 66만 원이다. 공개 매수 대금은 약 2조 원이다. 영풍 측은 "지난 75년간 2세에까지 이어져 온 두 가문 공동 경영의 시대가 이제 여기서 마무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공개 매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영풍이 MBK 파트너스와 손잡으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경영권이 위협받고 있다. 영풍은 공개 매수 발표 이후 최윤범 회장을 대상으로 회계 장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최 회장의 배임, 주가 조작 등 5가지 혐의를 주장했다. 이어 고려아연이 공개 매수 기간 자사주를 취득하는 것은 자본시장법 위반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고려아연은 앞서 지속적인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통해 영풍의 지배력을 낮춰온 바 있다. 최윤범 회장은 현재 우호 지분을 합쳐 33.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제3자 유상증자를 통해 LG와 한화, 현대차 등 대기업을 우호 세력(백기사)으로 포섭했다.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측 지분은 오너가를 합해 33.1%다. 양측 모두 과반 지분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소액주주가 가진 27.4%, 국민연금이 보유한 7.8% 지분이 관건이다. 이 같은 상황에 양측이 법적 공방과 함께 여론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영풍과 MBK 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의 자회사인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 매수도 진행한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의 지분 1.58%를 가지고 있다. 고려아연은 영풍이 MBK 파트너스와 함께 고려아연의 공개 매수를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즉각 공시를 통해 "기업 사냥꾼의 적대적 약탈적 기업합병(M&A)"이라고 반격에 나섰다. 고려아연은 "영풍과 결탁한 MBK 파트너스와 같은 기업 사냥꾼들은 투자 수익률 극대화라는 단기적인 관점으로 기업에 접근하는 만큼 배터리 등 대한민국 전략 산업과 미래 성장 동력을 키우고, 이를 통해 중장기적인 기업 가치를 증대시키고자 하는 당사를 정상적으로 경영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kimsh@newspim.com 2024-09-18 12:48
사진
자율주행로봇 '개미' 순찰·배달 시작 [서울=뉴스핌] 김양섭 기자 = 자율주행로봇 전문기업 로보티즈(대표 김병수)는 양천구 소재 공원에 자율주행로봇 '개미(GAEMI)'를 도입해 수거·순찰·배달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13일 밝혔다. 지난 7월 실외이동로봇 운행안전인증을 획득한 오픈형 타입의 '개미'는 이번 양천구에서 첫 운행을 시작했다. 넓은 적재 공간과 개방형 구조로 다양한 작업이 용이하게 설계된 오픈형 타입의 '개미'는 공원 내 재활용품 수거 서비스 및 안전순찰을 수행할 계획이다. 서울경제진흥원의 지원 사업 중 첨단기술이 적용된 혁신제품· 서비스를 시정현장에 활용 및 실증해 사업화를 지원하는 '테스트베드 서울'에 선정돼 양천구와 함께 2024년 실증을 진행한다. 또한 2025년부터는 '스마트로봇존'을 통하여 본격 기술사업화를 진행하는 것으로 각각 최종 선정됐다. 이를 통해 양천구 내 '양천', '파리', '오목' 총 3개소의 공원에서 각 8대씩 최종 24대의 '개미'를 운용하게 된다. 공원 곳곳에 배치된 QR코드를 통해 호출하면 해당 위치로 도착 후 재활용품을 수거하는 방식이다. 플라스틱, 종이, 캔 등의 수거함이 구별된 '개미'들은 재활용품 수거 이후 자동으로 충전 스테이션으로 복귀한다. 또한 수거함이 가득 차면 '개미'는 스스로 집하장으로 이동해 재활용품을 비운다. 이외에도 '개미'는 야간 공원 이용객들의 안전을 더욱 강화한다. 일정 시간이 되면 지정된 순찰 경로를 따라 이동하며 주변 환경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화재, 도난 등 긴급 사고 발생 시 즉시 감지하고 관제센터에 실시간으로 전송해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 로보티즈는 '개미'의 자동화된 수거·순찰 로봇 서비스의 도입을 통해 도심공원의 환경 미화 문제와 더불어 고령화된 근로자의 부담을 덜어주고 쾌적한 녹지 환경을 조성하는데 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개미'는 공원 인근 중소상공인과 협의를 거쳐 공원 내부까지 상품을 배달해주는 로봇 배달 서비스까지 수행하며 공원 내 편의성 더욱 높일 예정이다. 추가로 도입될 배달 서비스까지 포함하여 2025년까지 총 24대로 확장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로보티즈의 자율주행로봇 '개미'는 올해 1월 국내 최초 실외이동로봇 운행안전인증 1호를 획득하며 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도심지, 캠퍼스, 공원, 아파트, 병원, 호텔, 캠핑장 등 폭넓은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오랜 기간 실증을 거듭하며 쌓은 방대한 현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능 향상과 최적화를 진행하고 있다. 조만간 본격적인 자율주행로봇 양산 납품과 배송 생태계를 조성할 예정이다.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는 "이번 서비스 도입을 통해 공공분야에서 자율주행로봇 '개미'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하고 나아가 실제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인력 효율화를 기대한다"라며 "앞으로 로보티즈의 현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 많은 분야에서 자율주행로봇 '개미'가 활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로보티즈] ssup825@newspim.com 2024-09-13 14:4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