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대한축구협회는 3일 아시안컵 연기로 모레노 감독의 장기계약을 재검토했다
- 모레노 감독은 11월 두 경기에서 전술과 선수단 관리 능력을 검증받는다
- 협회는 경기력과 운영 능력을 종합해 모레노의 계약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2027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이 11개월 연기되면서 로베르트 모레노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미래에도 변수가 생겼다. 내년 1월 대회를 목표로 마련했던 계약 연장 구상이 흔들리면서 대한축구협회도 새로운 계산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AFC는 3일 당초 2027년 1월 7일부터 2월 5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아시안컵을 2027년 12월 23일부터 2028년 1월 21일까지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대회가 약 11개월 뒤로 밀리면서 한국을 비롯한 참가국들의 대표팀 운영 계획에도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그중에서도 한국 대표팀은 감독의 거취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됐다. 지난 9월 부임한 모레노 감독은 오는 11월 27일까지 대표팀을 이끄는 임시 감독이다. 대한축구협회는 9~11월 A매치 6경기에서 나타난 성적과 경기력, 선수단 운영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2027년 1월 아시안컵까지 계약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모레노 감독은 11월 평가전을 마친 뒤 약 한 달 후 열리는 아시안컵을 준비하면 됐다. 협회 역시 짧은 기간의 성과를 토대로 대회까지 지휘봉을 맡길지 판단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시안컵이 11개월 연기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제 모레노와 동행하려면 단순히 두 달 정도 계약을 연장하는 문제가 아니라 1년 이상 대표팀을 맡길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당초 계약에 포함됐던 연장 조건과 별개로 새로운 계약 기간과 운영 계획을 검토해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모레노에게 이번 결정이 반갑지만은 않은 이유다. 모레노는 부임 이후 첫 A매치 4연전에서 2승 1무 1패를 기록했다. 에콰도르를 3-0으로 꺾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우루과이에 1-4로 완패했고, 베네수엘라와도 0-0으로 비겼다. 마지막 우즈베키스탄전에서 2-0으로 승리하며 분위기를 추슬렀지만 경기력까지 확실한 합격점을 받았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특히 네 경기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난 전반과 후반의 경기력 차이가 문제였다. 한국은 전반에 상대 압박을 풀어내지 못하거나, 수비 간격이 벌어지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하프타임 이후에는 선수 위치와 전술을 수정하며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에콰도르전에서는 전반에 답답했던 중앙 공격이 후반 들어 살아나면서 세 골을 몰아넣었다. 반면 우루과이전에서는 전반에만 세 골을 허용해 사실상 승부가 기울었다. 후반에 전술을 수정하고 한 골을 만회했지만 이미 벌어진 격차를 뒤집지는 못했다.
베네수엘라전에서도 상대 압박에 고전하다 후반 들어 선수들의 위치를 조정했고, 우즈베키스탄전 역시 전반보다 후반에 중원과 공격의 연결이 나아졌다.
경기 중 문제를 파악하고 수정하는 능력은 모레노의 장점이었다. 하지만 네 경기에서 비슷한 현상이 반복됐다는 것은 경기 전에 준비한 전술이 상대에게 제대로 통하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축구협회가 모레노에게 1년 이상의 시간을 맡길 만큼 확신을 얻었는지는 의문이다. 기존에는 아시안컵이라는 명확한 단기 목표가 있었지만 이제는 장기적인 대표팀 운영 능력까지 평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모레노의 계약 연장 여부는 단순한 성적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그가 추구하는 전술이 한국 선수들에게 적합한지, 핵심 선수들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지, 경기마다 나타나는 문제를 사전에 해결할 능력이 있는지까지 살펴봐야 한다.
여기에 최근 대표팀 내부 갈등설까지 불거지면서 선수단 관리 능력도 중요한 평가 요소로 떠올랐다. 모레노는 11월 A매치 명단에 손흥민(LAFC)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인범(FC포르투), 황희찬(샬케04)을 모두 포함하고 손흥민의 주장직을 유지하며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선수들과 직접 대화를 나눴고 개인보다 팀이 우선이라는 원칙을 강조했지만 실제로 선수단이 하나로 뭉쳤는지는 경기장에서 확인해야 한다. 11월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전은 전술뿐 아니라 조직 관리 능력까지 검증받는 무대가 됐다.
반대로 아시안컵 연기가 모레노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모레노는 부임 이후 줄곧 짧은 준비 기간이라는 현실적인 어려움과 마주했다. 대표팀은 클럽팀과 달리 선수들을 매일 훈련시킬 수 없고 A매치 소집 기간도 제한적이다. 새로운 압박 방식과 빌드업 구조를 익히기에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
실제로 첫 4연전에서 모레노는 4-4-2를 기본으로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전방 압박과 중앙 빌드업을 강조했지만 선수들 사이의 간격과 움직임이 맞지 않는 장면도 적지 않았다. 하프타임 이후 경기력이 좋아졌다는 것은 전술적 수정 능력과 함께 선수들이 새로운 요구를 이해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례로 해석할 수 있다.
만약 협회가 모레노의 전술적 방향성과 선수단 운영 방식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 대회 연기는 오히려 충분한 준비 시간을 확보할 기회가 된다. 단기간에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 여러 차례 A매치를 통해 전술을 완성하고 선수들을 시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레노가 첫 소집부터 강조했던 경쟁 체제도 장기적으로 정착시킬 수 있다. 그는 기존 주전이라는 이유만으로 선발을 보장하지 않았고 조현택(울산), 정승원(FC서울), 김민수(레인저스) 등 새로운 선수들에게 적극적으로 기회를 줬다.

특히 조현택은 첫 4경기에 모두 출전하며 왼쪽 풀백의 새로운 경쟁자로 떠올랐다. 모레노가 시간을 더 확보한다면 기존 핵심 선수들과 새롭게 발굴한 선수들의 조합을 더욱 구체적으로 시험할 수 있다.
다만 준비 시간이 늘어난다고 해서 경기력이 저절로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모레노가 그동안 드러난 문제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해야 장기 계약의 명분도 생긴다.
대한축구협회 입장에서는 감독 선임을 서두를 이유가 줄었다는 점도 중요하다. 기존에는 내년 1월 아시안컵이 눈앞에 있었기 때문에 감독을 교체하더라도 새로운 지도자가 대표팀을 파악할 시간이 부족했다. 모레노가 일정 수준의 성과를 보여준다면 전술과 선수단 운영의 연속성을 위해 계약을 연장하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일 수 있었다.
그러나 대회가 2027년 말로 밀리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새로운 감독을 선임하더라도 아시안컵까지 충분한 준비 기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모레노의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한다면 협회가 다른 지도자를 검토할 여지도 그만큼 커졌다.
물론 새로운 감독을 선임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모레노가 지난 두 달 동안 분석하고 시험했던 선수 구성과 전술을 다시 검토해야 할 수도 있다. 대표팀 운영의 연속성을 포기하는 데 따른 비용 역시 고려해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아시안컵까지 남은 시간이 아니라 그 시간을 누구에게 맡기는 것이 한국 축구에 도움이 되느냐다. 모레노에게 남은 기회는 두 경기다. 한국은 오는 13일 사우디아라비아, 17일 카타르와 원정 평가전을 치른다. 두 상대 모두 아시아에서 경쟁력을 갖춘 팀인 만큼 모레노가 자신의 전술을 검증하기에 적절한 무대다.

첫 4경기에서 드러난 전반 경기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황인범과 이강인(AT 마드리드)을 중심으로 중원에서 안정적으로 공을 전진시킬 수 있는지, 전방 압박과 수비 전환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손흥민과 1996년생 핵심 선수들을 다시 불러들인 만큼 선수단의 조직력도 확인해야 한다. 단순히 두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을 넘어 모레노가 앞으로 대표팀을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지 보여줄 필요가 있다.
아시안컵 연기는 모레노에게 독이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있다. 단기 계약 연장의 명분이 약해졌다는 점에서는 불리하지만 장기적인 전술 구축의 기회가 생겼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다만 어느 쪽으로 작용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대한축구협회가 모레노의 지난 4경기를 어떻게 평가하고 남은 두 경기에서 무엇을 확인하느냐에 달려 있다. 아시안컵까지 남은 시간은 11개월 늘어났다. 그러나 모레노에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시간은 여전히 11월 A매치 두 경기뿐이다.
그 두 경기에서 보여줄 경기력과 대표팀의 변화가 모레노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근거가 될 전망이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