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지난달 30일 한·미·일 외교장관은 중국의 서해 강압 행태를 논의했다
- 한국과 일본은 중국·서해를 명시하지 않고 현상 변경 우려만 밝혔다
- 3국의 입장 차이는 분열보다 대중 견제와 관계 관리의 조정 과정이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전략적 자율성'으로 위협 인식 강도와 대응 달라
동맹관계는 '조정을 통한 신뢰 유지'의 반복 과정
4개월 간 4번 만난 3국장관...조정 통한 협력 의지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지난달 30일 미국 애틀랜타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에서 미국은 '중국의 서해에서의 강압적 행태'를 처음으로 거론했다. 미국이 대만 해협, 남중국해, 동중국해에 집중했던 중국 견제 메시지를 서해까지 확대한 것은 이례적이었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은 회의 결과를 설명하는 보도자료에서 '중국' '서해'를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한국 외교부는 "3국 장관이 '현상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려는 시도'를 포함한 주요 역내·글로벌 정세에 대한 평가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일본 외무성도 '힘 또는 위압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를 언급하는 데 그쳤다.

서해뿐 아니라 경제안보 분야에서도 3국이 인식하는 중국 견제의 수위는 달랐다. 미 국무부 자료에는 "경제적 강압과 공급망 무기화에 대한 공동의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는 내용이 나오지만, 한국과 일본 측 발표에는 이 같은 내용이 없었다.
국내 일부 언론과 전문가들은 이번 3국 외교장관회의에서 한국이 중국 견제에 미국과 같지 않은 인식을 드러낸 것을 부각하면서 비판과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시각은 전혀 합리적이지 않으며 동의하기도 어렵다.
미국이 이번에 '서해'를 명시한 것은 중국이 인도·태평양 전역으로 해양 통제권을 확장하려는 것을 막으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서해를 인도·태평양 전략의 일부로 묶어 한·미·일이 공동 대응해야 할 해역에 포함시켜려는 의도다. 특히 한국이 대중국 견제에 보다 분명하게 동참해야 하는 근거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언급'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게 서해 문제는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한·중 해양경계 획정, 잠정조치수역(PMZ) 마찰 등이 얽혀 있는 한국의 핵심 관심 해역이다. 한국이 서해 문제에 미국까지 끌어들여 중국과 충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미국의 대중 전선에 휩쓸려 중국과 외교적·경제적 마찰이 격화될 경우 직접적인 부담을 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서해를 명시하지 않은 것은 중국과의 관계를 관리하고 대화 여지를 남겨두기 위한 것이다.
일본 역시 중국과의 전선을 서해까지 확대해 전략적 리스크를 키우는 것은 원치 않는다. 일본의 핵심 관심 해역은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가 위치한 동중국해와 대만 해협이다.
경제안보 문제에서도 미국은 인도·태평양 안보와 글로벌 공급망을 묶어 중국을 견제하려는 입장이지만, 한국과 일본은 중국과의 경제적·지리적 밀접성 때문에 직접적 충돌을 피하고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
한·미·일은 동맹 관계로 엮여 있지만 주권을 가진 별개 국가여서 이해 관계가 완전히 일치할 수 없다. 중국에 대한 위협 인식과 대응 우선 순위가 다르다. 동맹은 공동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 체계이지만 위협의 강도·시급성·성격을 각국이 동일하게 인식하지는 않는다. 동맹국들이 같은 전략적 위협을 공유하더라도 그 방향과 강도는 각국의 '전략적 자율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3국의 설명 자료는 각자의 전략적 셈법에 기반한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해당 사안에 대한 3국의 설명 차이는 중국 견제에 대한 3국의 인식과 대응이 동일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이같은 차이가 나타난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정상적이다. 그렇지 않다면 오히려 그게 더 큰 문제다.
유럽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공동의 위협으로 인식하고 같은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개별적으로 인식하는 위협의 강도는 나라마다 다르다. 폴란드나 루마니아가 느끼는 위협과 영국·독일·스페인이 느끼는 위협은 다르므로 대응에서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유럽이 이 문제에 분열하고 있다는 지적하는 사람은 없다.
이번 이번 발표는 모두가 동의한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Joint Statement)'이 아니라, 각국 외교부가 설명자료(Readout) 방식으로 국민에게 공개한 내용이다. 이 자료는 자국의 외교적 관심사와 우선 순위에 따라 작성되기 때문에 표현의 차이가 찬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서해 문제와 공급망 무기화에 대해 공개적인 수위 조절을 통해 '큰 틀에서의 공동 입장'을 확인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입장 차이가 자연스럽다고 해서 방치해도 되는 것은 물론 아니다. 미국과 한·일이 중국 위협의 시급성에 대해 서로 다른 관점을 갖고 있는 상태를 그대로 두면 균열이 커지고 외부 세력이 이를 활용할 여지가 생긴다. 동맹 간에 끊임없는 조정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에 3국이 보여준 관점의 차이는 분열의 신호가 아니라, 전면적 대중 견제를 요구하는 미국과 중국과의 관계를 관리하려는 한·일 사이에서 나타난 자연스러운 조정 과정이다. 한·미·일이 최근 4개월 동안 4번이나 외교장관회의를 했다는 것은 그만큼 3국의 입장 차이가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조정을 통해 이를 극복하려는 의지도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opent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