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중국 감독 원무예가 8월 반전영화 ‘용식당’을 개봉했다
- 영화는 이라크전 속 중국인 요리사와 민간인의 참상을 그렸다
- ‘용식당’은 아동 희생을 고발하며 평화와 연대의 가치를 전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베이징 특파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 전역이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가운데 중국에서 만든 반전영화 한 편이 눈길을 끈다. 20여 년 전 미국의 이라크 전쟁을 배경으로 한 '용식당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欢迎来龙餐馆·용식당)'가 그 영화다.
영화 '용식당(龙餐馆)'은 과거 이라크 전쟁의 참혹함과 전쟁터에서 파괴되고 무너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그린 작품이다. 영화를 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현재 진행 중인 같은 중동 지역의 미국·이란 전쟁이 떠오른다. 그래서인지 영화를 보고 난 뒤의 느낌은 한층 무겁고 착잡하다.
지난 8월 개봉한 이 영화는 두 달이 넘도록 중국 주요 영화관에서 상영을 이어가고 있다. 기자는 주말이자 10월의 마지막 날인 31일, 가끔 이용하는 베이징의 한 영화관을 찾았다. 이곳에서도 영화는 여전히 인기리에 상영되고 있었다.
중국 영화계의 중견 감독 원무예(文牧野)가 메가폰을 잡았다. 2018년 고가 의약품의 접근성 문제를 다룬 영화 '나는 약신이 아니다(我不是药神)'로 흥행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던 감독이다. 이번 작품에서도 '전쟁과 평화'라는 거대한 담론을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 투영하는 특유의 연출이 돋보인다.
영화는 빚을 갚기 위해 중동으로 건너간 중국인 요리사 쉬푸(徐福)의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그는 현지 식당 매니저 마쥔성과 함께 중국 음식점 '용식당'을 운영한다. 매일 번호표를 뽑아야 할 만큼 장사가 잘되면서 낯선 이국땅에서의 생활도 차츰 자리를 잡아간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전쟁 발발은 평화롭던 일상을 순식간에 불지옥으로 바꿔놓는다. 도시의 건물들은 폭격으로 파괴되고, 도시는 삽시간에 폐허로 변한다. 생계를 위해 찾아온 낯선 중동 땅에서 쉬푸는 매일 생사의 갈림길을 넘나든다.
영화의 인상적인 대목 중 하나는 사람들의 가장 큰 행복인 '음식'과 인간이 일으키는 최대의 폭력인 '전쟁'을 교차시키는 연출 기법이다. '용식당' 주방에서 고소한 기름 소리를 내며 익어가는 음식은 평범한 소시민들의 행복과 일상을 상징한다.
요리사 쉬푸가 지키는 화덕의 불길에는 전쟁터의 화염이 어른거린다. 굉음과 함께 머리 위로 떨어지는 폭탄은 소박한 꿈은 물론 생명까지 앗아간다. 칼을 쥐고 재료를 손질하며 손목을 돌리는 쉬푸의 익숙한 동작은 혼돈과 전쟁의 공포 속에서 자신을 지탱하는 일종의 생존 방식이기도 하다.
폭격은 일상처럼 반복된다. 달이 지나고 해가 바뀌어도 포성은 멈출 줄 모른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죽음과 가족·친지를 잃은 생존자들의 오열은 전쟁의 잔혹상을 가감없이 드러낸다.
모든 상황들이 지금의 이란 전쟁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어쩌면 중국이 만든 전쟁 영화 '용식당'은 이란 전쟁 상황을 보여주는 작은 창과 같은것인지도 모른다.
특히 어린이들이 희생되는 장면은 올해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당시 남부 지역의 여자초등학교가 폭격을 받아 160명 이상의 어린이가 숨진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어른들이 일으킨 전쟁에서 무고하게 희생되는 아동들. 20여 년 전 이라크에서 벌어진 전쟁의 참상이 2026년 이란에서 되풀이되고 있다는 사실을 영화는 사람들에게 각성시키고 있다. 실제 엔딩자막에서 감독은 "매일 스무명이 넘는 아동이 전쟁으로 희생되고, 전세계의 약 20% 어린이가 전쟁에 영향을 받는다"고 강조한다.
주인공 쉬푸는 평범한 요리사다. 돈을 벌어 빚을 갚고 무사히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 유일한 소망이다. 그러나 쉬푸는 전쟁의 공포에 신음하는 사람들을 외면하지 못한다. 중국인 요리사 쉬푸는 저항세력에 붙잡혀 테러 교육을 받는 아이들을 목숨을 걸고 사지에서 구해낸다.
영화 '용식당'의 중국인 주인공은 미국과 이라크 저항세력 중 어느 한쪽의 편도 들지 않는다. 누군가를 무조건 악마화하지도 않고, 폭력을 폭력으로 되갚은 방식에도 반대한다. 다만 어린이들이 무고하게 희생되는 전쟁을 배격하고 테러리즘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쉬푸는 미군에 체포돼 감옥 생활을 하기도 하고, 무장 저항세력에 붙잡혀 죽을 고비를 맞기도 한다.
전쟁의 성격이나 정치적 논리를 규정하려 하기보다 전쟁이라는 인류의 폭력 속에서 희생되는 아동과 약자, 평범한 서민들에게 카메라의 앵글을 맞춘다. 가족을 그리워하고 고향에 가고싶어 하는 병사들의 모습까지 담아내며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영화 '용식당'의 스크린에는 20년의 격차를 둔 이라크 전쟁과 이란 전쟁의 일그러진 형상이 절묘하게 오버랩된다.
어떤 면에서 '용식당'은 강자가 약자를 구하는 할리우드 전쟁영화의 단골 소재처럼 '중국 영웅'의 서사를 담고 있다. 그래서 이 영화의 스크린 깊숙한 어느 한 곳에서는 주선율(애국심과 집단의식을 고취) 영화의 느낌도 배어난다.
하지만 생계를 위해 낯선 땅에 건너간 중국인이 현지 주민들과 협력하고 연대하는 스토리는 할리우드 영화와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영화 '용식당'은 약자와 약자가 협력해 또 다른 약자를 지켜내는 이야기다. 이 대목은 연결과 협력, 공생을 강조하는 미·중 대치 국면에서 중국의 글로벌 전략을 암시하는 듯하다.
영화의 모티브는 실존 인물 류레이의 경험에 바탕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미국의 이라크 전쟁 발발 약 3년 뒤인 2006년 이라크 바그다드에 건너가 중국 음식점 '차이니즈 드래곤(중국 용식당)'을 열고 현지에서 음식점을 운영했다. 전쟁터 한복판에서 식당을 운영한 중국인의 경험을 영화 이야기로 풀어낸 것이다.
할리우드의 단골 영역인 전쟁영화를 중국이 제작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반전과 평화를 핵심 메시지로 내세워 인류애적 차원에서 전쟁의 폭력성을 고발하고 있다는 점이 특히 눈길을 끈다. 10월 국경절 연휴 박스오피스 3위에 올랐으며 호주, 일본, 싱가포르, 미국, 캐나다 등 해외에서도 상영됐다. 이 영화는 일찌감치 2027년 제99회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 부문 중국 대표작으로 선정됐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베이징 특파원 ch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