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중국 사회가 27일 AI 확산과 일자리 충격을 체감했다.
- AI 랩 영상과 영화까지 등장하며 인간의 불안과 소외가 커졌다.
- 중국 정부는 고용 보호와 소득 재분배 해법 마련에 나섰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베이징 특파원= 아침에 눈을 뜨고 잠자리에 들 때까지 온통 인공지능(AI) 세상이다. 식사를 하면서도, 커피를 마시면서도 AI 이야기가 빠지는 법이 없다. 상하이와 선전 증시에서도 AI 섹터가 단연 화제의 중심이다. 고용 시장에는 AI의 일자리 공습이 하루가 다르게 위세를 더해가고 있다.
27일 베이징의 한 음식점에서 점심을 함께하던 기자는 "AI가 없으면 뉴스가 안 된다"고 말했다. AI가 기술 혁명의 주체로서 세상 전체를 빠르게 바꿔가고 있다는 얘기였다. 시간이 갈수록 인간은 AI에 주눅 들고, AI 때문에 일과 생활에서 아웃사이더로 밀려나는 상황이 목전에 전개되고 있다.
이날 중국 인터넷에는 바이트댄스 창업자 장이밍이 음료기업 회장을 제치고 중국 최고 부자에 오른 사실이 뉴스로 전해지면서 화제를 뿌렸다. 틱톡의 중국판인 더우인과 AI 서비스 더우바오 등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의 성장세가 부의 지형도까지 바꾼 것이다.
오늘날 AI는 기업 경쟁력의 원천으로서 부를 창출하는 화수분이며, 기업의 존망까지 좌우할 역량을 가지고 전 사회적으로 무소불위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문제는 AI와 AI 자본이 위세를 떨칠수록 일반 직장인과 대중의 입지는 갈수록 옹색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중국 인터넷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끈 뮤지컬 형식의 AI 랩 영상 '과래인(过来人)'은 AI 시대 현대인들의 불안과 쓸쓸한 소외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약 4분여 짜리 영상은 공개 직후 조회수 1억 회를 돌파하며 공전의 흥행몰이를 했다.

두보를 비롯한 역사 속 인물과 전설 속 주인공들이 한을 토해내 듯한 격정적인 운율로, 대변혁의 AI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비애를 노래한다. AI 시대 취업 문턱에서 좌절하고, 취업 후에도 혹독한 경쟁에 내몰리며, 해고의 불안에 시달리는 현실이 노랫말에 배어있다.
역사 속 인물들의 입에서 랩으로 쏟아지는 절규에 가까운 대사들은 단순한 풍자가 아니다. AI 기술혁명의 시대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천 년 전 사람들과 다르지 않은 걱정과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 거기다가 지금은 AI와 일자리 전쟁까지 치러야하는 상황이다. AI 랩 영상 '과래인'을 감상한 뒤 씁쓸한 여운이 남는 이유다.
영상은 AI 시대 현대인들이 느끼는 불안과 피로감을 가감없이 드러낸다. 랩 공연을 지켜보는 영상 속 AI 관중들과 노란색 유니폼의 AI 택배기사는 바쁜 AI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자화상이다. AI의 효율성과 생산성 앞에서 인간의 노동 가치는 점점 더 무색해지고 AI발 고용 충격도 갈수록 정도를 더해가고 있다.
중국 극장가에서는 지난 23일 전 과정이 AI 기반으로 제작되고 인간 배우는 한 명도 등장하지 않는 장편 영화 '삼성퇴: 미래의 과거'가 영화 사상 최초로 당국의 허가를 받아 개봉했다. 이날 중국의 한 영화인은 자신의 SNS에 "극장가가 AI에 점령당했다"는 글을 남겼다.
영화사들은 AI 배우와 계약을 맺고 있으며, AI 디지털 아티스트들도 영화·TV 제작 시스템에 대거 진출하기 시작했다.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제작된 단편 드라마 12만8000편 가운데 93%를 AI가 제작했다. 이러다보니 유명 배우들에게도 출연 제의가 뚝 끊겼다. AI 때문에 수백만 명이 종사하는 연기 산업이 도태될거라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셈이다.
AI 기술혁명으로 일자리를 잃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경쟁자인 AI'에 집단적으로 저항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중국의 '국민 고추장' 브랜드 라오간마(老干妈)가 인력을 90%나 줄였다며 AI를 활용한 생산과 효율성을 내세운 홍보를 했다가 세간의 거센 저항에 부딪혔다.

누리꾼들은 "고추장과 양념은 로봇이 먹느냐", "인간 노동자를 실직시키면 우리도 라오간마 제품을 진열대에서 사라지게 하겠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사람들이 AI와 일자리를 놓고 벌써부터 살벌한 전쟁을 벌이는 형국이다.
AI가 청년 고용을 악화시키고 소득 불평등 같은 구조적 문제를 야기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AI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은 훨씬 더 열악한 일자리로 밀려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AI 시대에 맞는 새로운 노동시장 제도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중국 정부는 AI 발전에 따른 고용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대응에 나섰다. 국무원은 10월 23일 AI 기술 발전에 적응하면서도 고용을 해치지 않는 발전 모델을 정책 방향으로 제시했다. AI가 인간의 고용 창출을 돕고 일자리의 질도 개선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학계에서도 해법을 찾기 위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칭화대 마르크스주의학과 교수는 산업 전환과 기술 고도화 과정에서 AI가 만들어내는 부와 생산성 향상의 과실을 어떻게 분배할지가 과제로 떠올랐다며 사회보장제도 개선을 강조했다.
기술의 고용 친화적 발전, 사회적 공정성, 소득 재분배, 생계 안전망 강화. 모두 맞는 얘기이고 AI 시대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다. 하지만 AI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에 대한 구제 대책이나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 따른 과실의 분배 문제를 제도화하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AI 혁명이 지어내는 그늘은 생각보다 짙고 광범위하다. AI의 일자리 공습 앞에 인간은 속수무책이다. 그렇다고 AI 기술 발전을 막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생산성과 효율 지상주의를 내세워 일자리 상실의 부담을 무조건 개인에게만 지우는 것도 능사가 아니다. AI와 인간의 조화로운 공존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할텐데, 문제는 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베이징 특파원 ch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