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22일 공소청이 출범하자 수사는 경찰·중수청으로 분산됐다
- 영장 청구와 기소 권한은 공소청에 집중됐다
- 보완수사 책임은 줄고 불기소 견제 장치는 여전히 부족하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검찰청이 문을 닫고 공소청이 출범하자 정치권은 검찰 권력을 덜어냈다고 말한다. 그러나 수사는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으로 흩어진 반면 영장 청구와 기소라는 형사절차의 두 관문은 수사 책임마저 내려놓은 공소청 한 곳에 모였다. 견제받지 않는 공소권은 수사의 세계에서 가장 무서운 최종 권력이며, 이제 국민은 수사기관과 법원 사이에 선 '제3의 권력' 공소청을 주목해야 한다.
수사의 끝은 기소다. 아무리 공들인 수사도 법정에 서지 못하면 기록철로 남을 뿐이다. 수사의 시작도 다르지 않다. 강제수사의 문은 영장이 연다. 헌법 제12조 제3항은 영장을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하도록 정하고 있다. 개정 형사소송법은 공소청 검사가 독자적으로 영장을 청구하지 못하게 했다. 하지만 경찰과 중수청이 신청한 영장도 검사가 청구하지 않으면 법원에 닿지 못한다. 수사의 입구와 출구를 모두 공소청이 지키는 셈이다.

그간 검찰이 비판받은 이유는 분명하다. 정치 사건과 부패 사건마다 무기력하다는 비판과 편파적이라는 의심이 뒤따랐다. 그 뿌리에는 한 조직이 수사도 하고 기소도 하는 구조가 있었다. 직접 수사한 사건을 불기소하면 수사 실패를 자인하는 꼴이 된다. 그러니 스스로 벌인 수사는 기소로 끝맺을 수밖에 없는 묘한 역학이 작동했다.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다시 수사해 결론을 내야 하는 부담도 컸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는 이 모순을 끊어냈다.
모순이 사라진 자리에는 새 구도가 들어섰다. 경찰과 중수청은 행정안전부에, 공소청은 법무부에 속한다. 수사하는 기관과 기소를 정하는 기관이 서로 무관하거나 때로 대립한다. 공소청은 남의 수사를 심사하는 심판석에 앉았다. 어느 나라든 검사의 본령은 기소 여부를 정하고 공소를 유지하는 데 있다. 검찰은 격하된 것이 아니다. 군더더기를 덜고 가장 순수한 형태의 공소권만 쥐었다.
보완수사권 논란도 같은 눈으로 봐야 한다. 지난 7월 국회를 통과한 개정 형사소송법은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를 없애고 보완수사 요구권과 재수사 요구권만 남겼다. 흔히 권한 축소로 읽힌다. 그러나 직접 보완수사를 하면 그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 '이만큼 수사했으니 기소해야 한다'는 내부 압력도 생긴다. 이제는 그 압력도 책임도 없다. 기록이 미흡하면 돌려보내고, 확신이 서지 않으면 불기소하면 그만이다. 결정권은 그대로인데 결정에 따르는 부담만 사라졌다.

로버트 잭슨은 뉘른베르크 전범재판에서 미국 측 수석검사를 맡았던 법률가다. 그는 법무장관이던 1940년 연방검사 회의 연설(The Federal Prosecutor)에서 "검사는 미국의 그 누구보다 생명과 자유와 평판을 좌우하는 힘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 힘의 핵심은 기소하지 않을 재량이다. 개정법은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한 기소를 법원이 공소기각할 수 있게 했다. 무리한 기소는 법정에서 걸러질 길이 생긴 것이다. 그러나 불기소는 애초에 법정에 오지 않는다. 고발인이 낼 수 있는 재정신청은 여전히 일부 범죄로 좁게 묶여 있다.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는 정치·부패 사건일수록 불기소는 사실상 최종 결론이 된다.
일본은 다른 길을 택했다. 추첨으로 뽑힌 시민 11명의 검찰심사회가 검사의 불기소 처분을 다시 심사한다. 2009년부터는 심사회가 두 차례 기소가 마땅하다고 의결하면 법원이 지정한 변호사가 공소를 제기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도쿄전력 경영진도 이 절차로 법정에 섰다. 기소하지 않을 권력에도 시민의 눈이 닿게 한 것이다.
정치권은 '검찰 해체'라는 구호에 만족하고, 국민은 개혁이 끝났다고 여긴다. 그러나 권력은 사라지지 않는다. 자리를 옮길 뿐이다. 수사는 나뉘었고 기소는 한곳에 모였다. 공소청은 격하된 것이 아니라 수사기관과 법원 사이에서 '제3의 권력'으로 올라섰다. 이 사실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이제 물어야 할 질문은 하나다. 공소청은 누구의 견제를 받는가. 기소하지 않을 권력은 소리가 없다. 그래서 더 지켜봐야 한다.

*금융·증권법 분야에서 30여 년 경력을 쌓은 추원식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대구지검 경주지청 검사로 공직을 시작해 법무법인(유) 광장에서 시니어 에퀴티 파트너로 활동하며 ECM·증권금융 분야를 이끌었다. 교보증권, 대신자산운용, 리딩증권 등 주요 금융사 고문변호사를 역임했고, 금융위원회 BDC 설립 추진 자문위원, 거래소 코넥스 이전 상장 자문위원으로 산업 현안에도 기여했다. 공무원연금공단·건설근로자공제회·한국농어촌공사 투자심의·법률 자문 등 공공·민간 영역에서 폭넓게 활동하며 서강대 대학원 등에서 자금조달과 Pre-IPO 과정을 강의해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