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중국 공산당은 22일 장정 승리 90주년 기념대회를 개최했다
- 관영매체들은 장정 정신을 앞세워 시진핑 중심 단결을 강조했다
- 당국은 5중전회와 당대회를 앞두고 반부패 사정에 속도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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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뉴스핌] 최헌규 베이징 특파원= 중국에서 요즘 부패 척결과 장정(長征) 정신이 유난히 강조되고 있다. 고위 관료들의 낙마 소식이 잇따르는 가운데 관영 언론들은 중국 공산당의 혁명(장정) 역사를 되짚으며 시진핑 국가주석을 중심으로 한 강력한 지도체제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당 기강 확립과 혁명 정신 계승을 내세우지만, 이면에는 민심을 다독이는 한편 권력 내부의 충성심을 다잡고 내년 21차 당대회를 앞두고 장기 집권의 기반을 강화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읽힌다.
중국 공산당은 이틀 뒤인 2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홍군 장정 승리 90주년 기념대회를 개최한다. 시 주석이 직접 연설할 예정이며, 당·정·군 지도부와 각계 대표 등 약 3000명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앞두고 인민일보 등 관영 매체들은 장정의 역사적 의미를 집중 조명하며 당의 강력한 지도력과 단결을 강조하고 있다.

인민일보에는 셰춘타오 중앙당교 부교장의 글이 실렸다. 1935년 마오쩌둥의 지도력 확립이 장정과 공산당을 승리로 이끌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오늘날에도 시 주석의 '핵심 지위'를 수호하고 당 전체가 이에 충성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혁명사의 교훈을 현재의 시진핑 체제와 연결한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오는 26~29일 열릴 예정인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5중전회)를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이번 회의에서는 향후 경제·사회 발전 계획과 당 관리 및 기율 강화 방안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내년 가을로 예정된 제21차 당대회를 앞두고 당 지도부 인사와 권력 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행사다.
반부패 드라이브도 거세지고 있다. 중국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최근 황치판 전 충칭시장에 대한 조사 착수와 쓰촨성 고위 인사의 낙마를 발표했다. 기율검사위는 공이 큰 고위직이든 이미 은퇴한 인사든 상관없이 부패에 연루되면 빠져나갈 길이 없다고 경고했다. 부패 당사자뿐 아니라 비위를 가볍게 다루거나 묵인하는 행위까지 처벌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현 중앙위원회 정위원 205명 가운데 35명이 부패 조사 대상에 올랐거나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직을 박탈당했다고 보도했다. 상당수는 당 중앙에 대한 불충 혐의와도 연관된 것으로 전해졌다. 반부패 사정이 단순한 개인 비리 적발을 넘어 당 지도부 내부의 권력 정비 문제로까지 확장되는 분위기다.
시 주석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부패를 도려내고 새살을 돋게 한다는 의미의 '거부생기(去腐生肌)'를 언급했다. 부패와의 전쟁은 결코 져서는 안 되는 중대한 전쟁이며, 필요하다면 병든 나무를 뿌리째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부패 처벌을 강화하고 뇌물 등 부패 범죄의 양형을 대폭 높였다.
반부패는 시 주석이 2012년 제18차 당대회를 통해 집권한 뒤 줄곧 추진해 온 핵심 정책이다. 고가 백주 선물과 공직사회의 불필요한 접대·음주를 제한하는 등 사치와 특권을 겨냥한 조치도 이어졌다.
공산당이 정치기반 안정과 연결되는 부패 척결을 정치적 생존의 문제로 여기는 데는 역사적 배경도 작용하고 있다. 명나라 말 이자성의 농민군은 부패한 왕조를 무너뜨렸지만, 통치 안정성 등의 부재로 새로운 질서를 안정적으로 구축하지 못했다.
마오쩌둥은 신중국 건국 직전 공산당도 이자성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국민당 정권의 부패가 공산당의 승리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역사적 인식도 당의 반부패 논리를 뒷받침한다.
시진핑 정권의 고강도 반부패 정책은 권력 집중과 당내 통제 강화의 수단으로 작용하는 측면도 있다. 부패한 간부를 처벌하는 것은 민심을 얻고 당의 정당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동시에 충성심을 의심받는 인사를 제거하고 관료사회를 길들이는 데도 효과가 적지 않다.
이 시점에 부패 척결과 장정 정신을 강조하고 나선 배경에는 5중전회를 앞두고 당 기강을 확립하고 지도부에 대한 충성을 재확인하는 한편, 내년 제21차 당대회 전 권력 기반을 정비하려는 의도가 작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공산당은 민심 결집과 함께 당내 이완을 차단하고 시진핑 중심의 지도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 역사적 교훈을 소환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베이징 특파원 ch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