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가정·거리 카메라가 전쟁서 첩보·공격에 쓰였다
- 러시아·우크라이나·이란이 카메라 해킹을 확대했다
- AI가 영상분석을 쉽게 해 감시 도구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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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해킹·영상 분석 쉽게 만들어…"민간 감시가 전시 첩보로 전환"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가정과 거리 곳곳에 설치된 웹캠과 보안 카메라가 전쟁에서 첩보·공격 도구로 쓰이고 있다. 인공지능(AI)이 카메라 해킹과 영상 분석을 한층 쉽게 만들면서, 안전을 위해 설치된 카메라가 적을 추적·감시하고 공격하는 수단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서로의 카메라를 해킹해 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며, 이란 전쟁에서도 카메라 해킹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이버보안 컨설팅업체 S-RM에 따르면 전 세계 인터넷 연결 카메라는 약 12억대에 이른다. 보안 시스템과 초인종, 교통 관제 장비, 베이비 모니터까지 모두 해킹 대상이 될 수 있다.
WSJ에 따르면 정보기관들은 취약한 카메라를 찾아 수백만 개의 비밀번호를 자동으로 대입하는 방식으로 침투한다. AI는 해킹을 한층 쉽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방대한 영상을 자동으로 분석해 요원들이 주시할 만한 정보와 패턴을 찾아낸다. 이 같은 분석은 종종 인간 정보분석관의 능력을 넘어선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국제 해커 조직 팀 원피스트(Team OneFist)의 크리스토퍼 코트라이트 대표는 "AI가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고 말했다.
◆ 키이우 웹캠부터 하메네이 암살까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상대 진영 감시와 새로운 공격 목표 탐색, 공격 후 피해 평가를 위해 카메라 해킹을 늘려왔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러시아가 2024년 키이우 주거지역의 웹캠을 해킹해 수도 내 표적을 찾고 미사일 공격을 조정하려 했다고 밝혔다. SBU는 2022년 러시아의 침공 이후 보안 위험이 있는 카메라 약 4만대를 찾아내 보안을 강화하거나 촬영 방향을 바꾸고 차단했다.
팀 원피스트는 전쟁 초기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잇는 케르치해협 대교의 카메라 영상을 지켜봤다. 이를 통해 러시아가 수상 공격을 막으려고 다리 아래에 동작 감지기를 설치한 사실 등을 파악해 공격 계획 수립을 도왔다.
네덜란드 정보기관들도 지난 7월 러시아 국가 행위자들이 유럽 전역의 카메라를 해킹해 군 수송 경로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현황 등을 수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은 올해 초 이란의 교통 카메라를 해킹해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암살에 쓰인 정보를 수집했다. 이란과 연계 세력은 이스라엘 카메라 수백 대를 해킹하며 맞섰다.
이스라엘 국가사이버국은 올해 이란 연계 단체들이 국가안보에 즉각적인 위험이 되는 민감한 카메라 250대 이상을 해킹했다고 밝혔다. 레바논 국경 인근 군 초소 주변 카메라와 차량 번호판 인식기 등이 포함됐다. 이스라엘 북부의 한 양계장 웹캠도 해킹돼 레바논 국경을 따라 이동하는 이스라엘 보안군을 비추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 정찰·첩보 역할까지 하는 카메라…관리 사각지대가 취약점
해킹된 카메라는 그동안 항공 정찰이나 현장 첩보원이 맡던 표적 설정과 피해 평가 역할까지 하고 있다. 잘 배치된 카메라 하나에 침투하면 표적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고, 첩보원을 침투시키는 것보다 위험도 적다.
카메라가 쉽게 뚫리는 것은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사이버보안업체 팔로알토네트웍스의 저우 쉬 수석부사장은 카메라가 정보기술(IT) 부서가 아닌 시설관리팀 등에 의해 설치·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보안 업데이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들의 일은 카메라를 달고 전원을 켠 뒤 떠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메라는 더 큰 해킹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S-RM은 지난해 랜섬웨어 조직 아키라(Akira)가 보호되지 않은 웹캠을 이용해 한 기관의 네트워크 보안을 우회한 뒤 금품을 요구했다고 보고했다. 해커가 내부망에 들어가면 저장된 파일과 이메일 계정, 다른 연결 기기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
위협정보 컨설팅업체 레코디드퓨처의 알렉산더 레슬리 국가안보 전문가는 "우리는 지금 민간 감시가 전시 정보수집으로 전환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