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HD현대중공업이 7일 누리호 5차 발사대 운용을 지원했다
- 누리호 발사대는 이송·기립·주입·관제를 통합했다
- 차세대 발사대 상세설계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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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선과 닮은 극저온 관리…차세대발사체 발사대 사업 확대 추진
[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5차 발사 성공에 큰 역할을 한 발사대 시스템을 조선사에서 제작해 주목되고 있다. 발사대 시스템은 발사체 누리호의 이송과 기립부터 추진제 주입, 발사 직전까지를 책임지는 과정으로, 이번 시스템은 HD현대중공업이 설계, 제작, 구축하고 운용했다. 수천 개의 장비와 배관, 전기·제어 시스템을 하나의 거대한 구조물 안에서 움직이게 하는 조선소의 기술이 우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8일 HD현대중공업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7일 진행된 누리호 5차 발사에서 발사대 시스템의 전반적인 점검과 운용을 성공적으로 지원했다. HD현대중공업은 발사대 설계부터 제작, 설치, 1~5차 발사에 이르는 운용 전 과정을 수행하며 우주 인프라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 선박과 발사대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 '시스템 통합'
우주 발사대는 발사체의 이송과 기립, 추진제 주입, 관제 및 최종 발사에 이르는 전 과정을 담당하는 종합 인프라다. 발사체를 단단히 지지하는 지상기계설비, 대량의 연료를 공급하는 추진제공급설비, 전체 진행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통제하는 발사관제설비가 정해진 순서와 시점에 맞춰 일사불란하게 작동해야 한다.
HD현대중공업은 2016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으로부터 누리호 발사대시스템 구축 사업을 수주해 2020년 제2발사대를 성공적으로 완공했다. 지하 3층, 지상 1층에 연면적 약 6000㎡ 규모로, 토목·건축부터 주요 설비의 설계, 제작, 설치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총괄했다.
이러한 기술적 기반은 초대형 선박이나 특수 함정, 해양플랜트 건조 과정과 판박이다. 수많은 엔진, 복잡한 배관, 전기 및 제어·통신 장비가 하나의 거대한 플랫폼 위에서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통합·검증하는 '시스템 엔지니어링' 능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용접 기법을 활용한 구조 단순화 역시 조선 기술이 빛을 발한 대표 사례다. '현대중공업그룹 50년사'에 따르면 회사는 과거 나로호 발사대 제작 당시, 러시아가 제안했던 복잡한 볼트 조립 방식의 구조를 일체형 용접 구조로 개량해 거치대 중량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공사 기간을 대폭 단축시켰다.

◆ 영하 183도의 극저온 통제…'LNG선' 운용 기술과의 접점
조선업과 우주 산업의 또 다른 접점은 바로 '극저온 유체 관리'다. LNG선이 영하 162도 안팎의 액화천연가스를 안전하게 운송하듯, 누리호는 연료인 케로신과 함께 영하 183도에 달하는 액체산소를 산화제로 사용한다. 발사대는 이 액체산소를 안정적으로 저장함과 동시에 로켓 내부로 정밀하게 주입해야 한다.
두 분야 모두 기화 현상에 대응하는 극저온 전용 저장·이송 설비와 엄격한 압력 관리가 요구된다. HD현대중공업은 LNG선 화물창의 극저온 방열 기술과 자연 기화 가스 활용 시스템을 적용해왔으며, 액체산소 주입 시 발생할 수 있는 온도와 압력 변동을 제어하는 기술을 발사대에 구현했다.
실제로 항우연과 한국조선해양 연구진이 2020년 발표한 논문도 누리호 각 단에 액체산소를 주입할 때 펌프의 공급 압력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제어 설계를 다루고 있다. 극저온 유체의 안정적 이송에 정밀한 유량·압력 제어가 수반되어야 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외에도 이륙 직전 발사체를 고정하던 지상고정장치 해제, 공급선(엄빌리칼) 분리, 고온의 화염을 식히는 초당 수 톤 규모의 냉각수 분사 등 고도의 통합 제어 기술이 정해진 시나리오에 맞춰 정밀하게 구동된다.
◆ 반복 운용 노하우 축적…차세대 발사대 사업으로 외연 확장
독자적인 발사대 기술 확보는 해외 우주 인프라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독자 발사의 자율성과 운용 유연성을 대폭 향상시킨다. 국내 발사체를 자체 발사장에서 지속해서 운용할 수 있는 지상 인프라를 완벽히 구축했다는 의미다.
특히 발사대는 발사 시 발생하는 거대한 화염과 고온, 고압 환경에 직접 노출되는 만큼, 매 발사 이후 철저한 정비와 성능 확인이 필수적이다. 이는 단순 건조를 넘어 '반복 운용'을 통한 데이터 수집과 기술 고도화로 이어진다.
HD현대중공업은 이번 5차 발사에 앞서 지난 4차 발사 과정에서 고온 화염에 노출된 발사패드와 지상고정장치를 신속히 보수하고, 각종 센서 및 제어·계측 설비를 점검해 다음 발사를 위한 성능을 입증했다.
이러한 기술적 신뢰를 바탕으로 HD현대중공업은 지난 9월 항우연이 발주한 '차세대발사체 발사대시스템 상세설계 기술용역'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차세대 발사체는 높이 약 70.8m, 중량 약 530.6톤 규모로, 기존 누리호보다 한층 대형화되는 만큼 이에 최적화된 새로운 사양의 발사대 설계가 요구된다.
회사는 이번 상세설계를 발판 삼아 향후 차세대 발사대 제작·구축 본사업 수주는 물론, 제2우주센터 개발 참여까지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상세설계 참여가 실제 발사대 제작 및 구축 사업 수주로 이어질지가 향후 우주 사업 확대의 주요 관건이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나로호와 누리호에서 쌓은 경험과 차세대 발사대 상세설계 역량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이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지속해서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chan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