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오키나와서 미 해병대원, 일본인 여성 살해혐의로 체포했다
- 미군은 7일부터 활동 중단·심야 외출 금지 조치했다
- 오키나와 반기지 여론 확산, 日정부는 재발방지 압박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 오키나와현에서 미국 해병대원이 일본인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되면서 미군기지를 둘러싼 현지의 반발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미군은 7일 정오부터 48시간 동안 오키나와 내 활동을 중단한 데 이어, 9일부터 30일간은 자정부터 오전 5시까지 심야 외출을 금지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도 미국 측에 강력히 항의하며 철저한 수사 협조와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하지만 과거에도 유사한 사건 때마다 비슷한 규제 조치가 반복됐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오키나와의 뿌리 깊은 '반(反)기지'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 다시 불붙은 '반기지' 여론..."얼마나 더 견뎌야 하나"
사건은 지난 3일 오키나와현 나하시의 한 호텔에서 발생했다. 오키나와 경찰은 호텔에서 39세 일본인 여성을 살해하고 소지품을 빼앗은 혐의로 20세 미 해병대원을 체포했다.
사건 이후 나하에서는 미군기지 철수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리는 등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현지에서는 이번 사건을 개별적인 강력 범죄로만 보기보다 오랫동안 이어진 미군기지 부담의 연장선에서 바라보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972년 5월 미국으로부터 일본으로 시정권이 반환된 이후 2025년까지 미군·군무원 등 미군 관련 인원이 연루된 형사사건은 6409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살인·강도·강간 등을 포함한 흉악범죄는 600건으로 집계됐다.
일본 국토에서 오키나와가 차지하는 면적은 약 0.6%에 불과하지만 일본 내 미군 전용시설 면적의 약 70%가 오키나와에 집중돼 있다. 범죄뿐 아니라 소음과 환경 문제 등이 반복되면서 미군기지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누적돼 온 배경이다.
지난달 13일 오키나와현 지사 선거에서 당선한 고자 겐타 신임 지사도 이번 사건에 강하게 반발했다. 고자 지사는 미군 측에 장병 규율 강화와 인권교육, 근본적인 재발 방지책을 요구하는 한편 미일지위협정(SOFA) 재검토 필요성도 제기했다.
특히 자민당 등 보수 정당 연합의 추천을 받은 고자 지사는 후텐마 비행장의 헤노코 이전에 비교적 현실적인 입장을 취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반발은 주목된다.
기지 자체의 존재를 무조건 반대하는 입장이 아닌 현 지사까지 미군의 규율과 기지 운영에 강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번 사건이 단순한 '반미' 정서를 넘어 기지 부담에 대한 주민들의 불신을 다시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오키나와의 전략적 중요성..."미군을 빼기도 어렵다"
일본 정부가 오키나와의 미군기지를 단순히 축소하기는 쉽지 않다. 오키나와는 중국과 대만에 인접한 일본 남서부의 핵심 전략 거점으로, 중국의 해양 진출과 대만해협 유사시를 염두에 둔 미일 양국의 억지 전략에서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최근 중국의 군사 활동 확대에 대응해 난세이(남서)제도를 중심으로 방위력을 강화하고 있다. 오키나와에 주둔하는 미군 역시 일본의 남서방위와 미일동맹의 핵심 전력으로 평가된다.
기지 부담을 줄이기 위한 후텐마 비행장 이전 문제도 이런 딜레마를 보여준다. 일본 정부는 후텐마 기지의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현 내 헤노코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 외 이전을 요구하는 주민들과의 입장 차이는 여전히 크다.
결국 오키나와에서는 안보를 위해 미군이 필요하다는 논리와 미군 주둔으로 인한 부담을 더 이상 감내하기 어렵다는 주민들의 요구가 동시에 존재하는 셈이다.
◆ '동맹 강화'와 '주민 신뢰' 사이 日정부의 딜레마
일본 정부로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국 측에 강력한 재발 방지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이번 사건을 매우 중대한 사건으로 규정하고 미국 측에 철저한 수사 협조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과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도 각각 주일 미국대사와 주일미군 사령관을 불러 항의했다.
하지만 미국 측에 대한 강한 항의만으로 오키나와 주민들의 불신을 해소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일본 정부가 중국 견제를 위해 미일동맹 강화와 남서지역 방위력 증강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오키나와의 전략적 중요성은 오히려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로서는 미군 주둔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그에 따른 지역사회의 부담을 어떻게 줄이고 주민들의 신뢰를 확보하느냐는 과제에 직면했다.

goldendo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