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메르츠 흔들리자 뷔스트 후계자론 커졌다
- 뷔스트는 내년 NRW 선거 승리부터 노린다
- 부드러운 이미지로 메르츠 대안으로 떠올랐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중도 우파 집권 여당인 기독민주당(CDU)이 최근 지방의회 선거에서 잇따른 참패로 궁지에 몰린 가운데 '차기 총리감'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헨드리크 뷔스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총리가 조용하게 자신의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매체는 "기민당이 선거에서 패배할 때마다 뷔스트의 존재감은 조금씩 더 커지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일 베를린과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에서 실시된 주의회 선거 직후 당 관계자들은 "뷔스트가 메르츠 총리에게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압박할 기회를 얻었다"고 내다봤다. 특히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 선거에서 CDU는 사상 처음으로 주의회 의석을 모두 잃는 참패를 당했다.
하지만 뷔스트는 움직이지 않았다. 단지 선거 다음날 기자들과 함께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 인근에서 커리부어스트를 먹는 모습이 포착됐다.

■ 내년 4월 주의회 선거 승리가 우선… 극우 정당 도전 물리쳐야
뷔스트의 '정중동(靜中動)' 행보는 메르츠 총리가 기사회생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 아니었다. 일부 당 관계자들은 메르츠의 총리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그를 '걸어 다니는 시체'라고 했다. 뷔스트는 전국 CDU 정치인 선호도 조사에서도 선두를 달리는 반면 메르츠는 최하위권으로 떨어졌다.
뷔스트에겐 필요한 것은 '때'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우선 그는 내년 4월 치러지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의회 선거를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은 독일의 16개 주(州) 가운데 인구가 가장 많다. 약 1800만명에 달한다. 독일 전체 인구의 약 5분의 1이다. 이곳에서 CDU 지지율은 약 29%로 전국 평균보다 높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도 극우정당인 독일을위한대안(AfD)의 지지율은 산업 침체를 겪고 있는 루르 공업지대를 중심으로 22%까지 치솟았다.
투칭 정치교육아카데미 원장 우르줄라 뮌히는 "CDU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총리 자리를 잃을 여유가 없다"며 "CDU는 그곳에서 매우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 메르츠 총리의 사임 거부도 부담… 우선 당 대표부터 접수?
메르츠 총리가 거듭 물러날 뜻이 없다고 밝힌 것도 부담이다.
독일에서는 총선을 새로 실시하지 않고도 총리를 교체할 수 있다. 다만 의회의 과반이 동의하는 '건설적 불신임 투표'를 통과해야 한다. 현재 기민당과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PD)으로 구성된 독일 연정은 의회에서 과반보다 불과 12석 많다. 총리를 교체하려다 자칫 정권이 무너질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이런 위험을 피하는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메르츠가 총리직은 유지하되 당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고, 뷔스트가 2029년 총선을 앞두고 그 자리를 이어받는 것이라고 FT는 분석했다.
헤르티스쿨 정치학 교수 안드레아 뢰멜레는 "현재 기민당의 분위기는 먼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선거에서 승리하자는 것"이라며 "이후 메르츠가 '나는 임기의 절반을 마쳤으니 새로운 당 대표와 차기 총리 후보에게 길을 열어주겠다'고 말하는 시나리오"라고 했다. 뷔스트를 자연스럽게 후계자로 부상시킨다는 것이다.
한 당 관계자는 "지도부는 우선 정부를 안정시키고 올 가을과 겨울만 잘 버티자는 데 이해관계를 같이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경제 성장세가 살아나면서 상황이 나아질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고 했다.
또 내년 중도에 대한 지지세가 강한 옛 서독 지역에서 치러질 다섯 차례 지방선거에서는 옛 동독 지역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고 한다.
■ '완벽한 사위감' 이미지 구축… "부드러운 킬러"
뷔스트는 그 동안 국민들에게 능력과 함께 다정한 이미지를 갖춘 인물이라는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구축해 온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3월 두 번째 딸을 얻은 그는 어린 두 딸의 아버지로 가능한 한 집에 일찍 돌아가 가족과 시간을 보내려 한다는 인상을 쌓았다. FT는 "차분하고 꼼꼼한 성격의 뷔스트는 '완벽한 사위감'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왔다"고 했다.
3년 전 뷔스트 전기를 공동 집필한 모리츠 퀴퍼는 "상대의 급소를 노리는 공격적인 행동은 뷔스트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다"며 "그는 부드러운 킬러(soft killer)"라고 했다.
네덜란드 국경 인근 도시 레데에서 태어난 뷔스트는 10대 시절 기민당에 입당했다. 지난 2000년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청년조직의 의장이 됐다. 2005년 주의회에 입성했고, 이듬해 지역 기민당 사무총장에 올랐다.
지난 2021년 당시 주총리였던 아르민 라셰트가 총리 도전에 실패한 뒤 베를린으로 자리를 옮기자 뷔스트가 그의 뒤를 이어 주총리가 됐다. 2022년 실시된 주의회 선거에서 기민당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소셜미디어를 잘 활용하고, 쾰른과 루르 지역 도시들의 올림픽·패럴림픽 유치와 자신이 19세 때 어머니를 앗아간 암과의 싸움 같은 이슈에 집중해 왔다.
뮌히 원장은 "뷔스트는 인기도 높고 젊으며 현대적인 가치관을 갖고 있고, 유모차를 미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준다"며 "그는 메르츠보다 훨씬 현재 시대와 잘 맞는 정치인"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