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양육비 선지급제에 올해 8월 말까지 8188가구에 230억9600만원을 지급했다.
- 국가 회수액은 9억9700만원에 그쳐 4957명 중 78.5%가 미회수 상태다.
- 정부는 다음달 29일 소득기준을 폐지하고 제도 보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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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수 대상 채무자 10명 중 8명꼴인 3893명 아직 미납
일부라도 납부한 채무자는 5명 중 1명꼴…회수율 21.46%
압류·추심 174건 그쳐…내달 소득기준 폐지 앞두고 회수 과제
양육비 미지급은 오랫동안 이혼한 부모 사이의 개인적 분쟁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양육비가 끊기면 그 피해는 자녀의 식비와 교육비, 의료비 등 일상 전반으로 이어진다. 뉴스핌은 양육비를 개인이 받아내야 했던 구조에서 국가가 지급과 회수까지 책임지는 체계로 변화하는 과정을 짚는다. 양육비 미지급 실태와 선지급제를 이용한 한부모의 삶, 독립법인 출범 2년을 맞은 양육비이행관리원의 역할과 과제를 3편에 걸쳐 살펴본다.
[서울=뉴스핌] 송주원·황혜영 기자 = 지난해 7월 도입된 '양육비 선지급제'를 통해 올해 8월 말까지 8000가구가 넘는 한부모 가정에 230억원 이상이 지급됐다. 선지급 체계는 빠르게 자리를 잡고 있지만 정작 비용을 부담해야 할 양육비 채무자에게서 국가가 회수한 금액은 10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회수 대상 채무자 10명 중 약 8명은 아직 선지급금을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성평등가족부와 양육비이행관리원 등에 따르면 양육비 선지급제 시행 이후 올해 8월 말까지 신청은 1만261건 접수됐다. 실제 지급 가구는 8188가구, 지급 대상 미성년 자녀는 1만2924명이다. 국가가 먼저 지급한 양육비는 총 230억9600만원이다.
양육비 선지급제는 양육비를 제대로 받지 못한 양육자에게 국가가 미성년 자녀 1명당 월 최대 20만원을 먼저 지급하고 이후 비양육 부모에게 해당 금액을 회수하는 제도다. 지난해 7~12월에는 77억3000만원, 올해 1~8월에는 153억6600만원이 지급됐다.

◆231억원 먼저 줬는데 회수는 10억원 미만…채무자 78.5% '미회수'
선지급 규모가 커진 것과 달리 국가의 회수 실적은 아직 제한적이다. 올해 8월 말 기준 양육비 채무자에게서 회수한 누적 금액은 9억9700만원이다. 전체 선지급액 230억9600만원의 약 4.3% 수준이다.
회수 대상 채무자는 4957명이다. 이 가운데 선지급금을 전액 납부한 사람은 633명, 일부를 납부한 사람은 431명이다. 한 차례라도 납부한 채무자는 총 1064명으로 전체의 21.5%에 그쳤다.
반면 한 푼도 회수되지 않은 채무자는 3893명으로 78.5%를 차지했다. 회수 대상 5명 중 약 4명에게서는 아직 국가가 지급한 양육비를 돌려받지 못한 셈이다.
양육비이행관리원은 회수 통지와 독촉, 재산조사를 거쳐 채무자의 예금과 자동차, 부동산 등에 대해 압류·추심을 진행한다. 그러나 올해 8월 말까지 압류·추심 등 강제 조치는 174건에 그쳤으며 이를 통해 회수한 금액도 1억2600만원에 머물렀다. 전체 누적 회수액의 약 12.6%다.
양육비 채무자에게는 운전면허 정지와 출국금지, 명단공개 등의 제재도 가능하다. 2024년 9월부터는 이행명령을 토대로 제재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제도가 정비됐다. 그럼에도 회수 대상자 4957명 가운데 3893명이 미회수 상태인 만큼 채무자의 소득·재산 파악부터 실제 압류·추심까지 회수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라도 선지급금을 납부한 채무자를 기준으로 평균 회수까지 걸린 기간은 약 102일이다. 현행법상 회수 통지와 독촉 과정에서 각각 30일 이상의 납부기한을 둬야 해 자발적 납부 절차만으로도 통상 100일 안팎이 걸린다. 재산조사와 압류·추심까지 진행하면 기간은 더 길어질 수 있다.
◆양육비 받을 권리 확정도 6개월~1년…한부모 71% "한 번도 못 받아"
선지급의 출발점인 법적 양육비 채권 확보도 쉽지 않다. 양육비 이행 지원 신청 뒤 법원 판결·심판·조정조서·양육비부담조서 등 집행권원을 확보하기까지 통상 6개월에서 1년가량 걸린다.
2024년 한부모가족 실태조사에서 이혼·미혼 한부모의 71.3%는 양육비를 한 번도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정기지급 양육비 채권이 있는 한부모 가운데 63.8%는 양육비를 정기적으로, 16.3%는 부정기적으로 받았다. 반면 채권이 없는 한부모의 수령 비율은 2.6%에 그쳤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이혼 약 8만8000건 가운데 미성년 자녀가 있는 부부의 이혼은 약 3만7000건으로 42.5%를 차지했다.
한부모가 자녀 1명을 위해 직접 지출하는 양육비는 월평균 58만2500원이다. 국가의 월 최대 선지급액 20만원은 이 금액의 약 34% 수준이다.
정부는 다음 달 29일부터 양육비 선지급제의 소득기준을 폐지한다. 기준 중위소득 150% 이하 가구에 적용되던 소득요건을 없애 소득과 관계없이 신청할 수 있도록 한다. 다만 양육비 채권 보유와 미지급·저액 지급, 이행확보 노력 등의 요건은 유지된다.
강승묵 가톨릭관동대 연구교수는 2025년 10월 발표한 논문 '양육비 이행확보제도의 현황과 과제'에서 양육비 미지급에 대해 "단순한 민사상 채무 불이행을 넘어 아동빈곤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며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구조적 문제"라며 "양육비 문제가 단순한 개인 간 분쟁을 넘어 국가적 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박복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8월 발표한 논문 '양육비 선지급제의 구조적 한계와 제도 개선 방향'에서 양육비 미지급에 대해 "단순한 사적 채무불이행의 문제가 아니라" 아동의 빈곤과 주거·교육·돌봄 불안정으로 이어지는 사회적 문제라며 "양육비 선지급 제도는 미성년 자녀의 최소한의 양육환경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정책적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hyeng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