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대법원은 23일 대구 미문화원 사건 피해자 손배소를 파기했다.
- 재심 면소여도 무죄 가능성 높으면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했다.
- 대법원은 소멸시효도 재심 면소 확정 시점부터 본다고 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1·2심 "면소는 배상 근거 안 돼"…시효도 완성 기각
대법, 시효 기준 2010년 아닌 재심 확정 때로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1983년 대구 미문화원 폭파사건 수사 과정에서 불법구금과 가혹행위를 당한 뒤 유죄판결을 받은 피해자들이 재심에서 면소 판결을 받았더라도,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면소는 무죄와 달리 유·무죄를 가리지 않은 채 재판을 종결하는 절차다.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23일 대구 미문화원 폭파사건 피해자와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패소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 사건은 1983년 9월 대구 삼덕동 미문화원 앞에서 폭발물이 터져 고교생 1명이 숨진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경북대 학생 박종덕 씨 등이 불법구금과 가혹행위 끝에 국가보안법·반공법·구 집시법 위반으로 유죄가 확정된 데서 비롯됐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화위)는 지난 2010년 해당 사건 수사 과정에서의 가혹수사 사실을 인정하는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고, 피해자와 유족은 재심을 청구해 원고 중 1명은 국보법·반공법 위반에 대해 무죄를, 나머지는 구 집시법 위반에 대해 면소 판결을 확정받았다.
이후 피해자와 유족은 이 재심 판결을 근거로 2020년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다만 1·2심은 국가보안법·반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가 재심에서 무죄를 받은 원고 일부의 청구만 인정했고, 구 집시법 위반 혐의로 면소 판결을 받은 나머지 원고들의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처벌 근거 법령이 폐지돼 면소된 것일 뿐 무죄가 입증된 건 아니라는 이유였다.
소멸시효(국가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와 관련해서도 1·2심은 진실규명결정이 내려진 2010년 6월 30일을 손해 인식 시점으로 보고,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일부 원고의 청구를 시효 완성으로 기각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재심 판결을 근거로 별도로 진행된 형사보상청구 사건에서 법원이 국가의 보상금 지급의무를 인정한 점 등을 근거로 "면소사유가 없었더라면 무죄판결이 선고됐을 것이라는 점에 관해 고도의 개연성 있는 증명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국가기관이 수사 과정에서 한 위법행위와 유죄판결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즉, 재심에서 면소 판결을 받았더라도 별도의 형사보상청구 사건에서 국가의 보상금 지급의무가 인정되는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면소사유가 없었다면 무죄가 선고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 입증되면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멸시효와 관련해서도 대법원은 구 집시법 위반 부분에 관한 나머지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이 재심에서 면소 판결이 확정된 시점부터 진행된다고 봤다. 진실규명결정이 내려진 2010년 6월이 아니라, 2019년 10월 재심에서 면소 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국가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을 계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재심으로 면소가 확정된 판결에 대해서도 면소사유가 없었다면 무죄 판결이 나올 수 있었다는 고도의 개연성 있는 증명이 이루어진 경우, 재심대상 유죄판결에 의한 복역 등으로 인한 손해에 관해 국가의 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는 법리를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법원(주심 오석준 대법관)은 같은 날 1949년 경찰의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총살당한 민간인 희생자 유족들이 낸 별도 국가배상 사건에서도 원고 승소 취지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소멸시효를 이유로 패소 판결이 확정된 뒤 진화위의 진실규명결정을 받은 피해자라도, 개정 과거사정리법 시행 당시 소송이 계속 중이었다면 동일한 국가배상청구를 다시 제기할 수 있다고 봤다.
올해 2월 시행된 과거사정리법 부칙 5조는 '진실규명 결정을 받은 사람(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청구기각의 확정판결을 받은 사람을 포함한다)은 이 법 시행일부터 3년 이내에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에 따라 소멸시효 완성으로 이미 패소가 확정된 과거사 사건 피해자들도 진실규명결정을 받으면 다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yek10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