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최헌규 베이징 특파원은 12일 우한을 찾아 변화를 전했다.
- 우한은 AI·로봇·자율주행으로 첨단 스마트도시로 변모했다.
- 장한로·황학루·박물관은 야간경제와 관광의 무대가 됐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베이징 특파원= 베이징 서역 광장에 서면 중국의 스케일에 다시 한번 압도감을 느낀다. 광장 양옆 길이만 수백미터에 이를 듯 펼쳐지고, 플랫폼도 스무개가 넘어 보인다. 수도 베이징의 관문 가운데 하나인 이곳에서 기자는 9월 12일 장강 중류의 경제·기술 허브로 부상하고 있는 우한으로 향하는 고속철 푸싱호 G315편에 올랐다.
오후 1시 출발한 중국 최고속 기차 푸싱호는 시속 350㎞로 질주했다. 허베이성 스좌좡과 허난성 정저우 두 곳에만 정차한 뒤 4시간이 채 되지 않아 약 1200㎞ 떨어진 우한에 도착한다. 차창 밖 기온은 31도, 객실 안은 24도. 뉴스핌 기자는 광활한 국토를 고속철도로 가로질러 중국의 또 다른 성장축으로 향했다.
이번 여정은 후베이성 공산당 선전부 주관, 후베이성 정부 문화관광부와 신화통신사 주최로 마련된 '신시대 중국 발견, 지음(知音) 후베이를 탐구하다' 미디어 투어다. 주요 언론사와 전문가, 소셜미디어 플랫폼 등 100여 곳이 참가해 나흘간 후베이성 수도 우한과 인근 도시 샹양(襄陽)의 과학기술·제조업·문화산업 현장을 둘러봤다.

'지음'이라는 말이 낯설어 우한시 관계자에게 물으니 "사람과 사람 사이의 깊은 이해와 진실한 정을 소중히 여기며, 진심 어린 우정을 나누는 영혼의 동반자 같은 의미"라고 했다. 후베이성과 우한이 내세우는 도시 정신이기도 하다는 설명이다. 춘추시대 우한 지역의 '백아와 종자기' 전설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하지만 우한에서 만난 '신시대, 새로운 중국'의 모습은 고사에 바탕을 둔 지음의 의미에만 머물러 있지 않았다. 로봇과 자율주행, 신에너지자동차와 배터리 등 첨단 제조업이 도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시리즈 ①~④회>
우한은 중국의 대표적인 혁명도시다. 1911년 신해혁명의 첫 총성이 울린 곳이자 우창 봉기가 일어난 곳이다. 중국 근현대사의 굵직한 장면마다 이름을 남겼다. 그런 우한이 이제는 인공지능(AI)과 로봇, 자율주행 기술을 앞세운 첨단 제조 스마트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 분야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베이징·상하이·선전 등 중국 1선 도시와 경쟁할 정도로 로보택시와 자율주행 관련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장강을 따라 자동차와 배터리, 로봇 등 첨단 제조업 생태계가 형성되면서 우한은 장강 중류의 산업·기술 허브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우한의 신기술 단지 '광밸리(光谷)'는 이른바 '우한의 꿈'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다.
우한의 또 다른 얼굴은 동호(東湖)에서 만났다. 규모만 해도 항저우 서호의 약 10배에 달한다는 거대한 호수다. 이곳을 찾은 기자에게 동호는 '우한의 작은 바다'처럼 느껴졌다.
동호 주변은 중국 현대 외교의 생생한 현장이기도 하다. 2018년 4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비공식 정상회담을 열고 호숫가를 함께 산책했다.
당시 중국과 인도는 국경 문제로 관계가 악화된 뒤 전략적 소통을 통해 관계 안정을 모색하고 있었다. 시 주석이 모디 총리에게 우한 홍차를 소개하는 모습도 화제가 됐다.

토요일인 12일 해가 저물자 우한의 또 다른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중국 5대 상업거리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우한의 번화가 장한로 보행가는 이른 저녁부터 행인들로 붐볐다. 장한 보행로는 1.6㎞ 길이의 해방대로와 장강변 연강대도로 이어지는 우한의 대표적인 상업거리이자 국가급 야간문화·관광·소비 집중 거리다.
100년 전 개항기 한커우의 번화가였던 역사적 건축물 사이로 귀금속 매장과 식당, 찻집들이 불을 밝혔다. 우한 사람들이 즐겨 먹는 러간면을 파는 가게와 찻집에서는 '분주하면서도 느긋한' 도시 우한의 또 다른 분위기가 느껴졌다.
2026년 들어 금값이 출렁이는 상황에서도 대형 귀금속 기업들의 장한로 매장에는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가격이 떨어지면 저가 매수에 나서고, 오를 때는 상승세에 베팅하는 중국 소비자들의 투자 성향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우한의 명소 황학루 역시 밤이 되자 새로운 모습으로 얼굴을 바꿨다. 오후 7시 30분 야간 개장한 황학루는 조명을 활용한 공연과 미디어쇼를 통해 누각에 얽힌 역사 이야기를 풀어냈다. 오래된 문화유산을 밤의 관광 콘텐츠로 바꿔 역사 스토리와 소비를 결합하는 중국의 야간경제 전략이 눈에 들어왔다.
다음 날인 13일 찾은 후베이성박물관에도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유구한 역사와 문화 전통을 간직한 인구 5800만 명이 넘는 후베이성의 인문적 자부심을 보여주듯 박물관 규모와 전시품도 방대했다.
중국에서 박물관은 단순한 유물 전시 공간이 아니다. 문명의 성취와 근현대사의 기억을 함께 보여주며 역사교육과 애국심을 강조하고 국가와 사회에 대한 가치관을 전달하는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때마침 박물관에서는 러시아 '크렘린의 진귀한 보물전'도 열리고 있었다. 16~17세기 러시아 제국의 화려한 장식품과 생활용품이 전시돼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가까워지는 흐름을 문화 현장에서 보여주는 장면으로도 읽혔다.

박물관 입장은 무료지만 관람객들은 전시관 한편에 설치된 AI 해설 앱을 50위안에 구입해 마치 공부하듯 전시관을 꼼꼼히 둘러봤다. 한 참관객은 AI 해설 앱을 구입해 1시간 30분 동안 관내를 둘러본 뒤 "역사책 한 권을 읽은 것 같다"고 관람 소감을 털어놨다.
후베이성 우한은 과거 혁명의 기억을 품은 도시에서 AI와 로봇이 산업 현장을 움직이고, 밤이 되면 역사문화 공간이 소비와 관광의 무대로 모습을 바꾸고 있다. 우한의 변화는 단순히 오래된 도시가 겉옷을 갈아입고 외양만 새로 단장하는 것이 아니다.
장강이라는 거대한 물길을 따라 축적된 제조업 기반 위에 AI·로봇과 첨단 자율주행 기술을 얹고, 역사와 문화를 관광산업으로 연결하고 야간경제를 꽃피우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혁명의 도시 우한은 지금 장강 중류의 첨단 스마트 허브 도시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베이징 특파원 ch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