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경제 경제일반

속보

더보기

[파리에서 만난 한국의 전통] ④ "좋은 술인데 알고 보니 한국산"…TN GLOBAL이 그리는 미래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AI 핵심 요약

beta
분석 중...
  • 김태은 TN GLOBAL 대표가 11일 한국 전통주의 유럽 확산을 말했다
  • 그는 파리 바와 레스토랑에서 자연스러운 소비를 목표로 했다
  • 현지화·물류·비용 장벽을 넘어야 시장이 커진다고 봤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소주 넘어 전통주로…프렌치 레스토랑·바까지 유통망 확대
칵테일·페어링으로 현지 소비자 접점…"경험 만드는 게 중요"
시장 아직 형성 초기…수입 넘어 판매처 확보·반복 주문 과제
 

김치와 장류, 전통주 등 한국의 전통 먹거리가 미식의 수도 파리에서 새로운 맛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인마트와 한식당을 넘어 현지 대형마트와 백화점 식품관까지 한국 식품을 만날 수 있는 공간도 넓어졌다.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15년, 한국의 맛은 프랑스인의 식탁에 얼마나 가까워졌을까. <뉴스핌>은 파리 현지의 식당과 수입·유통업체 등을 직접 찾아 한국 전통식품의 현재를 살펴보고, 유럽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식문화로 자리 잡기 위한 가능성과 과제를 짚어본다.

[파리에서 만난 한국의 전통] 기획시리즈 5부작

① 간장 수출 1년 새 3배로…프랑스 식탁 파고드는 'K-발효'
② "현지인 일상으로"…FTA 15년, 넓어진 K-푸드 진열대
③ "된장도 와인처럼 '떼루아' 있다"…프랑스가 빠진 '발효의 맛'
④ "좋은 술인데 알고 보니 한국산"…TN GLOBAL이 그리는 미래
⑤ "K-푸드 열풍, 수출로 이어가려면"…aT 파리지사장이 본 유럽시장

[프랑스=뉴스핌] 김기랑 기자 = "프랑스 소비자가 단순히 '한국 제품이라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브랜드인데 알고 보니 한국 제품이었다'고 느낄 수 있는 수준까지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프랑스에서 한국 전통주를 수입·유통하는 김태은 TN GLOBAL 대표가 그리고 있는 K-전통주의 미래다. 한식당이나 한국 관련 행사에서만 만날 수 있는 술이 아니라 파리의 레스토랑과 바에서 자연스럽게 주문하는 하나의 주류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11일 프랑스 파리 인근에 위치한 TN GLOBAL 사무실에서 만난 김 대표는 "파리에서 한국 제품을 특별히 찾아다녀야만 만나는 것이 아니라 좋은 레스토랑과 바, 백화점, 약국, 매장 등 일상적인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발견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태은 TN GLOBAL 대표 [사진=TN GLOBAL] 2026.09.22 rang@newspim.com

TN GLOBAL은 한국 제품과 브랜드를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시장에 소개하고 현지 수입·유통과 시장 개발을 하는 업체다. 김 대표는 2019년부터 유럽 제품을 한국에 소개하는 사업을 해오다 한국 제품을 유럽에 알리는 사업으로 영역을 넓혔다. 현재는 한국 화장품과 주류를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식품과 패션 분야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특히 한국 제품이 해외에서 '가성비 좋은 제품'으로만 소비되는 것을 넘어 개별 브랜드의 철학과 품질, 디자인과 기술력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제품도 단순히 가성비를 앞세우기보다 각각의 브랜드가 가진 철학과 품질, 디자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자체가 하나의 프리미엄 가치로 받아들여지는 단계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 "파리 바에서 한국 술 한 잔"…한식당 밖으로 나가는 전통주

한국 전통주의 현지화를 위해 TN GLOBAL이 주목하는 것은 소비자가 술을 처음 접하는 '경험'이다.

지난해와 올해 팝업 행사와 프랑스 미식 행사 '라 리스트(La Liste)'에서는 한국 주류를 활용한 칵테일을 선보였다. 유자를 활용한 술은 칵테일뿐 아니라 슬러시 형태로 제공했다.

김 대표는 "전통주라는 이름만 들었을 때는 다소 낯설게 느끼던 분들도 자신에게 익숙한 칵테일이나 시원한 음료 형태로 접하면 훨씬 자연스럽게 맛과 향을 경험했다"며 "한국 전통주를 알리는 데에는 제품 자체를 설명하는 것뿐 아니라 '어떻게 경험하게 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한국 전통주를 반드시 한식과 묶을 필요도 없다고 봤다. 제품 특성에 따라 프렌치 요리와 페어링하거나 식전주와 디저트주, 칵테일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TN GLOBAL] 2026.09.22 rang@newspim.com

한국에는 쌀과 곡물을 기반으로 한 발효주부터 과실주와 증류주까지 다양한 종류의 술이 있다. 원료와 제조 방식뿐 아니라 맛과 향, 알코올 도수도 제품마다 달라 프랑스의 다양한 식문화와 연결할 여지가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제품의 특성에 따라 프렌치 요리와 페어링하거나 식전주, 디저트주, 칵테일 등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며 "이런 가능성을 제대로 보여준다면 단순히 '한국 음식과 함께 마시는 한국 술'을 넘어 하나의 새로운 주류 카테고리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3~5년 뒤 기대하는 모습도 파리의 평범한 바에서 한국 술을 자연스럽게 만나는 것이다.

그는 "지금은 한국 술을 마시려면 한식당이나 특정 한국 관련 행사를 찾아가야 하는 경우가 많지만, 앞으로는 프렌치 레스토랑의 주류 리스트에서도 한국 전통주를 발견하고 일반 바에서도 한국 술을 활용한 시그니처 칵테일을 자연스럽게 주문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 소주는 알지만 전통주는 아직…프랑스 시장 형성 '첫걸음'

다만 이런 목표까지 가기 위해 넘어야 할 문턱은 여전히 높다.

프랑스에서 한국 술 자체가 생소한 것은 아니다. K-팝과 한국 드라마, 영화 등의 영향으로 소주는 이미 한국을 대표하는 술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약주와 과실주 등 다양한 한국 전통주로 범위를 넓히면 상황은 다르다. 현지에서 판매되는 제품이 많지 않고 소비자도 제품의 종류나 마시는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김 대표는 "소주를 제외한 다양한 한국 전통주는 아직 시장 형성의 아주 초기 단계라고 보고 있다"며 "안정적으로 반복 주문이 발생하는 판매처가 많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사진=TN GLOBAL] 2026.09.22 rang@newspim.com

이어 "제품을 한 번 소개하는 것보다 소비자가 실제로 주문하고 판매처에서 다시 재주문이 일어나게 만드는 과정이 훨씬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 양조장에서 생산한 전통주가 프랑스 소비자에게 도달하기까지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현지 수입업체가 제품을 발굴한 뒤 장거리 운송 과정에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지와 보관 방식, 유통기한 등을 살핀다. 이후 첨가물과 성분, 알코올 도수, 용량, 라벨뿐 아니라 병과 캡, 박스 등 포장재 관련 유럽 규정도 확인한다.

계약과 운송, 통관을 마치면 현지 창고를 거쳐 레스토랑과 판매처로 공급된다. 문제는 그 이후다.

김 대표는 "제품을 프랑스에 들여오는 것보다 그 이후가 더 어렵다고 느낀다"며 "아직 한국 전통주에 대한 인지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직접 레스토랑과 바, 주류 관계자에게 제품을 설명하고 시음을 제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격 부담도 있다. 술은 유리병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국제운송비가 상대적으로 높고, 시장 초기에는 소량 수입이 많아 병당 운송비가 더 커질 수 있다.

프랑스에 도착한 뒤에는 주류 종류와 알코올 도수 등에 따른 주세와 20%의 부가가치세(TVA), 통관 대행료와 창고 보관료, 현지 배송·유통비 등이 추가된다. 레스토랑과 바의 운영비와 마진까지 더해지면 소비자가 접하는 가격은 한국보다 높아질 수 있다.

다만 김 대표는 가격을 낮추는 것만으로는 해법이 되기 어렵다고 봤다. 잔 단위로 부담 없이 경험하도록 하거나 음식과 페어링해 제품의 맛과 가치를 먼저 이해시키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태은(오른쪽) TN GLOBAL 대표 [사진=TN GLOBAL] 2026.09.22 rang@newspim.com

◆ FTA로 열린 시장…다음 관문은 '소비자 선택 받기'

한·EU FTA를 통해 제도적인 시장 접근 여건이 마련됐더라도 실제 소비시장을 만드는 것은 또 다른 과제다.

김 대표는 FTA 발효 전후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전제하면서 "제도적으로 시장에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는 것과 실제로 소비자에게 선택받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제품을 수입하고 통관하는 것은 필요한 절차와 규정을 제대로 준비하면 진행할 수 있다"면서도 "그 이후 소비자가 그 술을 알고, 한 번 맛보고, 다시 찾게 만드는 과정은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전통주 시장이 형성되는 초기 단계에서는 양조업체와 현지 수입업체뿐 아니라 정부와 수출지원기관의 역할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우선 유럽 수출 과정에서 요구되는 성분·첨가물과 라벨, 포장·폐기물 기준 등을 국가·시장별로 정리해 제공하고 전문가 검토를 지원한다면 작은 양조장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태은(오른쪽) TN GLOBAL 대표 [사진=TN GLOBAL] 2026.09.22 rang@newspim.com

현지 수입·유통업체가 새로운 제품을 소량으로 들여와 시음이나 레스토랑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초기 물류비나 시장 테스트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시장 반응이 확인되면 이후 민간의 정상적인 거래와 반복 주문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는 "한국에서 좋은 술을 만들고, 현지 수입업체가 시장을 개척하며, 정부가 시장이 형성되는 초기 단계의 위험과 비용을 함께 나누는 구조가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TN GLOBAL이 목표로 하는 것도 결국 '수출' 자체가 아니라 현지에서 살아남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다.

김 대표는 "한쪽의 제품을 다른 쪽에 단순히 전달하는 중간상이 아니라, 양쪽 시장을 이해하고 실제 거래와 장기적인 브랜드 성장으로 연결하는 파트너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rang@newspim.com

※ 공동기획 :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촌경제연구원·뉴스핌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사진
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