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정부가 21일 농지 전수조사 후속조치를 논의했다.
- 투기성 취득·중대 위반은 처분명령으로 엄단한다.
- 관행 임대차·휴경은 농지은행 위탁으로 합법화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실경작자에게 우선 재임대…임차농 퇴거 방지
불법 전용 농지도 부담금 납부하면 사후 추인
특별법 연내 제정 추진…실제 제재는 내년부터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정부가 농지 전수조사에서 확인된 위반 사례 가운데 투기 목적의 농지 취득은 처분명령 등으로 엄단하되, 농촌의 관행적인 임대차와 휴경은 농지은행 위탁을 통해 합법화하기로 했다. 농지를 빌려 농사짓던 기존 임차인이 쫓겨나지 않도록 기존 임대차 관계를 유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농지 투기를 차단하기 위한 전수조사가 고령농과 상속농, 임차농의 영농 기반까지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제재 대상을 투기성·중대 위반으로 좁히고 나머지 위반에는 정상화 기회를 주기로 한 것이다. 다만 현행법에는 위반 농지에 대한 처분을 경감할 근거가 없어 구제 방안을 시행하려면 별도의 특별법이 필요한 상황이다.

◆ 거짓 영농계획·농업법인 투기 등은 처분명령
농림축산식품부는 21일 열린 당정협의회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농지 전수조사 추진상황 및 향후 조치계획'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지난 5~7월 행정정보와 항공사진을 활용한 기본조사를 마치고 지난달부터 현장 확인 중심의 심층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아직 실제 위반 여부나 투기 농지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
이번 논의는 농지 전수조사가 본격화된 이후 농민들 사이에서 강제 처분·매입이라는 반발이 확산하자 이를 진화하기 위한 취지로 진행됐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도 농지 전수조사를 언급하며 "'아버지가 농사를 짓다가 힘들어서 이제 농사를 못 짓는 것인데 강제로 팔라는 말이냐'라고 항의를 한다"며 "그러나 이는 진실이 아니다. 오히려 정부가 매입해 도와줄지언정 제재 대상이 되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윤원습 농식품부 농업정책관도 이번 조치계획에 대해 "조사의 취지와 목적 등에 대한 설명과 홍보가 충분하지 않아 현장에서 여러 불안과 우려가 제기됐다"며 "농업 현장의 불안과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기존 원칙을 구체화한 후속 조치 방향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엄단하기로 한 대상은 실제 농사지을 의사 없이 시세차익이나 개발이익, 보상금 등 재산상 이익을 목적으로 농지를 취득·소유한 경우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거짓 영농계획서를 제출해 농지를 취득한 뒤 무단으로 휴경하거나 불법 임대한 사례, 농업법인이 농지를 취득해 부동산업을 경위한 경우 등이 대표적이다. 경매 등을 통해 농지 공유지분만 취득한 뒤 직접 농사짓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임대한 경우도 포함된다.
농식품부는 농지 취득 당시 영농 의사가 있었는지를 위성·항공사진과 경작 형태, 지분 소유 구조 등 여러 정황을 토대로 판단할 방침이다.
이에 관해 윤 국장은 "거짓·부정 취득인지는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지 않는 이상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각종 정황을 종합해 행정처분을 내리고, 이후 지방정부의 청문 과정에서 당사자의 소명이 충분하다고 판단되면 행정처분은 철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 투기 사례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농지를 122명이 각각 농사짓겠다며 취득했지만, 항공사진 등을 확인한 결과 한 사람이 전체 농지를 경작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농지 공유지분을 157명이 나눠 취득하고, 마을 주민 한 사람에게 농사를 맡긴 채 개발에 따른 시세차익을 노린 것으로 조사됐다.
윤 국장은 "이런 경우는 사회 통념상 누가 보더라도 농사지을 의사가 없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이를 판단할 수 있는 각종 데이터도 확보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부는 거짓·부정한 방식으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은 사실이 확인되면 농지법에 따라 처분명령을 내릴 계획이다. 농업진흥지역에 야영장이나 야적장 등 설치가 제한된 비농업용 시설을 조성한 중대한 불법 전용에도 원상회복 명령을 내리고, 필요하면 처분명령을 함께 부과한다.
다만 현재는 조사 단계로, 위반 여부가 확정되거나 처분의무가 통지된 사례는 없다. 소유자의 소명 등 추가 절차도 필요한 만큼, 정부는 연말까지 심층조사를 벌인 뒤 내년부터 후속 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윤 국장은 "현재는 투기 유형이 지역별로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는지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하기 어렵다"며 "연말까지 진행되는 심층조사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확정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 기존 임차관계 유지…농지은행 거쳐 합법 임대차로 전환
농촌에서 오랫동안 이어져 온 관행적 임대차는 농지은행을 통해 합법적인 임대차로 전환한다.
농업인끼리 편의상 농지를 바꿔 경작하거나 부모가 자녀에게 농지를 증여한 뒤 계속 농사짓는 경우, 마을 내 여러 농지를 한 농민이 모아 경작하는 경우 등이 대상이다. 소유자가 해당 농지를 농지은행에 위탁하면 기존 임차인이 계속 농사짓도록 우선 임대한다.
윤 국장은 "농지은행에 위탁하면 기존 경작자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임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며 "기존 임대차 관계는 그대로 유지하되, 농지은행을 통해 합법적이고 공식적인 임대차 관계로 전환해 주겠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런 처분을 맡은 농지의 처분을 유예해 전수조사를 계기로 토지주가 농지를 회수하면서 임차농이 영농 기반을 잃는 일을 막을 방침이다.

미등기 상속 등으로 소유자가 불분명한 농지는 행정청이 대리 경작자를 지정하거나, 재산세 납부자 등이 대표로 농지은행에 위탁하도록 한다. 여러 사람이 공유한 농지는 투기 목적이 아니라면 지분 과반의 동의를 받아야 농지은행에 맡길 수 있다.
상속농지는 현행법상 1헥타르(ha)까지 개인 간 임대차가 가능하다. 상속받은 농지가 1ha를 넘는데도 전체를 개인 간 임대한 경우에는 초과분을 농지은행에 위탁하도록 안내하고 계도한다.
임차농 퇴거를 막기 위한 임대차 특별 정비기간은 오는 11월 15일까지 연장한다. 소유 기간이 3년 이상인 농지를 이 기간 농지은행에 위탁하면 보완조사 대상에서 제외하고, 임대차 관계를 적법하게 정리할 계획이다.
◆ 고령농 휴경도 처분 유예…불법 전용 38년 만에 양성화
고령이나 질병, 농지 매각 지연 등으로 발생한 휴경에도 자진 복구나 농지은행 위탁 기회를 준다.
상속·이농 농지나 고령농 소유 농지, 매수자를 찾지 못해 방치된 농지 등이 대상이다. 소유자가 직접 농지를 복구해 경작하기 어렵다면 농지은행에 관리권을 맡길 수 있다. 농지은행은 풀베기나 경지 정비 등을 거쳐 농지를 다시 활용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든 뒤 다른 농민에게 임대한다.
맹지나 경사지 등 경작 여건이 나쁜 농지는 농지은행이 농지기능을 복구하거나 영농형 태양광 등에 활용하는 방법을 검토한다. 다만 정부도 경작이 어려운 농지에서 영농형 태양광을 추진하는 방안은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이에 대해 윤 국장은 "경사지에서 영농까지 병행하면서 태양광을 해야 할지, 아니면 일반 태양광으로 활용할지 숙의가 필요한 지점"이라고 언급했다.

과거 허가 없이 시설을 설치한 불법 전용 농지에는 농지봊전부담금을 부과한 뒤, 사후 전용을 추인하는 방식으로 38년 만의 양성화를 추진한다. 전수조사가 시작된 올해 5월 18일 이전 완공됐고 농지법과 다른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 시설이 대상이다.
농업용 시설에는 부담금을 면제하거나 감면하고, 공공·비농업용 시설에는 부담금을 감면하지 않거나 중과할 방침이다. 비닐하우스나 버섯재배사로 신고한 뒤 식당이나 태양광발전시설로 사용하는 등 위반 의도가 명백한 경우네는 본래 용도에 맞게 바로잡도록 자진 정비 기간을 준다.
이미 임야처럼 변해 농지기능을 상실한 토지는 실제 이용 상태에 맞게 지목을 변경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다만 지목 변경이 곧바로 개발행위 허용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 현행법상 구제 근거 없어…특별법 통과가 관건
정부는 처분 유예와 불법 전용 농지의 사후 추인 근거를 담은 특별조치법을 올해 안에 제정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1분기 특별법을 시행하고 위반 유형별 세부지침을 마련한 뒤 내년 2분기에는 농지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현행 농지법에는 전수조사에서 확인된 위반사항에 대해 처분을 유예하거나 경감할 근거가 없다.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정부가 제시한 관행적 임대차와 휴경 농지 구제 방안도 시행하기 어렵다.
이를 두고 농식품부 관계자는 "특별조치법 제정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며 "당정 간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에 입법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처분 유예 기간과 자진 정비 기간은 법안 마련 과정에서 확정한다. 정부는 무기한 처분을 유예하는 것은 농지법의 원칙과 맞지 않는 만큼 공청회 등을 통해 적정 기간을 정한다는 방침이다.
농지은행 역할 확대에 필요한 예산 증액도 검토한다. 맞춤형 농지지원 예산은 올해 1조8077억원에서 내년 정부안 기준 2조2617억원으로 늘리고, 농지연금 예산은 2766억원에서 3444억원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농지 가격 급락과 농지은행의 낮은 매입가가 농민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정부는 전수조사와 가격 하락의 직접적인 연관성에는 선을 그었다.
윤 국장은 "올해 1~7월 농지 실거래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하락했지만, 전수조사를 시작한 이후인 5~7월만 보면 전년 동기 대비 2.4% 하락해 감소 폭이 둔화했다"며 "농지은행 매입가격은 공시지가와 지가지수 변동분 등을 반영한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정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전수조사 결과를 토대로 현행 농지법의 임대차·휴경 허용 기준도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방침이다. 국가데이터처 표본조사상 전체 농지의 임대차 비중이 47%에 이르는 등 경자유전 원칙을 바탕으로 설계된 법과 농촌 현실의 간극이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윤 국장은 "1996년 제정된 농지법으로는 현재 상황을 충분히 담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며 "제정 이후 30년이 지난 시점에서 농지법 전반을 재검토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r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