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사회 법원·공소청·중수청

속보

더보기

[기고] 아직도 갈 길이 먼 노란봉투법의 법적 문제들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AI 핵심 요약

beta
분석 중...
  • 노동조합들이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후 원청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했고 분쟁에 돌입했다.
  •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계약외사용자성 기준과 단체교섭·협약 범위 등 해석 지침 재검토 필요성이 커졌다.
  • 원청-하청 간 체결되는 단체협약의 효력과 형사처벌 적용 범위 등 다수 쟁점이 남아 안정적 노사관계 형성까지 과제가 크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홍정모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이른바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개정 노동조합법')이 시행된지 약 4개월이 지났다. 다수의 하청업체 노동조합이 원청사업주를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하였고, 그 중 일부는 단체교섭권 확보를 위한 분쟁절차에 돌입하였다. 노동위원회는 원청사업주의 노동조합법 제2조 제2호 후단의 사용자성('계약외사용자성')을 인정하는 결정을 다수 내어 놓고 있고, 원청사업주는 노동위원회의 판정에 따라 단체교섭을 준비하는 한편, 노동위원회 판정의 정당성을 법원에서 다시금 판단 받고자 하는 움직임도 아울러 보이고 있다.

개정 노동조합법을 둘러싼 논란은 아직 초기 단계이고, 현재까지의 주된 쟁점은 계약외사용자성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의 문제였다. 그러나 계약외사용자성의 판단 기준은 현재까지도 모호한 상태에 놓여 있고(결국 법원 판결에 의해 정리되어야 할 것이다), 아직 우리에게 다가오지 않은 많은 법적 모호성이 노동조합법에는 산재해 있다. 여기서는 향후 개정 노동조합법을 적용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도래할 수 있는 법적인 문제점들에 대해 다소 두서없이 언급하고자 한다.

첫째, 노동위원회의 판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모호한 계약외사용자성의 판단 기준이다. 현재까지 계약외사용자성의 판단기준은 구 노동조합법 하에서 다수의 하급심 판결들을 통하여 형성되어 왔고, 고용노동부의 개정 노동조합법 해석지침(이하 '해석지침')은 이러한 기존 법리들을 중요한 전거로 하고 있다. 노동위원회 역시 현재까지는 개별 사건에서 이러한 기존 법리들 및 해석지침에 기초하여 계약외사용자성을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대법원 2026. 5. 21. 선고 2018다296229 전원합의체 판결은 개정 전 노동조합법 하에서는 노동조합법상 사용자는 명시적, 묵시적 근로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자에 한정되고,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실질적 지배력을 갖는 자에게까지 확대될 수 없다고 판단하여 기존 법리를 부정하였다. 이처럼 전원합의체 판결이 기존 법리를 부인한 이상, 그간 선고되었던, 계약외사용자성을 인정하는 하급심 판결들은 필연적으로 파기환송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고, 기존 법리 및 이를 중요한 전거로 삼아 발간된 해석지침에 대해서도 재검토의 필요성이 제기될 것으로 생각된다.

홍정모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사진=법무법인 화우]

둘째, 실제 단체교섭 과정에서의 교섭범위 확정의 문제이다. 현재까지 많은 하청업체 노동조합들은 원청사업주를 상대로, 상대적으로 계약외사용자성이 인정되기 용이하다고 판단한 산업안전 관련 의제들을 중심으로 단체교섭을 요구하여 왔으며, 노동위원회 역시 산업안전 의제에 관하여는 원청사업주에게 계약외사용자성이 인정된다는 결정을 반복적으로 내어 놓고 있다. 그러나 계약외사용자성의 인정에 따라 실제 하청 노동조합과 원청사업주가 단체교섭에 돌입하게 될 경우 하청 노동조합이 단순히 산업안전에 관한 의제들만을 교섭의제로 제시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으며, 실제 교섭과정에서는 산업안전 이외의 다른 교섭의제에 관한 계약외사용자성의 인정과 관련된 의견충돌 및 분쟁이 반복될 우려가 있다.

이에 더하여, 산업안전 의제만을 제시한다고 가정하더라도 모든 법적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노동조합법 제2조 제2호는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ㆍ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도 그 범위에 있어서는 사용자로 본다."고 규정하여, 법문언상 명백히 근로조건에 관하여 계약외사용자성이 인정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안전의 범주에 속하는 의제라고 하더라도, 가령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관한 직접적 교섭의제가 아니라 원청사업주와 하청업체 노동조합 간의 권리의무에 관한, 이른바 단체협약의 채무적 부분에 해당하는 교섭의제의 경우에는 단순히 산업안전 범주에 속하는 의제라는 점만으로 원청사업주의 계약외사용자성이 인정된다고 불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셋째, 단체협약의 효력 문제이다. 원청사업주와 하청업체 노동조합 간의 단체교섭의 결과로 단체협약이 체결된다고 하더라도, 그 구체적인 내용 중에는 하청업체의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도 있을 수 있고, 근로자의 근로조건과는 관련 없는 내용이 있을 수도 있다. 후자의 사항들에 대하여 법적으로 원청사업주의 계약외사용자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단체교섭이 원만히 진행되어 단체협약이 체결된다고 하더라도 그 내용 중 근로자의 근로조건과는 관련 없는 내용에 관한 부분을 노동조합법이 인정하는 '단체협약'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대법원은 단체협약을 "노동조합이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와 근로조건 기타 노사관계에서 발생하는 사항에 관한 합의를 문서로 작성하여 당사자 쌍방이 서명날인한 것"으로 개념하고 있는데(대법원 2018. 7. 26. 선고 2016다205908 판결), 단체협약의 이름을 가지더라도 그 내용 중 근로자의 근로조건과 관련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원청사업주는 계약외사용자의 지위를 가지지 않으므로, 동 부분에 관한 합의를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에 체결된 합의라고 볼 수 없다는 해석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실천적으로는 단체협약의 불이행을 법적으로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노동조합법 제92조 제2호는 단체협약의 특정한 내용을 위반한 자를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그 중에는 '시설ㆍ편의제공 및 근무시간중 회의참석에 관한 사항' 같이 근로조건과 관련 없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내용에 대해서 애초에 원청사업주에게 개정 노동조합법상 사용자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원청사업주와 하청업체 노동조합이 체결한 단체협약 중 이와 같은 부분을 노동조합법상 단체협약이라고 볼 수 있는지, 따라서 위반을 이유로 형사처벌할 수 있는지에 관한 문제가 향후 쟁점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생각된다.

지금까지 서술한 내용들은 개정 노란봉투법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법적 쟁점들을 망라한 것도 아니고, 단지 필자가 가지고 있는 의문점들 몇몇을 두서없이 나열한 것에 불과하지만, 개정 노동조합법은 단순히 하청업체 노동조합과 원청사업주 간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자 하는 법으로 그 의미를 축소할 수는 없음은 명확하다. 개정 노동조합법은 원하청간 노사관계를 전면적으로 규율하며, 아직도 해결해야 하는 수많은 법적 쟁점들이 산적해 있다. 개정 노동조합법의 안착 및 안정적인 원하청 노사관계의 형성을 위하여 갈 길은 아직도 아득하기만 하다고 보인다.

 


홍정모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 2023 서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경영전문석사)
• 2016-현재 법무법인(유한) 화우
• 2016 제5회 변호사시험 합격
• 2016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 2010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 2002 한영고등학교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사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y2kid@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사진
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