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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LH 분리 논의, 공공주택 공급체계·국가균형발전 전략 동시에 흔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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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핵심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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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토지주택공사 기능 분리 논의가 제기되고 있으나 이는 조직 개편을 넘어 국가 주거정책과 국토 운영 전략의 실행 기반을 건드리는 문제다.
  • 2009년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 통합은 택지개발과 주택공급 간 시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선택이었으며 통합 구조는 공급 시점 조정과 시장 대응력을 확보하는 기반이 됐다.
  • 기능 분리 시 토지개발과 주택공급 연계 구조가 약화돼 지역균형발전 정책 실행력이 저하될 수 있으므로 구조 해체보다 거버넌스 강화를 통한 기능 재정렬이 필요하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박환기 전 거제시 부시장

공공주택 정책을 둘러싼 구조 개편 논의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중심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의 기능 분리 문제가 있다. 일부에서는 조직 비대화와 내부 통제 문제를 근거로 토지개발과 주택공급 기능 분리를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안은 조직 개편의 범주를 넘어 국가 주거정책과 국토 운영 전략의 실행 기반을 건드리는 문제다.

박환기 전 거제시부시장

필자는 지방 행정과 도시정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공공주택 공급이 지역 구조를 어떻게 바꾸는지 직접 확인해 왔다. 공공주택 공급체계는 토지 확보, 공공택지 개발, 기반시설 구축, 주택 건설, 공급과 관리로 이어지는 연속된 정책 프로세스로 구성된다.

이 체계는 주거 안정에 그치지 않고 국토 공간 구조 재편과 직결된다. 인구 감소와 산업 재편이 동시에 진행되는 현 시점에서 공공주택 정책은 정주 기반 유지와 인구 재배치 전략을 떠받치는 핵심 수단이다.

2009년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의 통합은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해소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분리 체계에서는 택지개발과 주택공급 간 시차가 발생했고, 이는 미분양 증가와 재정 부담 확대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통합 이후 구축된 수직적 통합 구조는 토지 비축, 개발, 공급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 공급 시점 조정과 시장 대응력을 확보하는 기반이 되었다. 이 통합 구조는 조직 개편을 넘어 공공주택 정책의 실행력을 회복하기 위한 제도적 전환으로 평가할 수 있다.

현재의 분리 논의는 이러한 구조적 맥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운영상의 문제를 구조 개편으로 대응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내부 통제 실패는 거버넌스 영역에 속한다. 감사 체계 강화, 책임 구조 명확화,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 확보를 통해 개선해야 할 사안이다. 구조를 분리하는 방식은 원인과 처방 간 연결성이 낮다.

이 논의가 지역소멸 대응과 국가균형발전 전략에 미칠 파급효과는 작지 않다. 현재 대한민국은 수도권 집중 심화와 지방 인구 감소가 동시에 진행되는 구조적 전환기에 있다. 지방 중소도시와 산업도시는 인구 유출, 주택 수요 감소, 상권 위축이 맞물리며 정주 기반이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

공공주택 공급은 주거 제공을 넘어 인구 유입을 유도하고 지역 생활 기반을 유지하는 정책 수단이다. 혁신도시, 산업단지, 국가 전략사업과 연계된 주거 공급은 지역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경남의 경우 이 구조는 더욱 선명하게 나타난다. 진주시를 중심으로 형성된 혁신도시는 공공기관 이전과 함께 주거 수요가 형성되었고, 이에 대응하는 공공주택 공급이 도시 기능 유지의 기반이 되었다. 진주는 서부경남의 행정·산업·교육 기능이 결합된 광역 거점 도시다.

이 구조에서 공공주택 공급은 광역 생활권 형성의 핵심 인프라로 작용한다. 사천, 남해, 하동 등 인접 지역과 연결된 생활권 내에서 주거 안정이 확보될 때 인구 이동이 유지되고, 지역 경제의 순환 구조가 형성된다.

기능 분리가 이루어질 경우 이러한 연계 구조는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토지개발과 주택공급이 서로 다른 기관으로 나뉘면 사업 조정 과정이 복잡해지고 공급 시점이 지연될 수 있다. 특히 민간 개발 참여가 제한적인 지역에서는 공급 지연이 곧 정주 기반 약화와 인구 유출 가속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필자는 지방 행정 현장에서 이러한 공급 지연이 지역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반복적으로 확인해 왔다. 공공주택 공급체계의 연속성이 훼손될 경우, 그 영향은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렵다.

지역균형발전 정책은 선언이 아니라 투자와 공급 구조를 통해 구현되는 체계다. 공공주택은 그 핵심 축이다. 이를 수행하는 기관의 기능을 분절하는 것은 정책 수단의 실행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분리 이후의 실행 구조에 대한 설계가 충분히 제시되지 않은 점도 문제다. 사업 조정 메커니즘, 재원 배분 구조, 정보 공유 체계에 대한 구체적 구상 없이 구조 개편이 이루어질 경우, 정책 집행 과정에서 비효율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 공공주택 공급은 개별 사업의 집합이 아니라 프로세스 중심의 통합 운영 체계이기 때문이다.

공공주택 정책의 핵심은 공급의 적시성과 시장 안정성이다. 이를 위해서는 토지 공급과 주택 공급 간 연계성, 사업 일정의 통합 관리, 수요 대응형 공급 전략이 유지되어야 한다. 통합 구조는 이러한 요소를 지탱하는 제도적 기반이다.

현 구조의 개선 필요성은 분명하다. 내부 통제 강화, 책임 체계 정비, 외부 감시 장치 확충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방향은 구조 해체가 아니라 기능 재정렬에 있다. 통합의 틀을 유지하면서 거버넌스를 강화하는 접근이 현실적이다.

공공주택 공급체계는 국가 주거 안정과 국토 균형발전의 핵심 인프라다. 이를 분절하기보다 정교하게 다듬는 접근이 필요하다. 통합의 원리를 유지한 채 책임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재설계해야 한다.

박환기 전 거제시부시장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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