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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빙하미술관과 만난 이이남의 디지털아트,'시간의 숲' 거닐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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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핵심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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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주 빙하미술관이 4월 18일 이이남 개인전 '재생 중인 기억'을 개막했다.
  • 고전 회화에 디지털 영상을 결합해 시간과 기억의 반복을 구현했다.
  • 10월 25일까지 몰입형 전시로 가족 관람객을 맞이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강원도의 새 랜드마크 빙하미술관, 이이남의 '재생중인 기억'전 개최
-고전회화와 디지털 미디어 결합해 기억과 시간이 반복·재생되는 작품 공개
-정지된 산수, 움직이는 이미지로 확장‥ 시간의 흐름 체험하는 전시

[원주=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지난해 개관해 강원도 지역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부상한 빙하미술관과 한국을 대표하는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Lee Lee Nam)이 만났다.

원주시 지정면의 빙하미술관(관장 심형금)이 두 번째 기획전시를 지난 4월 18일 개막했다. 세계를 무대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b.1969)의 대규모 디지털아트전 '재생 중인 기억'(On Repeat; Memory)이다. 이이남의 독특하고 환상적인 디지털아트는 서울에서는 자주 접할 수 있지만 원주에서 작가의 대표작과 신작, 장소특정적인 설치미술이 두루 선보여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단위로 즐기기 좋은 새롭고 입체적인 전시가 빙하미술관에서 펼쳐져 지역 관람객을 손짓하고 있다.

[원주=뉴스핌] 원주 빙하미술관의 '이이남 재생중인 기억'전을 위해 작가가 새롭게 구현한 미디어아트 영상설치 '기운생동 87마리의 새'. Media, 가변설치, Beam Projector(4ea) 5min 30sec. 2025 [사진=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 2026.04.25 art29@newspim.com

이번 전시의 기획은 아트컨설팅사인 아셀아트컴퍼니(대표 김수현)가 맡았다. 아셀아트는 작년 9월 빙하미술관에서 세계적인 미디어아트 거장 알도 탐베리니(1930~2020)의 대표작 등을 모아 공식개관전 '블랙을 넘어: 빛 시간 그리고 기억'전을 기획한 바 있어 이번이 두번째 기획이다.

'이이남 재생 중인 기억(On Repeat; Memory)'전은 단순히 눈으로 보는 전시가 아니다. 빙하미술관 여러 전시실에 작가가 작심하고 부려놓은 첨단 디지털 아트 속으로 들어가 체험하고, 느끼며 차분히 명상도 해보는 '몰입형 전시'다. 이이남 작가는 이번에 기억과 시간이 반복되고 재생되는 구조를 시각화한 작업들을 대거 선보이고 있어 이번 개인전은 한마디로 '시간을 걷는 전시'라 할 수 있다.   

오는 10월 25일까지 계속되는 이이남의 이번 개인전은 인간의 뇌리에 겹겹이 축적된 기억과 그 시간이 다시 떠올려지는 순간에 주목한 작품들이 다양하게 나왔다. 작가는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고전 회화에 디지털 영상을 결합해 서로 다른 시간의 장면들을 하나의 화면 안에서 절묘하게 교차시키고 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빙하미술관의 '이이남 재생중인 기억'전에 출품된 '기운생동 87마리 새'. Media, 가변설치, Beam Projector (4ea) 5min 30sec. 2025 [이미지 제공=이이남 스튜디오] 2026.04.25 art29@newspim.com
 

이이남은 정지된 회화를 움직이는 이미지로 확장하며, 과거의 화면과 풍경을 오늘의 감각 속에서 다시 인식하고 경험하도록 만든다. 즉 과거 이미지와 현재의 시선, 반복과 흐름으로서의 시간을 교차시키면서 중첩된 시간의 층위를 하나의 장면으로 드러낸다. 이는 단순한 재현을 넘어, 과거의 이미지가 현재의 감각 안에서 끊임없이 변주되고 새롭게 작동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디지털 기술을 통해 시간과 기억의 중첩이 어떻게 구현되고 확장되는지를 탐색한다.정지된 회화가 움직임을 획득하는 과정 속에서 기억 역시 고정된 대상이 아닌, 지속적으로 재생되고 갱신되는 상태로 제시된다. 관람자는 반복되고 재구성되는 이미지의 흐름 속에서 개인의 기억과 현재의 감각이 맞물리는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빙하미술관의 시그니처인 얼음꽃 형상의 대형 조형물을 지나 미술관 1전시실로 들어서면 이이남이 구현한 드라마틱한 디지털 판타지의 세계를 마주하게 된다. 이번 개인전을 위해 특별히 재구성한 미디어 설치 '기운생동 87마리 새'(2025)란 작품이다. 넉대의 빔프로젝터가 투사하는 새와 꽃의 현란한 움직임이 정적인 고전 회화 이미지에 움직임을 더하며 '살아있는 이미지'로 재탄생했다.

[서울=뉴스핌] 원주 빙하미술관의 이이남 개인전 '재생중인 기억'에 출품된 고향 영산강의 풍경을 미디어아트로 표현한 작품 '고향의 빛'.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6.04.25 art29@newspim.com

5분30초짜리 이 공감각적 영상작품에 빠져든 후 발길을 돌리면 '고향의 빛'이란 그윽한 작품이 관람객을 기다린다. 작가가 나고 자란 고향 영산강에 드리운 붉은 석양과 뽀얀 달빛이 물결에 따라 찰랑찰랑 움직이며 서정적 풍경을 만든다. 이이남이 가슴에 오롯이 품고 있는 고향이란 이런 정경이겠구나 하고 상상하게 한다. 관람자는 두 점의 마주하는 작품을 통해 단순한 이동이 아닌 '시간 속을 통과하는 신묘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어 빙하미술관의 메인 전시실에는 작가의 대표작들이 대거 내걸렸다. '인왕제색도', '신-단발령망금강', '황묘농접도', '맹호도' 등 조선의 전통회화를 기반으로 한 작업들이 현대적 풍경과 결합되며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장면을 연출한다. 그중에서도 '인왕제색도-사계'(2009)는 겸재 정선의 걸작인 안개 낀 인왕상 그림를 디지털 매체로 재해석해 사계절의 순환을 통해 시간성과 움직임을 부여하고 있다. 정지된 산수에 새로운 생동감을 더한 작가의 대표작이다.

'신-단발령망금강'(2009)은 겸재가 바라보았던 금강산의 옛 풍경을 오늘의 시선으로 다시 사유한 55분짜리 영상작품이다. 개발로 변화한 자연환경과 남북 분단이라는 현실을 반영하며, 더 이상 닿을 수 없는 자연의 기억과 현대의 도시 풍경이 교차해 이채롭다. 이들 두 작업은 고전 산수가 지닌 이상적 풍경과 동시대 현실간 간극을 드러내면서 전통 회화를 오늘의 맥락 속에서 새롭게 재구성하고 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원주 빙하미술관의 '이이남 재생중인 기억'전에 출품된 작품 '민화-병풍'. 5개의 미디어 스크린을 가로로 연결한 대형 작품으로 12분 55초짜리 영상이 상영된다. 2018. [이미지 제공=이이남스튜디오] 2026.04.25 art29@newspim.com

이이남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잘 알려진 고전 회화 뿐 아니라 서양의 클래식 회화도 과감히 차용한다. 이를테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걸작 '모나리자'의 정지된 화면에, 디지털 매체를 이용해 움직이는 이미지로 확장한 작품이 그 예다. 이번 전시에 이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고전에서 차용한 인물과 풍경은 화면 속에서 미세하게 움직이고 변형되며 서로 다른 시대의 이미지가 하나의 장면 안에서 교차한다. 고전의 시간과 현재의 시간이 한 화면 안에 공존하며 자유롭고 막힘 없이 변주되는 것이 이이남 작업의 특징이다.

전시 후반부에서는 고전 이미지를 팝아트적 감각으로 변형한 작업과 도시적 공간 연출이 등장하며 동시대 소비사회와 일상의 감각을 환기시킨다. 전통 이미지가 현대적 시각 언어로 전환되는 과정 속에서, 관람자는 과거와 현재가 뒤섞인 동시대적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원주=뉴스핌] 원주 빙하미술관 초대로 대규모 작품전 '이이남 재생중인 기억'전을 개막한 이이남의 미디어아트 신작 '입체산수: 금강전도'. 부조처럼 입체감을 살린 산수풍경 사이로 미디어 아트가 반짝이며 대비를 이루는 작품이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6.04.25 art29@newspim.com

작가는 이번에 '입체산수: 금강전도(2026)'라는 신작도 선보이고 있다. 동아시아 산수화의 고전적 풍경을 출발점으로 삼아 평면회화에 머물렀던 산수를 릴리프(부조)구조와 영상매체를 통해 입체로 새롭게 확장한 실험적인 작업이다.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 속 산세는 이이남의 이번 작품에서 하나의 시점에 고정된 풍경이 아니라, 층층이 분절되고 돌출되며 현실의 공간 안으로 들어온다.

입체로 표현된 산과 계곡 사이로 폭포가 디지털 아트에 의해 운동감을 갖고 쉼없이 낙하하고 있다. 작가는 "고전산수가 지닌 관조의 거리감을 보다 가까운 감각으로 끌어들여 본 것으로, 이번에는 입체 위에 아크릴로 산수를 그렸는데 다음에는 도자작품으로 구현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화를 변주한 '책가도 연작'(2026)은 조선후기 화가 이택균의 '책가도'를 디지털 미디어로 재해석한 인터랙티브 작품이다. 도자기, 화초, 붓통, 한지 등 책가도의 전통적 요소들 사이로 이이남의 디지털 이미지와 동시대적 시각언어가 배치돼 새로운 감각의 움직이는 책가도로 변주됐다. 중앙의 경대 속 거울은 인터랙티브 장치를 통해 관람자의 얼굴을 비추도록 설계돼 관람객 또한 작품 속 구성요소임을 발견하게 한다. 이렇듯 과거 지식의 체계와 현재의 자아가 한 화면 안에 중첩되면서 전통민화 책가도는 '기억과 시선, 존재가 교차하는 동시대적 사유의 장'으로 확장된다.

1전시실 마지막에는 1층에서 2층으로 이어지는 대형 인터랙티브 작업 '미래가 된 산수'(2026)가 스펙타클하게 구현됐다. 두개 층에 걸쳐 넓고 길게 펼쳐진 이 미디어 설치작품은 레이어드된 샤 스크린과 레이저, 안개, 미러오브제, LED 월이 결합된 첨단 작업이다.

작가는 인간의 뇌리에 간직된 생물학적 기억과 디지털 흔적을 중첩해 새로운 풍경을 제시하고 있다. 언어, 기록, 이미지, 데이터가 기억의 구조 안에서 축적되며 보이지 않는 존재의 지형을 만들어내는 다층적 구조를 동양산수의 시선으로 새롭게 재창출했다. 사공도의 '이십사시품'의 사유에서 출발한 '형상 밖에 벗어나 중심에 서 있다'는 문장이 프로젝션으로 투사되고, DNA 염기서열과 고서에서 추출된 문자들이 폭포처럼 장대하게 쏟아지는 공간 속을 이동하며 관람객은 '산수'개념을 풍경의 재현이 아닌 '사유의 장'으로 경험하게 된다. 

[원주=뉴스핌] 원주 빙하미술관을 이끄는 심형금 관장이 이이남 작품전 '재생중인 기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6.04.25 art29@newspim.com

전시 후반부에서는 미국 작가 에드워드 호퍼의 '바다가 보이는 방'을 바탕으로 실내와 바다 사이의 낯선 경계를 오늘의 감각으로 재구성한 '바다가 보이는 방'(2022)과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을 기반으로 그림 속 인물들이 시간 속에서 나타났다 사라지는 식으로 재구성한 '밤샘하는 사람들'(2015)을 볼 수 있다. 호퍼 작품의 진중한 이미지를 팝아트적 감각으로 변형한 작업과 도시적 공간연출이 등장하며 동시대 소비사회와 일상의 감각을 환기시킨 작업이다. 

전시관람을 끝낸 뒤 워크숍 공간으로 향하는 통로에는 도시 지하철을 연상시키는 공간이 펼쳐진다. 이이남이 제안한 시간 여행을 마치고, 다시 현실로 돌아가는 감각을 경험하도록 구성한 공간설치 작품이다. 이어지는 '빙하 카페'에서는 AI 기술로 재편집된 오드리 헵번의 영화 장면이 현재의 시점으로 재구성돼 상영되며, 전시의 이미지와 시간의 개념이 미술관 전체 공간으로 확장된다. 이이남은 작품이 전시공간에만 머무르기 보다는 일상의 공간까지 이어지며 하나의 경험으로 작동하도록 했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미술전문기자= 원주 빙하미술관의 '이이남 재생중인 기억'전에 구현된 이이남의 장소특정적 미디어아트 설치 프로젝트 '미래산수' 2026. 미디어, 빔 프로젝트(6 units), 아크릴미러, 패브릭 등. [이미지 제공=이이남 스튜디오, 아셀아트컴퍼니] 2026.04.25 art29@newspim.com

빙하미술관의 이번 이이남 개인전은 이처럼 서로 다른 장면과 리듬을 따라 이어지는 다층적 공간구조로 구성됐다. 미술관 외부 얼음꽃 조형물이 들어선 수공간에는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를 차용한 작가의 조각 두점이 설치돼 마침표를 찍고 있다. 관람객은 이동의 과정 속에서 이미지의 반복과 변형을 경험하며, 하나의 서사를 따라가기 보다 감각적으로 축적되는 '시간의 흐름'을 차분히 체험하게 된다. 이이남의 '재생중인 기억 On Repeat; Memory'전은 오는 10월 25일까지 계속된다. 월요일 휴관.

▲이이남 작가는?= 1969년 전남 담양에서 태어나 조선대학교 조소과와 대학원을 졸업했다. 연세대학교 영상예술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조선대학교에서 미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작가는 자연의 현상과 삶의 감각을 담아낸 고전회화를 디지털 영상으로 재해석하며, 정지된 이미지에 새로운 시간성과 생동감을 부여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디지털로 재탄생한 그의 작품은 전통과 현재, 기술과 인간, 예술과 대중 사이를 가로지르며, 서로 다른 영역이 만나는 지점을 새롭게 구성한다.

[원주=뉴스핌] 강원도 원주의 빙하미술관에서 대규모 작품전을 개막한 이이남 작가가 자신의 조각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6.04.25 art29@newspim.com

벨기에, 독일, 카타르, 미국(뉴욕), 중국, 싱가포르, 프랑스, 영국 등 국내외에서 개인전과 그룹전을 개최했고 2016년 부산비엔날레에서는 Google의 VR 틸트 브러시(Tilt Brush)를 활용한 협업전시를 선보였다. 특히 벨기에 겐트의 유서깊은 교회인 세인트 제이콥교회에서 미국의 미디어 아티스트 빌 비올라와 2인전을 갖기도 했다. 같은 해 베니스비엔날레에서도 전시를 진행했고, 2018년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서는 디지털 병풍 '평화의 길목'을 선보이며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맞물려 예술의 공공적 역할을 확장했다. 2019년에는 테이트 모던에서 초빙 전시를 개최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원주 빙하미술관에서 개막한 이이남 개인전에 출품된 '인왕제색도', 2009. Media, 가변설치, Monitor 55min [이미지 제공: 이이남 스튜디오] 2026.04.25 art29@newspim.com

이이남의 작품은 인천국제공항, 벨기에 지브라스트라트미술관, 국립중앙도서관, UN 본부, 샌프란시스코 아시아 미술관, 중국 수닝예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5분의 미학', '뿌리들의 일어섬' 등 주요 연작을 통해 동양적 생명관과 창작의 근원을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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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스로픽·오픈AI 'AI 감속론'의 속내는?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앤스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가 지난주 12일 내놓은 인공지능(AI) 개발 감속론에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와 xAI 모회사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CEO가 잇달아 동조했다. 경쟁 관계인 3사 수장이 최상위 모델의 성능 개선 속도를 늦추자는 데 공개적으로 뜻을 같이한 것은 처음이다. 다만 업계의 시선은 감속 선언에 붙은 조건에 쏠린다. 아모데이 CEO의 제안이 자발적 제동에 머물지 않고 정부 규제 요구와 한 묶음으로 제시됐다는 점에서다. 업계에서는 규제를 동반한 감속은 개방형 모델과 후발 주자의 진입로를 좁히기 위함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달 오픈AI·앤스로픽의 개방형 제한 로비가 '사다리 걷어차기' 논란을 부른 데 이어 같은 구도가 감속론을 매개로 되풀이된 양상이다. 3사만 속도를 늦추면 개방형이 격차를 좁히는 결과만 남는 만큼 개방형까지 같은 규제에 묶어야 감속이 성립한다는 셈법이 규제 요구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3단계안과 부속 조치 아모데이 CEO의 에세이 '우리는 프론티어(최상위 성능 모델)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3단계 구조로 짜여있다. 1단계는 앤스로픽이 단독 이행을 약속한 조치로 제3자 평가 기관에 내부 위험평가팀에 준하는 상시 접근권과 평가 결과 공개권을 준다. 같은 의무를 다른 개발사에도 지우도록 정부에 요구하는 내용이 함께 붙어 있다. 2단계는 미국 최상위 모델 개발사 전체에 대한 정부 규제를 기본으로 삼되 입법 지연에 대비해 개발사 간 자발적 기준 마련을 병행하는 내용이고 3단계는 국제 공조다. 앤스로픽이 스스로 지는 부담은 평가자 수용에 그친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의 개인 웹사이트에 게시된 에세이 'We Must Pace the Frontier' 갈무리 [사진=아모데이 CEO 개인 웹사이트] 2단계에 함께 담긴 부속 조치들이 개방형 진영을 자극했다. 아모데이 CEO는 중국과의 격차 이상으로 감속하면 안보 위험이 생긴다며 반도체 수출통제 강화와 무단 증류(한 모델의 출력으로 다른 모델을 훈련하는 기법) 단속, 가중치(모델이 학습한 결과를 담은 핵심 수치) 도난 방지를 요구했다. 표적은 중국이지만 다른 모델의 출력을 훈련에 활용하는 증류가 널리 쓰이는 개방형 생태계에서는 무단 증류의 규제 범위를 넓게 잡을 경우 통상적인 모델 개발 기법까지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 개방형 진영의 우려다. ◆개방형 추격과 감속 딜레마 감속 주장의 '저의'를 따지기에 앞서 살펴야 할 것은 규제를 동반한 감속 주장이 나온 배경이다. 개방형의 추격 속도가 아모데이 CEO에게 규제 없는 감속을 허용하지 않는다. AI 모델 이용 중개 플랫폼 오픈라우터에 따르면 미국 이용자가 요청한 토큰 처리량 가운데 개방형 비중은 작년 9월 26%에서 지난달 60%로 높아졌다. 유럽연합 이용자의 개방형 비중도 같은 기간 16%에서 65%로 상승했다. 가성비로 시장을 파고드는 개방형 모델 앞에서 3사만의 감속은 점유율 양보와 다르지 않다. 앤스로픽의 공동창립자인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 [사진=블룸버그통신] 폐쇄형 3사만 속도를 줄이면 개방형과의 성능 격차가 좁혀지는 시간만 짧아진다. 기술 우위로 높은 기업가치를 떠받치는 회사가 스스로 감속을 선언하는 것은 자기 약화에 가깝다. 에세이에는 자기 약화를 피하는 장치가 들어 있다. 아모데이 CEO는 훈련 중단이 아니라 안전 검증 시간 확보가 목적이라고 했다. 감속 대상은 외부 공개 모델의 역량 향상 속도이고 내부 연구는 제약에서 비켜난다. 폐쇄형은 공개 시점만 조절하면 되지만 공개 자체가 사업 방식인 개방형은 공개를 늦추면 남는 것이 없다. 규제를 동반한 감속이 개방형에 지우는 부담은 준수 조건에서 한층 커진다. 아모데이 CEO가 제시한 제3자 평가자 상주 방식은 모델을 자사 서버에 두고 API로 제공하는 구조에서만 작동한다. 누가 쓰는지 확인하고 위험한 사용을 감시하며 접근을 차단하고 문제 모델을 서비스에서 내리는 일은 서버를 통제하는 개발사만 할 수 있다. 가중치를 공개한 개발사는 수정·재배포된 복사본을 회수할 방법이 없다. 해당 조건이 강제되면 개방형은 결국 존재 방식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진입장벽 논란과 '규제 포획' 공방 앤스로픽이 6월 내놓은 규제 프레임워크의 적용 기준도 논란이다. 훈련 연산량이 10의 25제곱 플롭을 초과하고 연간 AI 매출 5억달러 또는 연구개발비 10억달러가 넘는 기업을 대상으로 삼는다. 소규모 개발사는 면제되는 구조지만 문제는 기준선을 넘는 순간부터다. 문턱을 넘자마자 비용과 기간을 가늠하기 어려운 승인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면 투자자와 창업자로서는 문턱 아래 머무는 편이 합리적 선택이 된다. 소규모로 남는 것은 허용하되 대형사로 성장하는 길은 막는 면제 조치가 된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사진=블룸버그통신] 백악관에서 감속론을 공개 비판한 인사는 데이비드 색스 대통령 과학기술 자문 공동의장이다. 색스 공동의장은 감속 선언 다음 날인 13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 "다리오가 프론티어 속도를 조절하자고 썼고 샘이 동의했다. 그렇게 해라. 당신들이 프론티어다"고 했다. 두 회사가 점유율·매출·성능 어느 기준으로 봐도 최상위 모델 시장을 사실상 둘이 나눠 갖고 있으니 남을 규제할 것 없이 스스로 늦추면 된다는 논리다. 감속의 대가로 원하는 규제 틀을 얻으려는 시도는 규제 포획(규제가 기존 강자의 이익 보호 수단으로 변질되는 것)에 해당한다고 했다. 색스 공동의장의 규제 포획 비판은 지난달 아모데이 CEO와의 엑스 공방에서 이미 구체화된 바 있다. 당시 그는 앤스로픽이 요구하는 사전 심사 체제를 'AI를 위한 차량국(DMV)'에 빗댔다. 모델을 내놓을 때마다 정부 시험과 승인을 기다려야 한다면 대응 인력과 자금을 갖춘 대형사만 대기열을 견디고 후발 주자는 출시 자체가 늦어진다는 논리다. 안전을 명분으로 한 심사 요건이 기존 강자에게 유리한 경쟁 규칙으로 굳어진다는 지적이 감속론에서도 되풀이된 셈이다. ◆반독점 면제 요청 문턱 규제 포획 논란과 별개로 규제를 동반한 감속은 현행법의 문턱부터 넘어야 한다. 와이어드에 따르면 오픈AI는 최근 수주간 의회 의원들에게 업계 차원의 감속 조율이 합법인지 지침을 요청했다. 경쟁사 간 개발 속도 합의는 일종의 생산량 제한에 해당해 반독점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 법조계 일각의 해석이다. 7월 초당파 의원들이 안전·보안 협력에 반독점 예외를 두는 법안을 발의했으나 하원 법사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아모데이 CEO의 반독점 면제 요청은 현행법 아래 조율이 자동으로 합법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한 것이기도 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사진=블룸버그통신] 법적 문턱을 넘더라도 실행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포브스는 에세이가 제3자 평가자 도입 시한을 명시하지 않은 점을 짚었다. 아모데이 CEO가 요청한 반독점 면제도 정부가 받아들일 의무가 없어 거부되면 2단계는 시작조차 어렵다. 반독점법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두 회사의 협력 회피를 가리기 위한 구실이라는 시각도 있다. 면제가 나올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알고 요청한 것이라면 감속은 처음부터 이행 의사 없이 내건 조건부 약속에 가깝다. 공동 제안서조차 만들지 않은 채 규제 요청부터 앞세운 순서가 의심의 근거로 언급된다. ◆백악관 입장과 개방형 반응 앤스로픽의 규제 요청은 지난달 백악관이 한 번 거절한 내용과 같다. 백악관이 지난달 확정한 자발적 AI 심사 틀은 대상을 폐쇄형 최상위 모델로 한정했다. 개방·폐쇄를 가리지 않는 시험을 요구했던 앤스로픽으로서는 폐쇄형 최상위 모델만 심사받고 개방형은 빠지는 결과가 됐다. 에세이에서 거론된 2단계가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모든 최상위 모델 개발사에 같은 기준을 강제하라는 내용이다. 폐쇄형에 그친 심사 대상을 개방형까지 넓혀 달라는 요구를 감속론의 이름으로 다시 낸 셈이다. 데이비드 색스 백악관 대통령 과학기술 자문 공동의장 [사진=블룸버그통신] 개방형 진영의 대응은 규제 확대 요구를 맞받아치는 형태로 나왔다. 오픈소스 개발자 제이크 골드는 공개서한에서 "진심이라면 가중치를 공개하라"고 했다. 개방형을 심사 대상에 넣자는 요구에 폐쇄형도 가중치를 공개해 외부 검증을 받으라고 맞선 것이다. 개방형 모델 공유 플랫폼 허깅페이스의 클렘 들랑그 CEO도 감속 자체에는 동의했지만 규제 대상 확대에 대한 찬반은 명시하지 않았다. 감속의 필요성은 인정하더라도 감속의 조건을 폐쇄형 진영이 정하는 구도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 개방형 진영의 입장으로 읽힌다. ◆IPO 시기와 겹친 감속론 감속론의 저의를 둘러싼 근본적 물음은 왜 지금이냐에 있다. 최상위 모델 개발사들은 이전 세대 훈련 비용을 회수하기 전에 다음 세대에 더 큰 자본을 투입하기를 거듭해 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오픈AI의 GPT-6 아스트라는 내부 다량 사용 직원 기준 하루 7000달러어치 토큰이 소모된다고 한다. 기술 투자자 마틴 바르사브스키는 엑스에서 "[3사가 다른 건 몰라도] 서로 벌이는 경주가 모두를 파산시킬 수 있다는 데는 동의할 것"이라고 썼다. 감속 합의의 실제 동기가 안전이 아니라 비용에 있다는 지적이다. 감속 선언과 상장 절차 연기가 비슷한 시점에 나온 점은 의심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앤스로픽은 지난주 예정됐던 증권신고서(S-1) 공개를 이달 늦은 시점으로 미뤘고 올트먼 CEO는 12일 연내 상장 배제 의사를 밝혔다. AI 연구자 엘리 데이비드는 엑스에서 "S-1이 손실 규모를 드러낼 것이므로 훈련 비용을 줄여 수익성 경로를 보여야 한다"고 했다. 상장을 앞둔 회사로서는 손실을 줄일 방법을 투자자에게 보여야 하는데 훈련 비용 절감이 가장 확실한 수단이고 안전을 이유로 감속하면 비용 절감이라는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도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6-09-1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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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北 핵심인사 일가족 중국서 탈북했다고?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고위층 일가족이 중국 체류 중 우리 관계기관에 탈북·망명을 요청해 국내에 무사히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사정에 밝은 대북정보 관계자는 15일 뉴스핌에 "중국에서 대표부 대표급으로 일해온 노동당 핵심 인사가 지난 7월 망명을 요청해 정부가 이를 수용했다"면서 "현재 국가정보원의 보호 아래 합동신문과 국내 정착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중국에 체류해온 북한 노동당 고위급 인사의 일가족이 지난 7월 탈북 망명해 한국에 입국한 것으로 15일 파악됐다. 사진은 북한 고위층 일가족의 한국행을 AI를 이용해 표현한 가상 이미지. [사진=AI생성] 2026.09.15 ◆북한 고위급 인사 망명 확인은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  노동당 대외 관련 핵심 부서의 간부급으로 중국으로 파견돼 일해온 이 인사는 부인은 물론 자녀를 동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체류 고위급 북한 인사의 탈북·망명과 수용 조치가 확인된 건 이번이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이다. 탈북·망명 동기와 관련해 이 인사는 한국과 서방국가의 자유로움과 발전상을 보며 북한 김정은 정권의 폭압적인 행태에 실망했고, 특히 어린 자녀의 미래를 위해 평양 귀환을 하지 않고 서울행을 택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정보 관계자는 "망명해 온 인사가 동북 3성 지역의 북한 공작 핵심 거점 도시에서 일해온 만큼 최근 북한의 대남 관련 동향이나 북중 관계 정보를 다수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특히 국무위원장 김정은의 대남적대 노선 노골화 이후 북한의 대남 전략이나 남북관계에 대한 입장을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해당 인사의 탈북과 국내 입국 과정에서의 구체적인 정황이나 중국 당국의 협조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서는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지난 6일 강원도 원산항에서 열린 구축함 강건호 취역식에 참석한 조용원(앞줄 왼쪽) 노동당 조직담당 비서를 비롯한 핵심 간부와 가족들이 축하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행사장 대형 화면에 국무위원장 김정은과 딸 주애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조선중앙TV 화면캡처] 2026.09.15 yjlee@newspim.com 해외 근무 북한 외교관이나 대표부 요원, 파견 근로자의 한국행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6년에는 태영호 영국 주재 공사가 가족과 함께 망명했고, 조성길 이탈리아 대리대사(2018년), 류현우 쿠웨이트 대리대사(2019년), 리일규 쿠바 주재 대사관 참사(2023년) 등이 대표적이다. 대북정보 관계자는 "당사자의 요청에 따라 구체적인 체류 국가나 신상을 밝히기 어려운 고위급 인사들이 훨씬 더 많다"고 말했다. yjlee@newspim.com 2026-09-1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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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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