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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 갈등 격화...'동아시아 안전판'이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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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정상회담 연내 개최 무산
동아시아 외교 중심, 한중일에서 아세안으로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2025년 마무리를 앞두고 동아시아 외교 지형이 심상치 않게 흔들리고 있다. 일본이 의장국으로 추진해 온 한중일 정상회의가 중국의 반발로 연내 개최가 무산되면서, 일본이 구상했던 '동아시아 안정 외교'의 큰 줄기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미중 경쟁의 장기화, 북러 군사 협력의 강화, 중국의 외교전 확대가 동시에 전개되며, 동아시아 지역 협력의 핵심 축이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99년 출범한 한중일 정상회의는 그동안 동아시아의 가장 중요한 다자 대화 채널로 평가돼 왔다. 한미일과 북중러의 대립이 구조화된 동아시아에서 한중일 3국 정상 간의 직접 대화는 군사적 긴장을 조절하는 '안전판'으로 기능해 왔다.

그러나 최근 격화되고 있는 중일 갈등이 이 틀을 흔들며 지역 외교의 재편을 예고하고 있다.

◆ 흔들리는 '동아시아 안전판'...일본의 전략에 균열

한중일 정상회의의 연내 개최가 불발된 출발점은 일본의 '대만 유사' 발언이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11월 국회에서 "대만해협 봉쇄와 미군 개입이 이뤄지면 일본의 존립위기 사태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곧바로 중국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중국 외교부는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이라며 일본을 공개적으로 비난했고, 한중일 정상회의 일정이 "합의되지 않았다"고 발표하며 사실상 회의 진행을 중단시켰다.

일본은 올해 말 도쿄에서의 정상회의를 통해 중국을 다시 다자 협의의 틀로 끌어들이고, 동아시아의 전략적 불안정을 완화하겠다는 계산을 갖고 있었다. 최근 북러 간 군사 협력 강화, 중국의 북러와의 연대 과시,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등으로 안보 리스크가 빠르게 커지는 상황에서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은 일본에게 외교적 돌파구였다.

그러나 대만 문제를 둘러싼 중일 갈등이 예기치 않은 변수로 등장하며 일본의 외교 구상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중국은 일본의 발언을 '레드라인 침범'으로 규정하며 외교 전면 재조정을 시사했고, 정상회담 거부로 일본 외교의 주도권을 흔드는 모습이다.

여기에 중국의 외곽 외교 확대도 일본의 고민을 키우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를 시작으로 유럽 주요국과의 외교를 잇달아 강화했고, 러시아와의 고위급 협의도 지속하고 있다.

이는 한중일 틀을 우회하며 "일본을 배제한 새로운 외교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NHK]

◆ 동아시아 외교 중심, 한중일에서 아세안으로

중일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동남아시아에서는 외교적 경계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2026년 ASEAN(아세안) 의장국을 맡게 되는 필리핀은 최근 일본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 회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은 8월 인도 방문 중 "대만해협에서 전면전이 벌어지면 필리핀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해 중국의 거센 반발을 산 바 있다.

이를 계기로 필리핀 정부는 아세안 의장국으로서 중립을 기초로 한 균형 외교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이미 2026년 아세안 정상회의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초청하겠다고 밝히며 중국과의 고위급 소통 복원을 추진 중이다.

남중국해 분쟁을 둘러싼 갈등에도 불구하고 필리핀은 정상 간 대화를 중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일본과의 안보 협력 강화와는 별개로, 중일 간 갈등의 불똥이 아세안 전체로 번지는 것을 경계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아세안 회원국들은 전통적으로 미중, 혹은 중일 갈등 국면에서도 "관여하되 어느 편에도 서지 않는 중립 외교"를 유지해 왔다. 이번 중일 갈등에서도 이러한 기조가 재확인되며, 동아시아 다자외교의 무게 중심이 서서히 한중일에서 아세안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10월 31일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환영 만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한국 외교도 선택의 폭 좁아진다

한중일 정상회의의 흔들림은 단순한 외교 일정 차질이 아니다. 북중러의 결속 강화, 미중 전략 경쟁의 장기화, 중일 관계 악화, 아세안의 중립 강화가 동시에 맞물리며 동아시아 외교의 구조적 변화를 알리는 신호다.

이 구도 속에서 한국의 선택도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안보 측면에서는 한미일 공조 강화가 불가피하지만, 경제·공급망·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중국과의 대화가 필수적이며, 지역 다자외교에서는 아세안의 협력이 한층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동아시아 외교는 지금 분명한 변곡점에 서 있다. '한중일 협력'이라는 오래된 틀이 흔들리는 사이, 각국은 새로운 외교 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한국 역시 변화한 지형에 맞는 다층적·입체적 외교 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goldendo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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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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