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국내 주요 대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5년간 14.7% 감소했지만, 정부가 목표로 한 2030년까지 40% 감축 달성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감축 속도가 지속될 경우 2030년까지 20% 안팎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14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온실가스 배출량 6개년 추이 비교가 가능한 201개 사의 지난해 총배출량은 4억1951만톤으로 집계됐다. 2019년(4억9153만톤) 대비 14.7% 감소한 수치다.

[자료=리더스인덱스]

환경부 온실가스 배출 명세서와 각 기업의 공시보고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분석해 직접배출(Scope 1)과 간접배출(Scope 2)을 합산한 결과다.

같은 기간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은 7억5940만톤에서 6억9158만톤으로 줄었으며, 201개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4.7%에서 60.6%로 4.1%p(포인트) 낮아졌다.

시기별로는 2019~2021년 3년간 2727만톤이 줄어 5.6% 감소했고, 2022~2024년 3년간에도 2349만톤(5.3%) 감축됐다.

리더스인덱스는 "국가 전체 배출량의 60% 이상이 대기업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산업구조 개선을 통한 실질적 감축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9년과 비교해 2024년 배출량이 줄어든 기업은 106곳, 늘어난 기업은 95곳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으로 온실가스 배출 비중이 큰 '굴뚝산업'에서 감축이 두드러진 반면, 사업 확장 기업과 에너지 사용이 늘어난 신산업에서는 배출량이 증가했다.

온실가스 감소율이 가장 큰 기업은 SKC로 2019년 17만3964톤에서 지난해 1437톤으로 줄어 99.2% 감축률을 기록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온산공장을 2022년 매각한 영향이다.

이어 DL이앤씨 77.6%(24만톤→5만톤), 한화 64.0%(18만톤→6만톤), LG전자 62.4%(68만톤→26만톤), 아모레퍼시픽 61.3%(5만톤→2만톤), SK케미칼 54.8%(49만톤→22만톤), 현대위아 51.2%(20만톤→10만톤) 순으로 감소율이 높았다.

감소량으로는 발전 5사(남동·동서·남부·서부·중부발전)를 비롯해 포스코, LG디스플레이, 현대제철, OCI, 롯데케미칼 등이 크게 줄었다. 포스코는 8050만톤에서 7110만톤으로 940만톤(11.7%)을 감축했다. 이어 LG디스플레이 221만톤 감소(589만톤→367만톤, 37.6%), 현대제철 133만톤 감소(3015만톤→2882만톤, 4.4%), OCI 95만톤 감소(214만톤→119만톤, 44.4%), 롯데케미칼 90만톤 감소(680만톤→590만톤, 13.2%) 순이었다.

반면 온실가스 배출이 급증한 기업도 있다. 엘앤에프는 3만톤에서 14만톤으로 419% 급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방산 합병 영향으로 3만톤에서 11만톤으로 300% 이상 증가했다. 에코프로비엠 221%(2만톤→7만톤), 롯데지주 215%(296톤→930톤), 일진글로벌 196%(4만톤→12만톤), 제이셋스태츠칩팩코리아 190.0%(3만톤→10만톤), HD현대케미칼 188.3%(94만톤→272만톤) 등도 세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냈다.

업종별로는 공기업 부문의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공기업 전체 배출량은 2019년 2억1161만톤에서 2024년 1억5302만톤으로 27.7% 감소했다. 다만 한국토지주택공사(20만톤→25만톤, 24.9%), 한국수력원자력(311만톤→368만톤, 18.3%) 등은 오히려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었다.

증가율이 가장 높은 업종은 보험으로 2019년 4만톤에서 2024년 7만톤으로 82.2% 증가했다. 삼성생명은 1만8740톤에서 3만7609톤으로 2배 늘었다.

이밖에 제약 73.7%(23만톤→41만톤), 증권 55.6%(6800톤→1만톤), 서비스 43.5%(35만톤→50만톤), 조선·기계·설비 22.7%(223만톤→273만톤), 통신 15.0%(324만톤→373만톤), 운송 9.6%(379만톤→415만톤), 2차전지 3.5%(313만톤→324만톤), 에너지 2.2%(1375만톤→1405만톤), 식음료 1.6%(264만톤→268만톤) 등도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생활용품 14.6%(140만톤→120만톤), 철강 10.1%(1173만톤→1054만톤), 은행 8.8%(49만톤→45만톤), 지주 7.3%(824만톤→763만톤), 건설·건자재 7.1%(1755만톤→1631만톤), 자동차·부품 5.5%(461만톤→436만톤), 석유화학 1.6%(7036만톤→6921만톤), IT전기전자 0.8%(2882만톤→2858만톤)는 각각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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