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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앞에 선 금산분리…한국판 메가펀드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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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AI·반도체 전략산업 한정 규제 완화 검토"
삼성·SK, 오픈AI와 월 90만장 HBM 공급 LOI 체결
생산량 맞추려면 공장 두 배 증설 불가피
금산분리 풀리면 대기업 GP 역할로 글로벌 자금 유치
블랙록·블랙스톤 등 초대형 자본 참여 전망 속 기대감

[서울=뉴스핌] 서영욱 김정인 김아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전략산업에 한해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삼성과 SK가 오픈AI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대규모 공급 의향서를 체결하면서 공장 증설이 불가피해진 상황에서 대규모 자금 조달 방안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규제가 풀리면 대기업이 직접 펀드를 운용해 글로벌 자본을 끌어들이는 '한국판 산업형 메가펀드' 모델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 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오픈AI 샘 올트먼 대표의 접견 [사진=대통령실]

◆메가톤급 투자 앞두고 대기업 자금 조달 벽
2일 재계에 따르면 금산분리(金産分離)는 말 그대로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을 분리한다는 뜻이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제조 기업이 은행이나 증권사를 마음대로 소유하지 못하게 한 제도다. 기업이 금융사를 지배하면 계열사에만 돈을 몰아주는 '사금고화'가 발생할 수 있고, 특정 대기업이 위기를 맞을 경우 금융 시스템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이런 이유로 한국은 1982년부터 금산분리 규제를 유지해왔다.

문제는 글로벌 산업 구조가 크게 바뀌었다는 점이다. AI 확산으로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투자는 수십조 원 단위를 넘어선다. 오픈AI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제안한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물량은 월 90만장 규모다. 현재 생산량과 맞먹는 수준으로, 이를 맞추려면 공장을 두 배 가까이 늘려야 한다. 두 회사가 매년 수십조 원의 이익을 내고 있지만, 공장 증설에 필요한 자금은 그 이상의 '메가톤급'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이런 대규모 투자 자금을 마련하는 방법이 제한적이다. 지주사 체제를 가진 대기업은 직접 펀드 운용사(GP) 역할을 할 수 없다. 결국 은행에서 돈을 빌리거나 회사채를 발행하는 방식에 의존해야 하는데, 이 방식은 속도도 느리고 규모도 한정적이다. 글로벌 투자자금을 끌어들여 한꺼번에 수십조 원을 투입하는 구조를 만들기 어렵다는 게 기업들의 불만이다.

반면 주요 선진국은 상황이 다르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은 금산분리 규제가 아예 없고, 미국도 은행 소유만 막을 뿐 산업자본이 펀드를 운용하는 것은 허용한다. 즉, 해외 기업들은 자유롭게 글로벌 자본과 손잡고 대규모 투자에 나설 수 있지만, 한국 기업만 43년 전 제도에 묶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통령이 금산분리 완화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대통령실은 "AI 반도체 생산을 늘리려면 공장을 지어야 하고, 그러려면 천문학적 투자가 필요하다"며 "독점의 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전제로 규제 완화 검토를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금산분리가 풀리면 삼성·SK 같은 대기업이 직접 펀드를 만들어 블랙록, 블랙스톤 등 글로벌 자본을 유치할 수 있다. 이렇게 모은 돈으로 공장을 지으면 기업은 자체 자금을 절약해 연구개발(R&D)에 더 투자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논의가 단순히 반도체에 그치지 않고 조선, 이차전지 등 다른 전략산업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대기업이 조성한 메가펀드가 전략산업에 집중 투자되는 '한국판 산업형 펀드 모델'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대통령실은 "사회적 합의와 당정 협의가 필요하다"며 신중론도 덧붙였다. 규제 완화가 대기업 특혜로 비칠 경우 정치적 반발과 금융시장 불안을 초래할 수 있어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샘 올트먼 OpenAI 대표와 '글로벌 AI 핵심 인프라 구축을 위한 상호 협력 LOI(의향서) 체결식'에서 악수하는 모습. 삼성은 OpenAI의 전략적 파트너사로서 반도체,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해양 기술 등 각사의 핵심 역량을 결집시켜 전방위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사진=삼성전자]

◆금산분리 완화, 대기업 메가펀드 기회인가 재벌 특혜인가
금산분리 완화가 실제 투자 환경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한 전문가 시각은 엇갈린다. 최재원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사실상 삼성에 대한 규제 완화 문제와 맞닿아 있다"며 "삼성의 손발을 일부 풀어주는 대신 미국이나 국내에서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리라는 정책적 신호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긍정적 효과에 대해 그는 "삼성이나 한화처럼 보험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 기업들은 규제가 풀릴 경우 새로운 투자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며 "AI, 방산 같은 전략산업에 투자가 확대되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동시에 "계열사 금융사를 활용한 불공정 투자나 지배구조 강화에 쓰일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고 짚었다.

특혜 논란을 피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도 제시했다. 최 교수는 "국내 투자가 위축된 상황에서 해외 투자만 늘어나면 반발이 불가피하다"며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국내 연구개발과 일자리 창출에 투자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벌 특혜가 아니라 국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택이라는 점을 입증해야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산 분리에 우려 섞인 시각도 존재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삼성이나 SK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 자금 조달에 문제가 없다. 오히려 어려운 건 중소·중견 기술기업들"이라며 "AI 개발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이런 기업들에 금융이 들어가야 생태계가 성장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산분리 완화가 재벌 특혜 논란으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해외에서도 산탄데르은행이나 비자, 마스터 같은 금융사가 스타트업에 적극 투자한다. 열 개 중 한두 개만 성공해도 페이스북, 애플처럼 큰 회사로 성장해 지분 가치가 남는다"며 "대기업에 투자해봤자 수익률은 채권 수준에 불과하다. 오히려 스타트업 투자에서 몇 개만 성공해도 나머지를 다 상쇄할 수 있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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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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