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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모의 외교포커스] '한국 외교의 최대 위기'에 출범하는 새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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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방, 샹그릴라 대화에서 '중국 견제 올인' 선포
동맹국에 "방위 역량 증대해 중국과 맞서라" 요구
중국을 적대하고 미국을 도우라는 노골적 압박
새 정부의 첫 과제가 '한국외교의 근본적 문제'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지난달 31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대화(아시아 안보회의)에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의 연설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어떤 것인지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는 "중국이 인·태 지역을 지배하려 하고 있다"면서 이를 막기 위해 미국은 모든 안보 역량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헤그세스 연설에서 핵심적 내용은 효율적 중국 견제를 위해 아시아 지역의 미군 전력을 재배치하겠다는 것과 동맹국들이 방위 역량을 강화해 미국을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연설은 중국에 대한 선전포고다. 하지만 중국뿐 아니라 아시아 동맹국에 대한 선전포고이기도 하다. 더 이상 미·중 사이에서 좌고우면하지 말라는 최후 통첩이다.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헤그세스는 아시아 동맹들에 국방비 대폭 증액을 요구했다.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5%까지 늘리겠다고 한 것을 지적하면서 "유럽보다 더 심각한 위협에 노출되어 있는 아시아 핵심 동맹국들이 국방비를 적게 지출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가 말한 숫자는 현재 한국이 지출하고 있는 국방비의 2배다.

헤그세스가 말한 '안보 전략 재설정'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직결된 사안이다. 때마침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한 '주한미군 4천500명 감축'에 대해 미 국방부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이는 헤그세스가 밝힌 전략 방향과 일치하는 것이어서 주한미군 일부를 괌이나 대만으로 재배치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인·태 지역 방위력 강화를 위해 '지역통합 방공 및 미사일 방어'를 추진하겠다고 말한 것은 한국이 한·중 관계의 마지노선인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참여'를 결단해야 한다는 의미다.

미·중 관계 속에서 어떤 전략적 입장을 가져야 할 것인가는 미국의 모든 동맹국에 딜레마였다. 이 문제는 특히 한국에게 민감하고 중요한 사안이다.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미·중 갈등의 최전선에 위치한 데다 미국에 안보를 의존하고 있다. 또한 중국은 한국의 가장 중요한 교역 상대국이며 남북관계와 한반도 문제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나라다.

미·중 협력 시대는 한국에게 경제적·외교적 전성기였다. 그러나 미·중이 경쟁관계로 돌아서자 지구상에서 가장 어려운 난제를 안은 나라가 됐다. 북핵 문제와 남북관계는 물론 한·일 갈등, 주한미군의 유지, 미국의 인·태 전략, 대만 문제,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 한국이 갖고 있는 모든 민감한 외교 사안에는 모두 '미·중의 전략적 충돌'이라는 공통의 요소가 있다.

그동안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은 미·중 사이에서 회색지대를 찾으려 애써왔다. 하지만 헤그세스는 이날 연설에서 동맹국들의 헤징 전략에 거친 경고를 날렸다. 그는 "많은 나라들이 중국과의 경제 협력, 미국과의 방위 협력을 동시에 하려는 유혹을 받고 있음을 안다"면서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은 그들의 악의적 영향력을 더욱 심화시킬 뿐이며 우리의 국방에 관한 결정을 복잡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끊고 미국 편에 서라는 '협박'이다.

미국은 미·중 경쟁에서 동맹국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처럼 노골적이고 거친 방식으로 동맹국을 몰아세운 적은 없었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전략은 동맹국들이 자발적으로 중국 견제에 동참하면 그에 따른 이익을 나눠준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트럼프는 동맹국을 압박해 줄을 세우는 방식이다. 헤그세스는 자신의 말한 것은 제안이나 권고가 아니라 '요구'라고 분명히 못 박았다.

이틀 뒤 출범하게 될 한국의 새 정부는 한국 외교안보의 '가장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문제'를 '가장 먼저' 상대해야 한다. 조기 대선으로 준비 없이 닻을 올리고 출항하게 되는 새 정부에게는 지나치게 가혹한 안보 환경이 아닐 수 없다.

지난 70여년 동안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한·미 동맹 시대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 경제의 가치를 공유하고 뜻을 같이하는 동반자가 아니라 무조건 미국의 이익을 위해 복무해야 하는 동맹 관계다. 관세로 동맹국 경제를 헤집어 놓고 국방비를 2배 이상 증액하라는 요구도 모자라 중국과의 관계를 끊으라는 맹주의 요구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한국이 칼로 무 자르듯이 하나를 택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미국의 요구를 거부할 수도 없다. 결국 미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속도를 조절하고 반대급부를 얻어내고 전략적 자율성을 위한 공간을 최대한 확보해 나가는 수밖에 없다. 고도의 '외교적 스킬'이 요구되는 작업이다. 실력만으로 돌파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국가의 존망이 걸려 있는 이 사안에 가장 필요한 것은 초당적인 협력과 국민적 지지다.

opent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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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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