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증권·금융 펀드

속보

더보기

[ETF 전쟁]⑤ 5위 신한운용 5년간 10배 성장, 한화∙키움 비상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신한자산운용 7위에서 5위로 껑충
브랜드 SOL로 바꾸고 '월배당' 상품으로 진격
순위 밀린 한화와 키움 인력 보강해 반격 준비
폭락하는 수수료…운용사 울고 투자자 웃어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지난 5년간의 ETF 전쟁에서 점유율이 가장 많이 늘어난 건 미래에셋자산운용이다. 하지만 ETF 순자산 성장률로만 따져보면 압도적인 1등은 신한자산운용이다. ETF 순자산이 5년간 무려 10배 증가했다.

5년 전인 2018년말에 신한자산운용의 순자산은 고작 2458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2023년말에는 2조6500억원으로 무려 981% 급증했다. 2018년말 시장 점유율은 0.6%에 불과했으나 5년간 1.6%포인트(p) 증가한 2.2%로 점유율도 껑충 뛰었다.

반면 신한자산운용과 치열한 중위권 순위 다툼 중인 한화자산운용의 점유율은 5년간 2.4%p 감소한 2.4%의 점유율을 기록하는 부진을 보였다. 또 키움투자자산운용도 같은 기간 점유율이 0.7%p 감소한 2.2%를 기록 중이다. 그래도 2023년말까지는 한화 5위, 키움 6위, 신한 7위라는 서열은 변함 없었다.

◆ 신한자산운용 7위에서 5위로 껑충, 한화는 7위로 추락

하지만 2024년 1분기 기준으로 순위가 확 변했다. 7위였던 신한자산운용이 5위로 두 계단 뛰어 올랐다. 2023년말 2조6500억원이었던 순자산이 3개월만인 2024년 3월말에는 3조4700억원으로 약 8200억원 증가한 덕분이다. 이에 따라 시장 점유율도 0.3%p 상승한 2.5%를 기록했다.

 

반면 5위였던 한화자산운용은 3개월만에 두 계단 하락한 7위로 떨어졌다. 한화자산운용이 놀고 있었던 건 아니다. 2024년 1분기에도 'ARIRANG 머니마켓액티브 ETF'를 신규로 출시하며 점유율 방어에 최선을 다했다. 같은 기간 순자산도 2376억원 증가한 3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점유율이 0.1% 하락하긴 했지만 못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성적이다. 한화자산운용이 못한 게 아니라 그만큼 중위권 순위 다툼이 치열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유일하게 1분기에 순자산이 1400억원 감소한 NH아문디자산운용의 부진은 두드러져 보인다.

◆ 브랜드 SOL로 바꾸고 '월배당' 상품으로 진격하는 신한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순위를 두 계단이나 상승시킨 신한의 비결은 뭘까? 신한자산운용의 원래 명칭은 신한금융과 BNP파리바의 합작법인인 '신한BNP파리바투신운용'이었다. 이 당시는 합작회사의 특성상 의사결정이 다소 느렸던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2021년에 신한금융이 BNB파리바의 지분 35%를 인수하면서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이 때부터 '신한자산운용'으로 이름이 변경됐다. 또 신한금융지주가 100%의 지분을 가진 단독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동시에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통해 시장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자산운용 출신의 김정현 ETF사업본부장을 비롯한 인재들을 이 때 영입했다. 이후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빨라졌다는 평가다.

2021년의 가장 큰 변화는 ETF 브랜드 변경이다. 후발주자였던 신한자산운용은 기존 ETF 브랜드인 'SMART'를 'SOL'로 변경하면서 상품 라인업을 대거 확대하기 시작했다. 신한자산운용 ETF의 특징은 한국 최초로 월배당 ETF 상품을 도입했다는 점이다.

신한자산운용은 지수 추종 ETF의 분배금을 분기로 지급하는 것이 당연시 되던 시기에 'SOL 미국S&P500 ETF'를 월배당 상품으로 출시했다. 연이어 'SOL 미국배당다우존스 ETF' 또한 월배당으로 선보였다. 이런 노력으로 후발주자임에도 '월배당' 하면 SOL을 떠올리게 하며 브랜드 이미지 상승에 성공했다.

신한자산운용의 SOL ETF 중 아직 1조원을 돌파한 상품은 없다. 하지만 2024년 3월말 기준 'SOL 미국배당다우존스 ETF'가 환율 언헷지형 4938억원, 헷지형 1547억원으로 합쳐서 6500억원의 순자산을 달성하며 1조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한국에서 월배당 ETF가 인기인 이유는 뭘까? 파이어족이나 은퇴를 준비하는 직장인들이 현금흐름에 주목하면서 월배당 상품에 대한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를 잘 간파해 선제적으로 상품을 출시한 덕에 신한자산운용은 ETF 중위권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2023년 2차전지와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등에 특화된 ETF 상품을 출시한 것도 순자산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또 'SOL 반도체후공정 ETF' 등 기업을 한 단계 더 세분화해 공정별로 투자하는 전략상품도 수익률이 양호하다.

채권형 ETF도 또한 순항 중이다. 작년에 야심 차게 출시한 'SOL 초단기채권 액티브 ETF'의 지난해 말 순자산은 878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3개월만에 순자산이 4배 이상 증가해 3월말 기준 3131억원을 기록했다.

◆ 한화와 키움도 총력전 준비 중

기존에 5위였다가 순식간에 7위로 밀려난 한화도 전열을 재정비 중이다. 신한, 키움, 한화 간 순자산 격차는 상당히 촘촘하다. 잠깐만 방심해도 언제든 다시 순위가 바뀔 수 있다. 5위권 싸움은 끝난 게 아니라 이제 시작이다.

한화자산운용은 작년에 'ARIRANG 국고채10년액티브 ETF'와 'ARIRANG 국고채 30년액티브 ETF'를 출시해 톡톡히 재미를 봤다. 각각 4000억원과 2800억원으로 성장했다. 2024년 1분기에 출시한 'ARIRANG 머니마켓액티브 ETF'도 단숨에 1000억원을 돌파했다. 주로 채권형 ETF의 성장세가 높은 편이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특이하게도 국내 운용사 중 유일하게 ETF 브랜드가 2개다. 'KOSEF'는 기존 브랜드이고 2022년부터 액티브 ETF에는 'HEROES'를 쓰고 있다. 2024년 2월말에 출시한 '히어로즈 머니마켓액티브'ETF'는 1개월만에 순자산 3800억원을 돌파했다. 최근 키움운용이 출시한 상품 중 가장 성장세가 가파르다.

치열한 중위권 경쟁구도로 볼 때 한화와 키움 모두 차별화된 상품을 더 적극적으로 개발할 필요성이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양사 모두 ETF 인력 보강이 한창 진행 중이다. 향후 두 운용사는 자사 ETF 브랜드의 인지도를 개선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사진 = 셔터스톡]

◆ 폭락하는 수수료…운용사 울고 투자자 웃어

한가지 안타까운 점은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배당다우존스 ETF'가 주식형임에도 불구하고 총 보수가 연간 0.01%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럴 경우 순자산이 5000억원이라도 연간 수수료는 고작 5000만원에 불과하다. 심각한 저 마진이다. 이 정도면 한 사람 인건비도 안 나온다. 왜 이렇게 수수료가 낮은 걸까?

치열한 수수료 전쟁 때문이다. 원래 신한자산운용보다 먼저 한국투자신탁운용이 2021년 10월에 'ACE 미국배당다우존스 ETF'를 출시했다. 하지만 이 상품은 분기배당이어서 크게 인기를 끌지 못했다. 이후 신한의 야심작인 월배당 'SOL 미국배당다우존스 ETF'가 2022년 11월에 출시되면서 본격적인 월배당 ETF 시대가 도래했다.

이미 오래 전부터 미국에서는 배당형 ETF 상품의 수요가 높은 상황이다. 미국배당 다우존스와 비슷한 유형인 배당형 'SCHD ETF'는 순자산 71조원(547억달러)으로 25위권에 포진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상태다.

한국에 상장된 각 운용사들의 '미국배당 다우존스 ETF'는 미국 상장 ETF와 달리 연금 계좌 편입이 가능한 게 장점이다. 따라서 소득공제 및 저율과세 혜택 때문에 더 인기를 끌고 있다.

이렇게 시장이 커지면서 미래에셋에서는 월배당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ETF', 삼성에서는 월배당 'KODEX 미국배당프리미엄액티브 ETF'를 경쟁적으로 출시했다. 한국투신운용은 기존의 'ACE 미국배당다우존스 ETF'를 분기배당에서 월배당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치열한 수수료 전쟁이 일어났다.

결국 각 운용사간에 수수료 인하 베팅이 연속적으로 진행되면서 미래에셋, 한국투신, 신한 등의 유사 상품 총 보수가 모두 0.01%로 내려가는 일이 발생했다.

채권형도 아니고 국내 주식형도 아닌 해외 주식형 ETF의 총보수가 고작 0.01%인 건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치열한 경쟁상황으로 수수료도 제대로 못 챙기는 운용사들은 곤혹스럽다. 반면 금융소비자들은 함박 웃음이다.

◆ 글로벌 대세는 ETF, 투자자들 관심 가져야

삼성과 미래에셋의 점유율이 거의 80%에 육박하는 현재 상황에서도 다른 운용사들이 ETF 시장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 ETF 시장을 포기하면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 ETF 시장의 성장세는 어마어마하다. 그래서 미국도 운용사간 ETF 전쟁이 한창이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ETF 시장에서 2%의 점유율만 차지해도 대단한 성과다. 

미국에서도 빅 3인 블랙록, 뱅가드, 스테이트 스트리트 외에 점유율 4위 인베스코 5.8%, 5위 찰스 슈왑 3.9%, 6위 퍼스트 트러스트 1.9%, 7위 JP모건 체이스 1.7%, 8위 디멘셔널 1.5%로 낮은 편이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점유율이 낮은 운용사라도 아직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시장이 커지면 규모의 경제 효과를 충분히 누릴 수 있다.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성장형 액티브 펀드의 장기 수익률이 인덱스 펀드보다 낮은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ETF의 파격적인 수수료 인하로 글로벌 금융환경이 재편되고 있다. 일반 투자자들은 수수료가 비싼 액티브 펀드보다 수수료가 저렴한 ETF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게 장기적으로 승리하는 길이다. ETF 전쟁은 계속돼야 한다.

 

longinus@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사진
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