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 신사업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로봇 인공지능(AI) 연구소를 미국에 설립하고, 국내에는 미래차 소프트웨어 역량 확보를 위한 글로벌 SW센터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 미래 사업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핵심 인재 양성 등 지속가능한 성장 기틀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기아 서울 양재동 사옥 [사진=현대차그룹]

◆ 美 보스턴에 로봇 AI 연구소 설립…"미래 신사업 성장 주도"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3개사는 12일 로봇 AI 연구소 설립을 위해 총 4억2400만 달러(한화 약 5510억여 원)를 출자한다고 밝혔다. 로보틱스를 비롯한 다양한 미래 신사업과 직·간접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AI 역량을 키우겠다는 취지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도 연구소에 소수 지분을 투자하기로 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2021년 6월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미국 로봇 전문 기업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창업자이자 전 회장인 마크 레이버트가 최고경영자(CEO) 겸 연구소장을 맡는다. 

연구소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케임브리지에 설립하며, 법인명은 '보스턴 다이내믹스 AI 인스티튜트(Boston Dynamics AI Institute)'가 유력하다.

2020년 444억 달러 수준인 세계 로봇 시장은 연평균 32% 성장해 오는 2025년 1772억 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로봇 AI 연구소는 로보틱스 역량을 지속 강화하는 한편, 로봇 기술의 범용성을 극대화하는 연구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차세대 로봇의 근간이 될 기반 기술 확보부터 추진한다. 운동지능, 인지지능 등의 로봇 기술력을 지속 발전시키는 동시에 외부 환경과의 상호작용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해 궁극적으로 로봇 제어의 한계에 도전한다.

로봇 기술의 범용성을 개선하는 AI 모델도 연구개발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로봇 AI 플랫폼을 판매하는 자체 수익화 모델도 구축할 방침이다.

연구소는 또 우수 연구 인력을 유치하고, 산·학·연 주체들과의 적극적인 협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측은 "로봇 AI 연구소는 로봇을 넘어 현대차그룹의 다양한 사업 영역에 인공지능 기술이 확대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거점이 될 것"이라며 "미래 신사업 성장을 위해 필수적인 AI 신기술 연구개발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 글로벌 SW 센터도 설립…"SDV 개발 체계 조기 전환"

그룹 소프트웨어(SW) 역량 개발을 주도할 글로벌 센터도 국내에 설립하기로 했다. 

SDV(Software Defined Vehicle·소프트웨어가 차량의 주행 성능을 비롯해 각종 기능, 품질을 규정한다는 뜻) 개발 체계를 조기 전환하고,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최적의 고객 맞춤형 솔루션 구현을 목표로 소프트웨어 역량을 단계적으로 고도화하겠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최근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은 기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 중이다. MECA(모빌리티·전동화·커넥티비티·자율주행) 실현을 위해 소프트웨어 역량 확보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업체 간 소프트웨어 서비스 출시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SW 센터 출범으로 시장 변화에 적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소프트웨어 센터 구축의 일환으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 스타트업인 '포티투닷(42dot)'도 인수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SW 센터는 기존 개발 체계에 의존하지 않는 유연하고 창의적인 조직 문화를 기반으로 과감한 혁신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며 "높은 수준의 소프트웨어 역량을 조속히 확보해 SDV 개발 체계의 조기 정착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choj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