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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악가 보첼리 무대에 우뚝 세워질 박은선의 조각 '무한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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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카나서 열리는 보첼리 콘서트에 11m 조각 세워
조각가 박은선, 세계조각의 성지에 작품 영구설치
피에트라산타 시 조각상 수상, 명예시민증도 받아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 이탈리아에서 활동 중인 조각가 박은선(57)이 세계적인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64)의 대규모 콘서트에 조각 작품으로 협업한다. 박은선은 오는 7월28일 이탈리아 토스카나주 라하티코에서 열리는 보첼리의 공연 무대에 높이 11m의 대리석 조각을 설치한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세계적인 성악가 안드레아 보첼리의 콘서트 무대에 세워질 박은선의 높이 11m, 무게 22톤의 대형 대리석 조각 '무한 기둥'. 보첼리는 공연타이틀을 '무한(인피니또)'으로 명명했다. 2022.06.29 art29@newspim.com

하늘을 향해 나선형으로 높이 비상하는 박은선 조각의 제목은 '무한 기둥(Colonna Infinit)'이다. 연회색과 검은색의 대리석 판들이 스트라이프 무늬처럼 켜켜이 쌓이며 공중을 향해 끝없이 솟아오르는 이 조각은 2시간 넘게 이어질 보첼리 공연 내내 무대를 장식하게 된다.

마침 보첼리는 공연 타이틀을 '무한(Infinito)'으로 명명했다. 박은선의 추상 조각이 품고 있는 정신성과 주제에 매료된 그는 클래식 공연과 미술이 하모니를 이루도록 타이틀을 조각에서 따왔다. 이로써 클래식 음악과 현대미술이 멋지게 어우러지는 예술이벤트가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여름 밤을 수놓을 예정이다.

안드레아 보첼리는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성악가이다. 루치아노 파바로티(1935~2007)가 '최고의 미성'이라며 찬사를 보낼 정도로 음악성을 타고난 그는 시각장애를 딛고 클래식 음악계 톱에 오른 불굴의 테너다. 보첼리는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 등 유럽은 물론, 미국 남미 아시아 등 전세계를 누비며 30여 년간 클래식 공연과 오페라, 크로스오버 콘서트를 가져왔다.

그는 최근까지 14장의 음반을 펴내 약 9천만장을 판매했고, 각종 상을 휩쓸었다. 특히 2018년 아들 마테오 보텔리와 함께 부른 '나에게 빠지세요'라는 노래로 미국 빌보드차트 1위에 오르며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박은선의 추상조각 '무한기둥'의 세부 디테일. 두가지 색상의 대리석을 켜켜이 쌓아올리며 나선형 타워처럼 만든 작품이다. 중간에 숨통처럼 일부러 균열을 준 것이 특징이다. [사진=박은선] 2022.06.29 art29@newspim.com

이탈리아 중서부 토스카나주 라하티코 출신으로 피사대학교 법대를 졸업하고 잠시 법률사무원으로 일했던 보첼리는 성악이 운명임을 깨닫고 음악에의 길을 택했다. 신생아 때부터 녹내장을 앓아온 그는 12살 때 축구를 하던 중 눈에 공을 맞아 뇌출혈로 시력을 잃었다. 이후 절망의 시간을 겪어내며 성악을 연마한 그는 "신은 잃어버린 눈 대신 내게 목소리를 주셨다"라는 유명한 신앙고백을 남기기도 했다. 보첼리는 자신이 태어난 라하티코 시의 '침묵의 광장'이란 야외무대에서 매년 공연을 갖고 있다. 올해는 아들 마테오 보텔리도 아버지와 함께 노래를 부를 계획이다.

보텔리는 토스카나 지역에서 29년째 작업 중인 한국의 조각가 박은선과 수년 전부터 인연을 이어왔다. 박은선의 추상조각을 손으로 만져가며 '마음의 눈'으로 작품을 감상하는 그는 "깊은 명상에 빠지게 하는 최고의 작품"이라는 감상평을 내놓기도 했다.

2021년 여름 박은선이 토스카나의 유명한 휴양도시 비아레조 시 초청으로 해변에서 야외조각전을 가질 때 보첼리는 자신이 소유한 비치클럽에도 조각을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이로써 박은선은 비아레조에서의 야외 전시회를 더욱 풍성하고도, 성황리에 개최할 수 있었다. 이를 계기로 보첼리가 자신의 공연에 조각을 세워줄 것을 요청해 음악과 미술의 콜라보레이션이 성사된 것이다.

[서울 뉴스핌] 지난 2016년 이탈리아 피렌체 시 초청으로 대규모 야외조각전을 가질 당시 현지 기자, 비평가들과 인터뷰 중인 조각가 박은선. [사진= 이영란 기자] 2022.06.29 art29@newspim.com

전남 목포 출신으로 경희대학교 미술대학과 이탈리아 카라라국립예술아카데미를 졸업한 박 작가는 1993년부터 세계 조각예술의 본고장인 피에트라산타에서 활동해왔다. 그는 동양의 깊고 오묘한 정신성에 서양의 조각어법을 결합한 간결하면서도 구축적인 추상작업으로 호평을 받아왔다.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 독일 벨기에 룩셈부르크 등 유럽의 여러 도시들과 미술관 초대로 개인전을 가졌고, 미국과 한국에서도 초대전을 갖는 등 전세계를 누비며 왕성하게 활동해왔다. 현재 이탈리아와 유럽 각 도시에 박은선의 공공조형물이 20여점 설치돼 있다.

특히 지난 2016년에는 이탈리아 피렌체 시 초청으로 도시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미켈란젤로 광장을 비롯해 베키오궁전과 피티광장, 공항 등에 모두 14점의 조각을 석달간 전시하는 대규모 야외 전시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당시 박은선을 초청해 조각전시를 열도록 한 다리오 나르델라 피렌체 시장은 "동서양의 예술미학이 결집된 박은선의 뛰어난 작업을 피렌치 시 곳곳에 설치하게 돼 기쁘다"며 찬사를 보낸바 있다.

뿐만 아니라 박은선은 로마의 유서깊은 고대유적지 포로 로마나에서도 대규모 야외조각전을 가졌다. 서양 고전건축의 근원지인 로마시대 사적지에서 침묵과 외침, 빛과 그림자, 동양과 서양, 어둠과 밝음, 절제와 포효가 어우러진 박은선의 조각이 세워지며 당시 평단 등에서 큰 반향이 일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이탈리아 중서부 피에트라산타시 고속도로 진입 로터리에 시 요청으로 영구설치된 박은선의 조각 '무한 기둥'. 피에트라산타 시가 수여하는 최고 권위의 조각상인 '프라텔리 로셀리'상을 수상한 기념으로 세워졌다. [사진제공=박은선] 2022.06.29 art29@newspim.com

그는 이탈리아 유학 후 고국에서 대학교수 제의를 받기도 했으나 "편안하고 안정된 길 보다, 전업작가로서 조각의 본고장에서 승부를 보고싶다"며 배수진을 치고 작업에 올인, 유럽을 대표하는 조각가로 발돋움했다. 현재 박은선은 이탈리아의 톱 갤러리인 콘티니갤러리 전속작가로, 이탈리아에서 활동하는 조각가로서는 가장 많은 작업량과 가장 활발한 전시활동을 펼치는 작가로 손꼽힌다.

박은선은 2018년에는 피에트라산타 시가 조각예술 부문에서 가장 훌륭한 업적을 거둔 작가에게 수여하는 권위있는 '프라텔리 로셀리'상을 받았다. 역대 최연소 수상이었다. 지난해에는 그간의 예술적 성취를 인정받아 외국인으로는 역대 세 번째, 동양인으로는 처음으로 피에트라산타의 명예시민이 됐다.

게다가 올해에는 도시의 첫 관문인 고속도로 진입 로터리에 시의 요청으로 대규모 작품 '무한기둥'을 영구설치하기도 했다. 제막식에는 피에트라산타의 시장을 비롯해 많은 예술가와 비평가, 언론인, 미술팬이 모여들어 성황을 이뤘다. 피에트라산타의 공공장소에 작품을 설치한 조각가는 페르난도 보테로(콜롬비아), 이고르 미토라이(폴란드) 등 손에 꼽을 정도여서 한국 현대조각계의 쾌거라 할 수 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이탈리아 토스카나주 피에트라산타로 들어서는 고속도로 진입로에 시 요청으로 영구설치된 박은선의 조각. 제막식에서 피에트라산타 시장과 포즈를 취한 작가 박은선. [사진=박은선] 2022.06.29 art29@newspim.com

박은선은 "1993년부터 세계의 조각가들이 선망하는 '조각의 본고장' 피에트라산타에서 작업하며 수많은 희로애락을 거쳤습니다. 초창기 하숙비가 떨어져 곧 쫓겨날 상황인데도 스튜디오 한 켠에서 작업을 하곤 했죠. 딱히 갈 곳도 없었으니까요. 어느 일요일 오전, 마침 스튜디오 투어에 나선 컬렉터 부부가 내 작품을 눈여겨봤다가 저녁까지도 작업 중인 나를 다시 발견하곤 즉석에서 작품을 구매했습니다. 절벽 끝에 서있었는데 극적으로 고비를 넘긴 거죠. 그 후에도 피 말리는 순간들이 많았지만 좌고우면하지 않고 진격했더니 오늘 이렇게, 이 도시에서 작업하는 모든 조각가들이 가장 염원하는 '피에트라산타 시에 작품 영구설치'라는 목표를 이루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거대한 대리석 산들이 늘어선 카라라가 배후에 있는 피에트라산타는 르네상스 작가 미켈란젤로를 필두로 마리노 마리니같은 이탈리아 거장은 물론, 헨리 무어(영국), 페르난도 보테로(콜롬비아), 데미안 허스트(영국), 제프 쿤스(미국), 마크 퀸(영국) 등 각국의 예술가들이 거쳐간 도시다. 돌 조각이라면 세계 최고의 대리석 집산지이자 뛰어난 공방들이 있는 피에트라산타가 세계 최일류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2021년 베네치아 콘티니갤러리 초대로 열린 개인전에서 박은선이 처음 선보인 청동조각. 오랜 시간 돌조각에 집중하던 작가는 최근 브론즈 작업도 시도하며 변화를 모색 중이다. [사진=콘티니갤러리] 2022.06.29 art29@newspim.com

이 세계적인 조각도시로 들어서는 고속도로 진입로에, 높이 11m의 대형 조각을 박은선이 설치하게 된 것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박은선 작업의 독창성과 예술성, 그리고 그가 이탈리아 토스카나에서 거둔 성과가 종합적으로 검증 평가된 것이자, 한국의 예술가로서 세계 조각의 성지에 작품을 보란듯 세우게 됐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지대하다. 한국 예술계, 한국 정부로부터 그 어떤 혜택과 배려도 받지 못한채 예술전쟁터나 다름없는 세계 조각의 최일선에서 홀로 숨막히는 혈전을 벌인 끝에 이룬 성취라는 점에서 숙연해지기도 한다. 

박은선은 2018년 5~6월 서울 성수동 서울숲의 더페이지갤러리에서 대규모 고국전시를 개최했으며, 지난해 가을과 올초 이탈리아 콘티니갤러리 초대로 베네치아의 콘티니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2015년 세계한인의 날에는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상했다. 한편 전남 신안군 자은도에 세계적인 건축가 마리오 보타(79)가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짓고 있는 '인피니또 뮤지엄'에도 그의 작품이 설치될 예정이다.

내년이면 피에트라산타에 발을 디딘지 30년인 그는 이번 작품 영구설치와 보텔리와의 협업 등이 큰 선물인 셈이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 이상으로, 앞으로 나갈 길을 더욱 기대하게 되는 박은선는 말한다. "작품을 얼마나 더 깊이, 더 치열하게 파고드느냐가 관건이겠죠. 더 새롭고, 더 묵직한 작품을 내놓는게 제 숙제입니다"라고.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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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출구조사 "유권자 65% '인플레 트럼프 탓'"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출구조사에서 유권자의 절대다수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고물가와 경제 난국의 책임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BC, CNN, CBS 등 미국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있는 윌리엄 C. 가우디 기술 아카데미의 중간선거 투표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의 44%는 "2년 전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보다 가계 재정 상태가 악화됐다"고 답한 반면, 좋아졌다는 응답은 18%에 그쳤다. 이번 출구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8%에 그쳐, 1기 임기 당시 치러진 2018년 중간선거 지지율(45%)보다 7%포인트(P) 하락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답했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4대 핵심 경합주(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권자들이 꼽은 가장 중요한 선거 이슈는 경제(39%)였으며, 민주주의 수호(32%)가 뒤를 이었다. 체감 물가 상승률과 관련해서는 ▲유가 및 경유 가격(87%) ▲식료품 가격(88%) ▲공공요금(86%) ▲의료비(85%) 등 삶의 질과 직결된 전 분야에서 80%가 넘는 유권자가 불안감과 생활고를 호소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층 비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로써 민주당의 라티노 우위 격차는 2024년 10%P에서 이번에 16%P로 크게 확대되며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흥미롭게도, 유권자들은 양당 모두에 대해 높은 불만을 드러냈다. 민주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4%(호감 46%), 공화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9%(호감 41%)로 양당 모두 과거 두 차례 중간선거 대비 비호감도가 크게 상승했다. '양당 모두 비호감'이라고 답한 유권자 비율도 2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이슈별 정당 신뢰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경제, 외교 정책, 의료, 공직 부패 등 다수 분야에서 공화당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공화당은 이민 문제에서만 유일하게 우위를 점했으며, 인공지능(AI) 정책과 세금 이슈에서는 양당이 팽팽히 맞섰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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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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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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