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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중의 세상엿보기] 민주당, 부동산 세제가 '기가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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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더불어민주당이 4·7 재보선 참패를 의식해 1가구 1주택자에 한해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을 줄이고,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의 당론을 확정했지만 논란이 무성하다. 민주당은 지난 18일 열린 의총에서 1가구 1주택자의 종부세 과세 기준을 공시가 9억원에서 '상위 2%'로 바꾸고, 1주택자의 양도세 비과세 기준도 실거래가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높이되 장기보유특별공제율을 양도차익에 비례해 줄이기로 했다.

4·7 재보선 참패 후 두달이 넘도록 논의한 끝에 마련한 궁여지책(窮餘之策)의 부동산 세금 감면 방안이지만, 정작 국민들의 반응은 차갑다. 당내 및 지지층들의 반발은 물론 선거를 의식한 해괴한 정책이라는 비판 여론도 거세다. 민주당 지도부는 내년 대통령 선거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의식해 마련한 이번 개편안을 오는 7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경우 법 통과 여부를 자신하기 어렵게 됐다. 내년 선거에서 기대한 득표 효과가 나타날 지도 의문이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민주당의 처지는 그야말로 진퇴양난(進退兩難)이다.

2021.06.21 julyn11@newspim.com

◆ 4.7 선거 참패로 마련한 궁여지책이지만 차갑기만 한 국민들 반응

민주당은 지난 4·7 재보궐선거 참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집값 급등과 그에 따른 과중한 세금부담이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잘못된 정책의 첫 번째로 나타나고 있다.

송영길 대표 체제가 우여곡절 끝에 세제 개편안을 마련했지만, 위법 논란과 감세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의 정체성'과 '이반한 민심' 사이에서 절충한 안이지만, 어느 쪽으로부터도 환영을 못받는 셈이다.

당장 종부세 납세대상자를 공시가 상위 2%로 정한 것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집값 변동에 따라 종부세 부과대상자는 6월이 돼야 확정된다는 점에서 세금의 예측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조세법률주의를 어겼다는 법리적 지적이다. 시세 15억원 상당의 1 주택자는 내지 않아도 되지만, 합쳐서 6억원인 2채 소유자는 종부세를 내야 되는 형평성에 대한 불만도 불거지고 있다. 주택을 공시가격 순서대로 정렬해 상위 2%를 선정하는 행정 비용이 매년 발생한다는 문제점도 있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집값이 떨어져도 상위 2%에 해당한다면 종부세를 내야 하는 해괴한 상황이 나타날 수도 있다. 여기에 종부세 부과 상위 2% 기준은 국민을 2대 98로 편 가르기해 계층 갈등을 조장한다는 정치적 비판도 거세다. 양도세 비과세 기준을 12억원으로 올렸지만, 장기보유 특별공제율을 낮출 경우 감세 효과가 상쇄됨으로써 제도 개편의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지적도 있다.

무엇보다 집권 여당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신이 심화됐다. 민주당은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1가구 1주택 종부세 감면'을 약속했지만, 총선에서 압승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약속을 지키지 않은 나쁜 선례가 있다. 이번 개편안에 대한 여당 지지층의 반발이 큰 만큼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면 되돌리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여당이 부동산정책 실패로 상처받은 국민들의 마음을 달래주고, 세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선의(善意)가 아니라 당장 눈 앞에 닥친 선거에 이기기 위한 방편으로 세금을 이용한다는 게 일반 국민들의 판단이고, 사실이 그렇다. 선거 만을 위해 졸속으로 부동산 정책을 추진하고 국민을 현혹한다면 국민들이 마음을 돌릴 것 같지 않다.

◆ 대선 시계는 빠르게 돌아가는데, 득표에는 도움이 될까?

김진표 민주당 부동산특위 위원장은 지난 18일 의원총회에서 "종부세 완화를 못해 서울·부산에서 100만 표를 잃으면 내년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재보선 당시 대패를 안겨준 부동산 민심을 붙잡지 못하면 50만 표 내외로 승패가 갈릴 대선에서도 필패가 예상된다"며 부동산 세제 개편의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이번 조치로 100만표 정도의 이탈을 막겠다는 계산이다. 반면 '부자 감세'를 반대하는 진성준 의원은 "종부세 면제 대상은 9만여명인데, 이들 세금을 깎아주면 정말 100만 표가 돌아오느냐"고 반문했다. 실제로 민주당의 이번 개편안이 확정된다고 하더라도 부동산 정책 실패에 따른 국민들의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지는 않을 것이다.

진성준 의원은 "이번 개편안이 부자들을 위한 감세안"이라며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를 훼손하고, 집값 폭등에 절망하고 있는 청년과 신혼부부, 무주택 서민들의 분노와 저항을 자초하는 일"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실제로 무주택자들로 구성된 집값정상화 시민행동은 21일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부동산 적폐의 몸통'으로 규정하고 지지 철회를 선언했다. 이들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집값을 폭등시켜 2300만 집없는 국민과 2030세대를 '벼락거지'로 만든 것도 모자라 '벼락부자'가 된 집부자에게 세금을 깎는 횡포를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집토끼마저 떠나려는 모양새다.

문제는 내년 대선이다. 이번 부동산 세제 개편안으로 민주당 지지를 철회한 이탈층의 귀환을 장담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 남아있는 지지층의 추가적 이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지지층 결집을 위해 기존 정책을 고수할 경우 대선 승리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철학과 정책을 유지하는 한 집토끼와 산토끼를 모두 잡을 묘책은 없다. 민주당 지도부의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방법은 있다.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집값을 잡을 수 있는 획기적인 부동산 정책 공약을 내놓는 수 밖에 없다. 물론 그때에도 원칙과 민심에 대한 찬반 양론은 갈릴 것이다. 집값이 내리지 않는 한 민주당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은 계속될 것이다.

julyn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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