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정치 국회·정당

속보

더보기

[스페셜 인터뷰] '태풍의 눈' 김웅의 당권 도전..."국민의힘 문제가 경륜 부족 때문인가"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대선 앞둔 외연 확장 측면서 '초선 당대표론' 대두
"정치 경륜은 한계 도달...이제 그런 리더십 필요 없어"
초선 계파 주장엔 "그런 모습 때문에 당 바꾸겠다 결심"

[서울=뉴스핌] 이지율 기자 = "초선의 경륜 부족? 우리당의 문제가 리더의 정치적 경륜 부족이었나. 오히려 대표 리스크가 더 컸다. 가장 경륜이 많은 사람이었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에겐 '구태다, 자강해야 한다'고 쫓아내고 초선 그룹엔 '경륜이 없어 안 된다'고 얘기한다. 그냥 대놓고 '내가 해야 된다'고 얘기하는 게 낫다."

초선의 반란이다. 차기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2위를 차지하며 파란을 일으킨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선수만을 앞세운 당내 중진들을 직격했다.

전국 단위 선거 4연패를 끊어낸 잔칫집에 "국민의힘이 잘해서 거둔 승리가 아니다", "특정 지역 정당 한계를 극복하자"며 4·7 재보궐선거 압승 경계령을 내리더니 이제는 직접 당을 뜯어고치겠다며 전면에 나섰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4.20 kilroy023@newspim.com

초선 개혁 그룹에서 목소리를 내며 보수 정당 쇄신을 강조해온 김 의원은 지난 14일 국민의힘 초선 의원총회에서 당권 도전 의지를 밝혔다. 공식 출마 선언은 당원 앞에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을 필두로 한 '초선 당대표론'은 차기 대선을 앞둔 외연 확장, 중도층 공략 측면에서 힘을 받고 있다. 4·7 보선을 거치며 2030 표심이 야권에 돌아선 상황에서 보수 정당에도 '젊은 리더십'이 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은 지난 20일 국회 의원실에서 가진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초선 당대표의 경륜 부족'을 말하는 이들에게 "당 소속 전직 대통령들이 구속 되고, 탄핵 되고, 당이 깨졌다가 다시 합당하고 4연패를 하는 참혹한 결과를 받을 때까지 그 정치 경륜이라는 것은 우리당에서 도대체 어떻게 작용했냐"고 되물었다.

그는 그러면서 "그 정치 경륜이라는 건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 그런 리더십은 이제 필요 없다"고 단언했다.

유승민 전 의원의 대권 도전과 자신의 당대표 출마를 연관 짓는 시각에 대해선 "저에 대한 모욕"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초선 개혁 그룹에선 계파 얘기를 꺼내본 적도 없다. 초선들은 개혁한다고 긍정적인 아젠다를 계속 제시하고 있는데 여전히 저 쪽에서 하는 건 그런 프레임 씌우기, 계파 만들기, 지역 감정에 호소하기"라고 개탄했다.

그는 이어 "초선들이 '우리가 나서서 당을 바꿔야겠다, 우리가 주인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게 만든 원인이 그런 모습들에서 나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청년층을 대변하는 정치는 "사기에 가깝다"고 했다. 2030 표심을 얻기 위해선 청년이 직접 정치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청년이 정치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곧 청년 정치"라고 했다.

야권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영입하기 위해선 "당이 바뀐 모습을 보여줘 국민의힘에 들어올 명분을 줘야 한다"고 했다. 그러려면 탄핵과 계파에서 자유로운 본인 같은 초선이 대표가 돼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제 쇼는 안 통한다", "대중은 더 이상 속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해결해주는 정당으로 가야 한다. 그러려면 지금까지 해왔던 당의 운영 방식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을 비판한 '검사내전' 저자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김 의원. 국회 입성 1년 만에 '초선 개혁의 아이콘'이 된 김 의원을 뉴스핌이 만났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4.20 kilroy023@newspim.com

다음은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4.7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한 결정적 요인은 무엇이라 보는가.

▲ 이기든 지든 나중에 해석을 할 땐 백만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말했을 때는 △부동산 문제, 임대차3법 내로남불 △LH(한국토지주택공사) 투기 사건 △성폭력 피해자 기자회견 등이 크게 작용했다고 보는데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그 이전에 이미 추세가 바뀌었다.

국민의힘은 지난 1년 동안 국민이 싫어하는 것을 안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정권은 국민이 싫어하는 일만 했다. 결국 그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우리 당에 대한 비호감을 넘어버린 거다. 국민의힘의 경우 우리 당을 보통 싫어했던 이유인 '막말'이 사라졌다. 강성 지지층이 사라졌다. 당을 대표했던 과거의 인물들이 선거 전면에서 완전히 빠져나갔다. 그 공간을 초선 의원들과 2030들이 메웠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1년 동안 꾸준히 보여준 합리적인 중도로 옮겨가는 모습들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 어느 정도 작용했다.

반면 여당은 국민이 180석을 몰아줬더니 그걸 가지고 부동산 임대차3법을 강행하고 반민주악법인 공수처법을 개악했다. 이런 과정에서 경제는 경제대로 무너지고 부동산은 부동산대로 힘들어졌다. 실업률은 높아지고 외교 문제는 최악의 상황이 됐다. 결국 백신 확보에도 실패했다. 국민들이 살기 힘들게 만들었다. 차라리 어렵게만 했으면 괜찮았다. 그 와중에 국민에게 '이 방향이 맞다'고 자꾸 강요했다. 이에 반대하면 적폐라고 몰아세웠다. 문제는 부동산 투기 사건, 권력형 성비위 사건이 다 민주당에서 나온 거다. 국민을 상대로 그런 성폭력을 두둔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국민이 싫어하는 것들만 몰아서 한 거다.

공정성 문제도 계속 나오는데 단 한번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 했다. 조국 전 법무장관 문제도 끝까지 엄호했고 추미애 전 법무장관 아들 문제가 나왔을 때도 오히려 문제를 제기한 사람들을 공격했다. 여기에 경제는 너무 어려워졌는데도 우리나라가 제일 잘 나가고 있다고 국민을 가르치려 들고 속이려 드니 거기에 대한 분노가 터져나온 거다. 결론적으로 국민이 싫어하는 것을 안 한 국민의힘과 국민이 싫어하는 일만 했던 민주당이 있어서 1년 만에 이런 어마어마한 변화가 일어난 거다.

-총선 대패 후 1년 사이 국민의힘이 많이 발전했다고 보는 건가.

▲ 국민의힘이 발전을 한 건 아니다. 그렇지만 퇴보는 안 했다. 잘 했다는 게 아니라 잘못한 것을 줄인 거다.막말을 안 한 게 잘한 건 아니지 않나. 우리가 잘한 게 아니라 국민이 싫어하는 걸 안 했다. 
    
-국민의힘 의원 102명 중 56명이 초선이다. 과반을 넘는 초선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데 대해 일각에서 초선들이 계파를 만드는 것 아니냐고 주장한다.

▲ 계파는 보스를 중심으로, 이익을 중심으로 뭉치는 게 계파다. 정치에서 계파라는 것은 누구 한 명의 리더가 있고 이 사람이 자기 소속원들에게 공천권을 주든지 다른 이익을 주든지 돈을 주든지 해서 뭉치는 거다. 대의명분으로 뭉친 게 아니다.

초선이 계파다? 예를 들어 계파 수장을 박수영 의원이나 황보승희 의원이라고 하자. 박 의원이나 황보 의원이 모인 초선들에게 뭘 줄 수 있나. 공천권을 주나 돈을 주나. 어느 청탁을 들어달라고 할 수 있나. 아무것도 아니지 않나. 이익으로 뭉친 게 아니다. 당을 쇄신하고 바꿔야 한단 대의명분으로 뭉친 거다. '당의 의사 결정 구조를 바꿔야 한다' '공천 구조를 바꿔야 한다' 등의 명분으로 뭉친 거다. 그걸 계파라고 얘기하면 일종의 흑색선전, 프레임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게 계파 얘기를 하기 시작하면 옛날에 공천을 중심으로 모였던 우리 당의 거대한 계파에 있는 사람들이 초선들을 보고 계파라고 할 수 있나. 과거 동인·서인들이 실학을 하면서 백성들에 실제 도움을 줘야한다고 모인 사람들을 보고 '네 놈들 계파야, 당파야'라고 욕 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

-초선 계파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유승민 전 의원을 대선 후보로 만들기 위해 유승민계가 김웅 의원을 당대표로, 유의동 의원을 원내대표로 앞세운다고 주장한다.

▲ 그건 저에 대한 모욕이다. 저는 유승민 전 대표와 친하고 그가 좋았기 때문에 (새로운보수당에) 왔다. 하지만 누가 시켜서 일하는 사람은 아니다. 그런 이익을 바랐으면 세력 있고 힘 있는 자들에게 갔겠지 누가 그쪽에 붙었겠나. 그런 식으로 얘기하면 다른 쪽에 나온 사람들에 '당신은 친이(친이명박) 쪽인데, 친이의 정치적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당대표에 출마한 것 아니냐'고 얘기하면 어떤 느낌을 갖겠나. 모욕감을 느낄 거다.

초선 개혁 그룹에선 그런 얘기를 아예 안 하지 않나. 그런 얘기는 꺼내본 적도 없다. 초선들은 개혁을 한다고 긍정적인 아젠다를 계속 제시하고 있는데 여전히 저 쪽에서 하는 건 그런 프레임 씌우기, 계파 만들기, 지역 감정에 호소하기다. 초선들이 '우리가 나서서 당을 바꿔야겠다, 우리가 주인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게 만든 일종의 원인이 이런 모습을 보면서 나온 거다.

-최근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에게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번 당대표의 경우 내년 대선에서 정권 교체를 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이 부여된다. 대선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있나.

▲ 대선을 앞두고 이 당이 얼마만큼 바뀌었는지 보여드려야 국민이 우리를 선택하실 거다. 이번 서울·부산시장 선거 결과가 대선까지 그대로 갈 거라 생각해선 안 된다. 결국 얼굴이 바뀌면 리더십은 바뀌게 돼 있다. 애플이라는 회사가 이렇게 바뀌게 된 데는 스티브잡스란 인물이 들어가 방향을 잡아줬기 때문이다. 인물이 바뀐다고 뭐가 바뀌느냐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 인물이 바뀌면 리더십이 바뀌고 조직이 바뀐다. 그에 따라 조직이 추구하는 방향이 바뀌는 거다.

그런 부분에서 대선을 생각한다면 '어떤 쇼를 하고 어떤 옷으로 갈아입을까'가 중요한 게 아니다. 지금까지 여의도는 정치 공학이 지배했다. 정치 공학은 사술이다. 국민 상대로 사술을 계속 써왔다. 이젠 사술을 쓸 때가 아니다. 공학 정치를 해야 한다. 공학이란 건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과학적 연구를 통해 원인을 발견해내고 과학적 추론을 통해 해결 방법을 만드는 거다. 그걸 갖고 인간의 삶을 좋게 만들어내는 거다. 그런 과학적인 방법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보통 보면 국민의 요구 사항이나, 어느 계층이 지금 우리나라에서 정말 힘든 지 등에 대한 제대로 된 분석이 안 돼 있다. 어느 쪽을 봐도 늘 실제 고통을 겪는 계층이 있다. 20대 같은 경우 지금 밥을 굶는 계층이 나오고 있지만 포착이 안 된다. 실업 통계에도 안 나오고 구직자 통계에도 안 잡히는데 밥 굶는 계층이 새로 나오는 거다. 이는 지금까지 늘 옛날에 해왔던 방식, 그 툴로만 분석을 해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회 구조가 엄청나게 바뀌었다. 농업 사회에서 산업화 사회, 정보화 사회를 거쳐 지금은 새로운 사회가 왔는데 시대 분석을 못 하는 거다. 당에서 이런 새 시대상을 반영한 분석을 하고 대안을 주고 따라오게끔 해야 한다.

쇼를 한다고 치자. 이제 대중은 안 속는다. 문재인 대통령 초창기에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성공했지만 그 뒤에는 뭘 해도 사람들이 안 믿어준다. 결국 쇼로 일관하면 뭘 해도 의심을 사고 오래 못 간다.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해결해주는 정당으로 가야 한다. 그러려면 지금까지 해왔던 당의 운영 방식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아침마다 몇 명이 모여 여는 최고위원회의는 뉴스에 나온 주제 몇 가지를 두고 얘기하고 만다. 예를 들어 밥 굶는 아이가 나오면 왜 그게 나오는지도 모르고 정부 여당이 실패를 스스로 자인하는 거라고 외치고 끝난다. 이게 아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이 계층은 어디 존재하는지, 왜 우린 이걸 놓쳤는지를 찾아내야 한다. 장단기적인 관점에서 제시해야 한다. 지도부가 모인 자리는 '우리 기획팀에서 이렇게 분석해왔다'고 얘기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 원내에서 필요한 것과 당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확실히 구분해 줘야 한다. 그런 분석이 아닌 모여서 논평이나 하는 소리는 안 통한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4.20 kilroy023@newspim.com

-'수도권 초선 당대표' 타이틀은 장단이 명확해 보인다. 장점으로 신선함과 외연 확장이 꼽히지만 오랜 전통을 지닌 보수 야당의 전국 조직 관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선을 1년 남겨둔 시점 무게감을 감당할 수 있겠냐는 지적도 있다.

▲ 70년 전통을 가진 이 정당을 정치적 경륜이 부족한 초선이 과연 감당할 수 있겠냐고 얘기하는데, 우리 당의 지난 최근 10년 간 역사를 봤을 때 과연 우리 당의 문제가 리더의 정치적 경륜 부족이었는가. 오히려 대표 리스크가 더 컸다. 당 대표들이 당의 힘과 잠재력, 연륜을 더 깎아먹었고 파괴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정치 경륜을 얘기하는 분들에게 반대로 묻고 싶다. 그렇다면 지난 10년 간 우리 당이 이렇게까지 어려워지게 되는 동안 정치 경륜은 어디에서 발휘됐는가. 당 소속 전직 대통령들이 구속 되고, 탄핵 되고, 당이 깨졌다가 다시 합당하고 4연패를 하는 참혹한 결과를 받을 때까지 그 정치 경륜이라는 것은 우리당에서 도대체 어떻게 작용했는지 묻고 싶다. 그 정치 경륜이라는 건 이미 한계에 도달한 거다. 그런 리더십은 이제 필요 없다.

시대가 원하는 리더십은 그런 리더십이 아니다. 여의도에만 국한된 여의도식 해법, 여의도식 정치 공학은 이제 끝났다. 이제는 대중과 가장 잘 소통하는 수평적 리더십이 필요하다. 같이 가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독재적 리더십은 큰 돌을 옮길 때 그 돌 위에 올라타서 다른 사람 보고 채찍질을 하는 거다. 새로운 리더십은 그 사람들과 같이 끌고 가는 거다. 그렇게 큰 돌을 끌고 가는 데 있어 정치 경륜이 높은 분이 유리하겠나, 저같은 초선이 유리하겠나. 친구 같은 초선이 가장 유리하다고 본다.

또한 대선 후보들을 고려한다면 잠재적 경쟁자인 중진 의원들이 대표를 하게 되면 불가피한 오해를 할 수도 있다. 초선이나 정치 경력이 짧은 저 같은 경우엔 '저 사람이 사심이 있어 공정하게 움직이지 않는 것 아닐까'라는 오해를 누가 하겠나. 지금 사람들이 새 얼굴을 계속 얘기하는 이유는 기존에 있던 사람들에 대한 신뢰가 이미 사라진 거다. 새 얼굴의 경우엔 적어도 지금처럼 앞에서 좋은 소리 하고 뒤에 가서 불공정하게 이끌지는 않을 거라 생각한다. 그런 것들이 결집이 된 기대치가 여론조사를 통해 반영 돼 나오는 것 아닐까 싶다.

중진 의원들이 초선을 보고 경험이 없다고 하는데 그 경험이 우리당에서 어떻게 활용됐는지 다 알지 않나. 가장 경륜 많은 사람이 김 전 위원장이었는데 김 전 위원장에 대해선 '구태다, 자강해야 된다'고 쫓아내고 지금 초선 그룹에는 '너네는 경륜이 없어서 안 된다'고 얘기한다. 대체 왜 앞뒤 말이 서로 다른 건지. 그냥 대놓고 '내가 해야 된다'고 얘기하는 게 낫다.
 
-대선 승리를 위해선 청년층, 2030세대의 마음을 확실히 얻어야 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초선으로서 이들을 끌어들일 구체적인 계획이 있나.

▲ 모든 세력과 계층이 마찬가지겠지만 이제 무슨 쇼를 해도 안 된다. 청년들이랑 같이 가서 춤도 춰보고, 민주당은 보면 가발 쓰고 춤도 추고 이런 저런 걸 다 했지 않나. 청년들에 돈도 뿌렸다. 그거 이제 안 통한다. 청년을 대변하는 정치는 이제 안 된다. 그건 거짓말이다. 내가 청년이 아닌데 어떻게 청년을 대변하나. 청년이 정치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청년 정치다.

"내가 너네 대신 해줄게" 라고 하는 건 사기에 가깝다. 청년이 어떻게 꼰대 정당이라는 우리당에 들어와 정치를 할 수 있는가. 제도를 바꿔야 한다. 청년이 기초부터 시작해서 '기존에 있는 사람들과 경쟁하는 게 아닌 우리만의 루트가 따로 있다, 청년 대표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서면 들어올 거다. 그런 청년들이 실제 정치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청년 목소리를 내주는 청년 대표들이 당에 들어올 때야 청년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지 않겠나.

두번째는 청년에게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퍼포먼스는 나와서 춤 추는 게 아니고 약속을 지키는 거다. 지금 청년들은 공정성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 말로만 얘기하는 건 더이상 안 믿는다. 작은 부분이어도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면 믿음을 줄 수 있다. 선거 과정에서 그걸 보여줄 거다. 당 대표에 출마하게 되면 청년에게 약속을 지켰다는 게 뭔지 느낄 수 있게 할 거다. 나중에 직접 보면 '그 때 그 말이 이거였구나'를 느낄 수 있게 해주겠다.

-야권 대선 주자 1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시선이 쏠린다. 윤 전 총장을 끌어들일 방법은 무엇인가.

▲ 병법에 보면 쫓는 게 아니고 오게 하라는 말이 있다. 이 넓은 들판에서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데 어디로 가겠나. 올 수 있게 만드는 게 가장 정확한 방법이다.

윤 전 총장이 이 당에서 뜻을 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지 말라 해도 올 것 아닌가. 그렇지 않다면 아무리 구애해도 안 올 거다. 윤 전 총장이 우리 당에 올 수 있으려면 대의명분이 있어야 한다. 전직 대통령 두 명이 구속된 상황인데 이 당에 들어오기가 쉽겠나.

이 당이 바뀌었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려면 탄핵에서도 자유롭고 그 전에 계파에서도 자유로운 저 같은 초선이 대표가 돼야 한다. 의사 결정 구조고 뭐고 싹 다 뜯어고치겠다고 얘기해야 한다. 그 때 비로소 '저 당 바뀌었으니 같이 한번 해보자'고 할 수 있는 거다. 그 때 본인이 우리 당에 들어오는 것에 대해 국민 앞에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거다. 가서 '공천권 절반 드리겠다'고 하는 건 야합이다. 그렇게 해선 못 불러온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4.20 kilroy023@newspim.com

-더불어민주당은 5월 2일 새 당대표를 선출한다. 여당의 전당대회 과정을 어떻게 지켜보고 있나. 당대표로 선출되면 압도적 의석을 가진 민주당과 어떻게 원구성 협상을 해나갈 계획인가.

▲ 원구성은 원내대표 전권이다. 당대표가 된다고 해서 원내대표에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당에서 원구성에 대해 뭘 도와줘야 하냐고 물어야 한다. 개인적인 생각은 있다. 민주당에서 지금 얘기하는 것처럼 '상임위 의석 몇 개 줄테니 받아라' 하는 건 해결 방법이 아니다.

누가 되든 민주당 정책 기조나 지금까지 해왔던 폭압적 방식이 바뀔거라 생각하진 않는다. 앞으로도 계속 어려울 거라 생각한다. 작년 6월 부동산 임대차3법을 통과시켜 서울 중위권 아파트 전세값을 폭등시킨 것, 봉숭아학당처럼 돼 버린 공수처법 개혁 등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민생을 헤치는 법안들에 대해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 예전처럼 장외 투쟁은 안 한다고 하더라도 어떻게든 국민께 알려 확실히 항의해야 한다. 반드시 그런 악법은 막아야 한다.
    
-홍준표, 윤상현 의원 등의 복당에 대한 당내 의견이 갈리고 있다. 야권 대선 주자로 꼽히는 홍 의원의 복당에 대해 어떤 생각인가. 복당에 찬성한다면 구체적인 시기는 언제로 잡아야 하나.

▲ 시대가 바뀌었다. 1년 전과 지금 바뀌었고 1년 후는 또 바뀔 거다. 여의도는 지금 대한민국의 변화를 제대로 못 읽고 있다. 옛날 방식으로 하다 보니 해석이 안 되고 결과 예측도 안 되는 거다. 지금 밖에 나가 계신 분들이 당에 들어오냐 안 들어오냐의 부분은 누가 당대표가 돼도 그 사람, 누구 하나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시대의 흐름에 맞는 지가 가장 중요하다. 시대 흐름에 맞지 않으면 그 누가 얘기해도 들어오기 어렵다.

이 부분은 우리 당의 문제가 아니고 바깥에 계신 그 분들이 변화했느냐가 중요하다. 막말 한 마디로 모든 게 사라지는 게 지금 대한민국이다. 과거같이 막말 몇 마디 해버리고 나면 끝이다. 당원들의 노력에 대한 엄중함과 무게감을 느낄 수 있고 본인이 변할 수 있다면 언제든 들어올 수 있다.

그러나 본인들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저를 비롯해 누구든 그냥 다 버리고 갈 거다. 정치적으로 누가 얘기한들 이 어마어마한 시대 흐름을 거스를 순 없다. 핵심은 본인들이 변화하고, 바꾸고, 시대를 따라잡으란 거다. 훌륭하고 똑똑하고 능력있는 분들이니 시대 흐름에 맞춰 본인들이 변화하면 누구든지 들어올 수 있다. 그게 안 되면 누가 당권을 잡든 어렵다. 관건은 여기 있는 게 아니다. "바뀌셨냐, 바뀌실 거냐." 질문은 그 분들께 해야 한다.

-집권 여당이든 제1야당이든 개헌은 양당 대표가 고민해야 할 문제다. 개헌에 대한 소신은 무엇인가.

▲ 헌법질서가 1987년 만들어졌다. 이후 우리나라 정치는 사실상 모든 게 대통령에 의해 좌지우지 됐다. 대통령제 리스크가 너무 크다. 우리나라는 대통령 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은 고려시대 이후로 비춰봤을 때 1인에게 이 정도로 권력을 집중시켜본 적이 없다. 조선시대도 그랬다. 너무 많은 권한이 집중 돼 있다. 그 부분을 분명하게 바꿔야 한다. 1987년 체제다. 바꿔야 한다. 하지만 정치권은 항상 레임덕이 오고 비리가 터져 나오려고 할 때 방패막이로 개헌을 활용해왔다.

대통령으로 뽑히고 초창기 힘이 있을 때 개헌을 얘기하면 됐을 거다. 그런데 지금까지 개헌 논의는 그게 아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본인 지지율이 10% 밑으로 떨어졌을 때 개헌을 얘기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도 국정농단 사건이 터지기 직전 그를 막아보려 개헌을 얘기했다. 그러다보니 국민이 개헌에 대해 아주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된 거다. 새 대통령이 뽑히면 개헌 얘기부터 해야 한다. 언제까지 대통령 공화국에 살아야 하나.

-개헌 방향성은 어떻게 가져가야 하나.

▲ 가장 중요한 건 권력 분산이다. 우리가 미래로 쉽게 못 나아가는 이유는 옛날같이 강력한 한 명의 리더십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 성공하는 모델들을 보면 보통 전문가들에 대한 다양한 리더십이 있다. 분화된 리더십이 문제를 대부분 해결해나가고 있다. 새로운 시대에 맞춰 가고 있는 거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잡스를 보면 각 분야마다 전권을 많이 주지 않았나. 마지막 중요한 결정은 본인이 내리면서 책임도 본인이 진다. 지금 우리나라는 백신 문제부터 시작해서 대통령, 청와대 비서실에서 모든 걸 다 쥐고 있지 않나. 이런 리더십을 바꿔야 한다.

-내각제 혹은 이원집정부제 얘기도 나온다. 대통령제 하에선 국무총리 제도가 정합성에 안 맞는 것 아니냔 지적도 있다. 부통령제 등 완벽한 미국식 제도를 채택하자는 주장은 어떻게 생각하나.

▲ 구조적으로 보면 엄청나게 많은 구조들이 있다. 우리나라 역사적 경험도 있고 지금 체제도 헌법에 나와있는대로만 운영되면 여러가지를 해결할 수 있다. 항상 권력을 쥔 사람이 자기 권력을 더 확대시키는 쪽으로 해석해서 문제가 되는 거다. 해석의 여지가 없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다.

아예 내각제 혹은 이원집정부제, 부통령제로 가는 형태 등 여러가지가 가능하다. 마찬가지로 지방자치제의 경우도 한국 구조에 맞는건지 다시한번 고민해봐야 한다. 그런 것들에 대한 논의 방향은 권력의 분정이다. 권력의 전문성 쪽으로 만들어나가야 한다. 현 대통령 체제가 통일에 적합한 것인지도 고민해야 한다.  

jool2@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美 출구조사 "유권자 65% '인플레 트럼프 탓'"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출구조사에서 유권자의 절대다수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고물가와 경제 난국의 책임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BC, CNN, CBS 등 미국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있는 윌리엄 C. 가우디 기술 아카데미의 중간선거 투표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의 44%는 "2년 전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보다 가계 재정 상태가 악화됐다"고 답한 반면, 좋아졌다는 응답은 18%에 그쳤다. 이번 출구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8%에 그쳐, 1기 임기 당시 치러진 2018년 중간선거 지지율(45%)보다 7%포인트(P) 하락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답했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4대 핵심 경합주(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권자들이 꼽은 가장 중요한 선거 이슈는 경제(39%)였으며, 민주주의 수호(32%)가 뒤를 이었다. 체감 물가 상승률과 관련해서는 ▲유가 및 경유 가격(87%) ▲식료품 가격(88%) ▲공공요금(86%) ▲의료비(85%) 등 삶의 질과 직결된 전 분야에서 80%가 넘는 유권자가 불안감과 생활고를 호소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층 비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로써 민주당의 라티노 우위 격차는 2024년 10%P에서 이번에 16%P로 크게 확대되며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흥미롭게도, 유권자들은 양당 모두에 대해 높은 불만을 드러냈다. 민주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4%(호감 46%), 공화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9%(호감 41%)로 양당 모두 과거 두 차례 중간선거 대비 비호감도가 크게 상승했다. '양당 모두 비호감'이라고 답한 유권자 비율도 2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이슈별 정당 신뢰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경제, 외교 정책, 의료, 공직 부패 등 다수 분야에서 공화당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공화당은 이민 문제에서만 유일하게 우위를 점했으며, 인공지능(AI) 정책과 세금 이슈에서는 양당이 팽팽히 맞섰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08:04
사진
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