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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의 체험기] 피한다고 피했는데 하루 접촉자 세어보니 '534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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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 등 수도권 지방자치단체가 23일 0시부터 '5인 이상 집합금지'라는 초강수를 던졌다.

광주·전남에서도 정부가 발표한 연말연시 특별방역 대책에 따라 24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강화된 방역대책을 시행한다.

이번 집합금지 행정 명령 대상은 '사적 모임'으로 제한됐다. 동창회와 동호회, 야유회, 송년회, 직장 회식이나 워크숍 등이 포함된다. 계모임과 집들이, 돌잔치, 회갑·칠순연과 같은 개인적인 친목모임도 금지다.

대중교통도 정상 운행된다. 대중교통은 불특정 다수가 이용한다는 이유로 이번 행정명령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 끊이지 않는 집단감염..."나도 모르는 사이에 감염 됐을수도"

외출 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접촉하는지 궁금했다. 정확한 집계를 위해 인터넷에서 계수기를 구매했다. 집 밖을 나오자마자 7명을 접촉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0.12.23 kh10890@newspim.com

매일 800~1000명 안팎으로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광주·전남에서도 확산세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질 않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22일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지금 조금이라도 방심하고 머뭇거리면서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다른 나라에서 보는 것처럼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것은 시간문제로 훨씬 긴 시간을 더 큰 고통 속에 보내야 한다"며 "오후 9시 이후 활동과 5인 이상 모임을 멈춰줄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말했다.

저녁은 가급적 집에서 먹고, 평소처럼 유흥을 즐기지 말고 하루 일과를 마친 뒤에는 집으로 곧장 가라는 의미였을거다. 하지만 한가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었다. 시간이 문제가 아니라는거다.(물론 안하는 것보다는 낫다.)

최근 확진자 감염경로를 살펴보면 종교시설·병원(요양원 등)·식당·방문판매업체 등 시간에 제한을 둔 업종이 아닌 곳에서 확산하고 있다.

외출 시 하루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접촉하는지 직접 세어보기로 했다. 언제 어디서도 감염될 수 있을거란 경각심을 갖길 바라며.

◆ 집 밖을 나오는데만 벌써 접촉자 '7명'

서로 대화를 금지해달라는 문구에도 출근길 인사를 하거나 전화를 하는 이웃들이 많았다.[사진=전경훈 기자] 2020.12.23 kh10890@newspim.com

"안녕하세요. 일찍 출근하시네요" 22일 오전 8시. 집 밖을 나와 엘리베이터에서 이웃과 인사를 나눴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대화 금지라는 문구가 적혀있지만 '우리 이웃들은 괜찮겠지'라는 생각에 크게 신경들 쓰지 않는 눈치다. 가족을 포함해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는 순간까지 벌써 밀폐된 공간에서 7명을 접촉했다.

나 혼자만 조심한다고 해서 안전할 수는 없는거였다.

정확한 기록을 위해 계수기를 준비했다. 접촉자의 기준은 수학 공식처럼 딱 떨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방역당국의 조언에 따라 야외는 반경 1미터, 실내는 2미터 이내를 기준으로 접촉한 사람들을 '접촉자'로 분류해 집계했다.

◆ 부딪히고 숨막히는 대중교통에선 거리두기가 불가능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지하철을 탄 전 기자(흰색 패딩). 거리두기는 커녕 서로 낑기고 부딪히며 한 공간에 머무르는데 정말 안전한걸까.[사진=전경훈 기자] 2020.12.23 kh10890@newspim.com

오전 8시 30분쯤 도착한 지하철 역사는 치열한 출근 전쟁길 행렬로 붐비고 있었다. 방역당국은 가급적 필수인력을 제외한 나머지는 재택근무 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 않아서 잘 지켜지지 않는 듯 했다.

잠시 후 열차가 들어오자 혹시나 앉을 자리가 있을까 다들 뛰어다니기 바빴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아침 일찍 출근하기란 정말 힘들다. 그래서 내릴때까지만이라도 앉아서 가고 싶은 마음은 누구보다 잘 안다.

하지만 밖에서 방역수칙을 잘 지켜던 사람들도 지하철 내부에선 서로 낑기고 부딪히며 거리두기는 온데간데없었다. 누군가 거리두기를 지켜달라고 제지할 수 있는 상황도 아녔다. 그러는 사이 지하철 한 량에서만 50명 넘게 접촉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한지 1시간도 안지나서 약 250여 명을 접촉했다. 당연히 열체크도, 명부도 없다.[사진=전경훈 기자] 2020.12.23 kh10890@newspim.com

지하철을 내린 후 버스정류장을 걸어가는 중에는 턱스크를 한 채 걸어가며 담배를 피는 이들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버스에서는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추운 날씨 탓에 창문을 닫고 있어 환기가 잘 되지 않았다.

거리두기도 지켜지지도 지킬 수도 없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가장 걱정된 것은 열체크도 하지 않았고, 어떤 사람이 탔는지도 알 수가 없었다는거다. 감염경로를 살펴봐도 대중교통에서 감염된 사례는 본적이 없는데 정말 안전한건지 의문이 들었다.

◆ 마스크 잘 쓰고 외출해 약속장소에선 벗었다

사진에 보이는 8명 중 4명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모닝 커피'를 즐기고 있다. 혼자 카페를 찾은 이들은 방역수칙을 잘 지키지만 일행끼리 온 사람들은 꽤 오랜 시간 마스크를 벗고 대화를 나눴다.[사진=전경훈 기자] 2020.12.23 kh10890@newspim.com

지하철·버스의 종착역은 카페였다. 피곤에 찌든 직장인의 아침을 버티게 해주는 힘은 역시 커피(국가가 내게 허락한 유일한 마약)니까.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2시간 동안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시민들을 관찰해 보기로 했다.

테이크아웃 손님을 포함해 2시간 동안 카페에서 130여 명을 면밀히 관찰해보니 혼자 카페를 찾은 이들은 음료를 마시는 순간을 제외하곤 마스크를 한 차례도 벗지 않았다.

문제는 친구, 업무 상 관계로 카페를 찾은 사람들이었다. 깍듯한 인사를 나누는 것으로 짐작컨데 업무 상 관계로 보이는 직장인을 만났다. 이들은 커피 주문 후 자리에 앉아 마스크를 벗은 채 명함을 주고 받고, 악수를 했다. 초면에 얼굴을 가리고 인사를 하는 것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 것 같다.

그래도 어느 한쪽이 마스크를 쓰자고 권유하거나 직원이 마스크를 써달라고 하면 흔쾌히 썼다. 하지만 친구들끼리 찾은 일행들은 직원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쓰는척 하더니 이내 답답했는지 구석자리로 옮겨 앉아 직원의 시야 사각지대에서 마스크를 벗은채 "코로나 사라지면 해외여행 가자"는 아이러니한 대화를 나누는 모습들이었다.

◆ "덜어먹자고? 에이... 정 없어"

뜨끈한 국물과 매콤한 고기의 조화는 환상적이었다. 하지만 손님들의 대부분은 앞접시에 덜어먹지 않고 각자의 침을 섞어가며 찌개를 나눠먹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0.12.23 kh10890@newspim.com

"꼬르륵" 2시간여의 카페 관찰 후 허기를 달랠 참이었다. 카페 인근 식당은 직장인들로 발 디딜 틈이 없어 가급적 손님이 없는 곳으로 향했다. 거리두기 때문이 아니라 코로나19 이후 손님 발길이 끊겨 힘든 사장님들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홀로 앉아 계시던 사장님이 인사하며 반갑게 맞았다.

된장찌개+제육볶음 세트를 시켰다. 얼큰한 국물에 매콤한 고기의 조합은 이미 입안에 들어가기 전부터 군침을 돋게 했다. 찌개에는 온갖 채소와 두부 등이 아낌없이 들어갔고, 제육볶음의 고기는 기름이 자글자글한 것이 '나도 맛있어. 쌈장에 찍어 먹어봐'라며 아우성치는 것 같았다. 가격도 8000원이었다. 음식 맛과 가격은 완벽한 식당이었다. 코로나19만 아니었다면.

무슨 말인가 하면. 찌개는 덜어먹도록 국자를 나눠주지도, 명부 작성도 하지 않았다.

50대쯤으로 보이는 중년의 남성 일행들은 음식이 나오자 서로의 숟가락과 젓가락을 된장찌개 뚝배기에 들락거렸다. 수저가 교차하지 않은 음식은 각자의 공깃밥 뿐이었다. 정감 있는 풍경일 수 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위생적인 면에서 더 이상 '정(情)'이라는 말로 넘겨버릴 수 만은 없는 상황이 됐다.

계산 직후 명부는 안써도 되냐는 질문에 사장님은 명부를 꺼내왔지만 이날 명부를 쓴 건 기자가 처음이었다.

◆ 저녁이 있는 삶...지금이 제 격

재택근무 인력이 늘고, 저녁은 집에서 먹자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마트에는 찬거리를 사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사진=전경훈 기자] 2020.12.23 kh10890@newspim.com

점심 식사까지 마친 뒤에는 30여분의 산책 후 집으로 돌아왔다. 최대한 불필요한 접촉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오전 8시에 집을 나선 뒤 집에 귀가 한 시간인 2시까지 접촉자는 458명이었다. 약 350여 명은 실내에서 접촉했고, 나머지 100여 명은 길거리를 나란히 걷는 이들이었다.

퇴근 후에는 저녁 반찬거리를 사러 대형마트로 향했다. 평일이지만 저녁밥은 집에서 먹자는 가정들이 늘어나면서 식료품이나 생필품을 구매하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통로가 넓지 않은 정육·수산 등 신선식품 코너에 특히 사람들이 몰렸다. 또 계산대마다 줄을 서 기다리는 동안 거리두기는 커녕 지나갈 수 없을 정도로 장사진을 이뤘다.

가족들에게 오늘 저녁은 나에게 맡겨달라며 마트에서 구매한 '차돌박이'로 찜 요리를 했다.

이날 요리에 사용된 찜기, 식재료 등을 구매한 돈은 연말에 술값·밥값으로 쓰려고 모아둔 돈이었다. 요리는 장비빨·식재료빨 이라며 눈물을 머금고 거금을 투자해 구매했다.

가족들은 "코로나19는 싫어도 아들이 사준 밥은 좋다. 그러니 코로나가 사라져도 술 약속 잡지 말고 오늘처럼 돈 팍팍 써 아들~"이라며 행복한 웃음들을 지었다. 가족들만 좋으면 그걸로 된 거 겠지..

오전 8시~ 오후 2시, 오후 5시 30분~오후 6시 34분까지. 총 5시간의 외출 시간 동안 피해다닌다고 피해다녔어도 이날 하루 접촉한 인원은 534명이었다. 나 혼자 조심한다고 해서 코로나19에 자유로울 수 있는게 아녔다.[사진=전경훈 기자] 2020.12.23 kh10890@newspim.com

에필로그(epilogue). 이날 취재원과 약속도 잡지 않았고, 불필요한 외출은 하지 않으려 점심 식사 뒤엔 재택근무를 했다. 최대한 접촉을 줄이며 피한다고 피해다녔어도 계수기엔 생각보다 많은 숫자가 찍혀있었다. 534명이었다. 하루를 보낸 대중교통·카페·식당·마트 어디서도 코로나19 안전지대는 없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각국의 지도자들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에서 볼 수 있듯 이 글을 보는 독자도 어디에서나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할 수 있다. 누구든 코로나19의 위험 속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개개인이 방역의 주체가 되어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켜달라는거다. 지금은 그저 외부활동을 줄이는 것만이 유일하고도 확실한 '백신'이다.

kh108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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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출구조사 "유권자 65% '인플레 트럼프 탓'"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출구조사에서 유권자의 절대다수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고물가와 경제 난국의 책임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BC, CNN, CBS 등 미국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있는 윌리엄 C. 가우디 기술 아카데미의 중간선거 투표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의 44%는 "2년 전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보다 가계 재정 상태가 악화됐다"고 답한 반면, 좋아졌다는 응답은 18%에 그쳤다. 이번 출구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8%에 그쳐, 1기 임기 당시 치러진 2018년 중간선거 지지율(45%)보다 7%포인트(P) 하락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답했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4대 핵심 경합주(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권자들이 꼽은 가장 중요한 선거 이슈는 경제(39%)였으며, 민주주의 수호(32%)가 뒤를 이었다. 체감 물가 상승률과 관련해서는 ▲유가 및 경유 가격(87%) ▲식료품 가격(88%) ▲공공요금(86%) ▲의료비(85%) 등 삶의 질과 직결된 전 분야에서 80%가 넘는 유권자가 불안감과 생활고를 호소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층 비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로써 민주당의 라티노 우위 격차는 2024년 10%P에서 이번에 16%P로 크게 확대되며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흥미롭게도, 유권자들은 양당 모두에 대해 높은 불만을 드러냈다. 민주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4%(호감 46%), 공화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9%(호감 41%)로 양당 모두 과거 두 차례 중간선거 대비 비호감도가 크게 상승했다. '양당 모두 비호감'이라고 답한 유권자 비율도 2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이슈별 정당 신뢰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경제, 외교 정책, 의료, 공직 부패 등 다수 분야에서 공화당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공화당은 이민 문제에서만 유일하게 우위를 점했으며, 인공지능(AI) 정책과 세금 이슈에서는 양당이 팽팽히 맞섰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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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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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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