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본인을 이회창 총재로 생각하면 안돼…총선관리자로 돌아가라"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당 공천과 관련해 쓴소리를 했다. 한국당이 '쇄신 공천'을 하지 않으면 그 후폭풍으로 공천과정에서 분당 사태까지 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것.
홍 전 대표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경원 의원의 연임 불가 결정에 대한 당내 반발의 본질은 황 대표의 과도한 전횡에 대한 경고"라면서 "그것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그것이 폭발할 수 있다"며 "그 다음이 공천"이라고 꼬집었다.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페이스북 캡처 2019.12.06 jhlee@newspim.com |
홍 전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진박 공천을 할 때도 끝까지 자기 마음대로는 하지 못했다. 그러려다 당이 폭망했다"며 "탄핵 당한 야당의 공천 핵심 방향은 탄핵 책임이 있는 박근혜 정권의 장·차관, 청와대 수석, 새누리당 요직에 있던 사람들을 정리하는 쇄신 공천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니 그럴 가능성은 전무해 보인다"며 "그 다음에 올 후폭풍은 당이 더욱 더 쪼그라들고 공천 과정에서 분당 사태까지 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황 대표의 당직 인선을 겨냥한 지적이다.
그러면서 황 대표가 최근 한 언론인터뷰에서 '이회창 공천모델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밝힌데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홍 전 대표는 "어이없는 착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면서 "지금 자신을 둘러싼 정치환경을 제대로 분석해보고 그런 말을 하냐"라고 되물었다.
그는 "당시 이회창 총재는 확고하게 35%의 압도적인 지지율을 가지고 있으면서 차기 대통령이 된다는 당내 의심을 받은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며 "한나라당은 정권을 내주었지만 한국 보수정당의 유일한 중심축으로 굳건하게 자리잡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 내 중진들을 쳐내도 국민들이 이를 용인해주었고, 막강한 카리스마로 이를 돌파할 수 있었다"며 "그런데 한자리 숫자로 추락한 대선 지지율과 사분오열된 보수우파 진영, 심지어 당 내에서도 아직도 친박, 비박이 대립하고 자신은 친박계에 얹힌 수장에 불과한데 어떻게 2000년 이회창 모델 공천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홍 전 대표는 "정치적 위상이 전혀 다르다"며 "주변 정치현실을 잘 돌아보고 2004년 노무현 탄핵 때 한나라당의 지역구 공천 모델을 배우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그 때 지역구 공천은 당 대표였던 최병렬 의원도 쳐냈던 공천혁명이었다"며 "아울러 중진(의원) 36명도 설득으로 자진 불출마를 했고, 탄핵 역풍을 공천혁명으로 돌파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본인을 그 때의 이회창 총재로 착각하면 당 내 크나큰 분열과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며 "욕심을 버리고 총선 관리자로 돌아가라. 그래도 이 당은 30년 전통의 보수우파 적통정당으로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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